김대식┃유튜브에서 건진 보석, 공대생 바이올리니스트

카이스트를 다니는 ‘공대남’이라••• 야구 모자를 쓰고 두꺼운 전공서적을 끼고 다니거나 연구실에서 흰 가운을 입고 실험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하지만, 카이스트에 묵직한 서적 대신 유려한 바이올린을 들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 그런데 이 남자, 취미 수준이라 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손놀림이 현란하다. 제1기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Youtube Symphony Orchestra)’ 출신의 공대생 바이올리니스트 김대식. 그는 공대생에 대한 편견을 모조리 깨부쉈다.

인생의 구심점, 음악과 과학 사이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 덕에, 어린 김대식의 집엔 언제나 클래식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던 어느 날, 5세의 그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두 살 터울인 친누나가 부모님의 칭찬을 들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게 된 것. TV나 라디오에서만 어깨너머 듣던 음악이 누나의 손으로부터 빚어지자 그는 참을 수 없는 질투심에 불타올랐다. 결국, 한창 장난감을 갖고 놀 나이인 그는 자진해서 바이올린을 들었다.

그때부터였어요. 바이올린은 제 최고의 장난감이었죠.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뒤 그의 흥미를 유독 사로잡은 건 수학과 과학이었다. 10년이 넘게 레슨을 받고 바이올린을 연주했지만, 스스로 음악가로서 재능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진 못한 터였다. 취미였던 바이올린이 의무가 되어 버리자, 오히려 이과 계열 과목에 흥미의 노선을 틀어버린 것. 그러던 중 수학과 과학 영재를 양성하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말대로라면 ‘운 좋게’ 진학했다.

목표가 생기면 무섭게 파고드는 김대식. 한국과학영재 학교와 카이스트에 진학하는 순간부터 인생의 구심점을 음악에서 과학으로 옮겼던 그가, 다시 바이올린을 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연히 대학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게 되어서요. 2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음악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10대 때 의무감에 사로잡혀 연주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비로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죠.

그 바람이 거장의 땀방울에 머물다

김대식은 바람 같은 사람이다. 대학에 진학한 후 매년 방학마다 미지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지중해 지역에 이르기까지, 그의 여행 스펙트럼은 종잡을 수 없다. 그가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합격한 것 역시 바람처럼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이의 모집 공고가 뜬 것을 보고 우연히 지원했고, 1차로 전문가의 심사를 거칠 때까지만 해도 합격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2차 전형으로, 유튜브에 올린 UCC를 통해서 네티즌들이 투표하는 방식이 무척 참신했습니다. 전공자도 아닌 제가 합격한 건, 이런 독특한 투표방식과 운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유투브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유튜브를 통해 실력으로 손꼽힌 전 세계 음악 인재가 뉴욕 카네기홀에서 협연하는 프로젝트다.

그렇게 바람 같은 그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모인 80여 명의 음악 천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개성 강한 음악 천재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부에선 다채로운 일들이 펼쳐졌다.

스페인에서 온 한 바이올리니스트는 정식 클래식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음악적으로 타고난 끼가 넘쳐서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탱고를 연주하는 유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서 음악을 즐기는 자세를 배우게 됐어요.

그와 더불어 김대식은 16세 천재 첼리스트와 유명 오케스트라의 단원 등 유튜브를 통해 공인된 천재를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천재들 틈에서 그의 머리와 가슴은 아마추어로서의 자신의 실력을 되돌아보느라 보느라 바빴다.

물론 여러 인종이 섞인 곳인 만큼 그는 오케스트라 내부에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이 벌어진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연습실에서 동양인들에게 알게 모르게 냉랭한 시선이 오갔고, 공연 시 자리 배치에서도 불이익이 돌아갔다. 통상 오케스트라는 연주 실력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관례인데,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는 실력이 월등한 동양인들이 잘 보이지 않는 뒷좌석에 앉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뉴욕 카네기 홀에서 공연했을 때, 평소 가장 존경하던 바이올리니스트인 ‘길 샤함’과 협연하게 되었어요. 직접 그와 대화할 기회는 없었지만,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서나 무대에 올라온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보면서 음악의 아름다움과 거장의 위대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죠. 제 평생 기억에 남을 가장 값진 기억입니다.

감성과 지식의 접점, 김대식 표 젊음

그는 현재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KUCO)의 악장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이 단체는 1년여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벌써 4회째 연주회를 개최했다. 음악을 의무나 직업이 아닌 순수한 열정과 취미로서 다루는 사람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양한 음악 활동과 학업의 병행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그는 이내 미소를 비췄다.

많은 사람이 그런 질문을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데, 음악만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이제 음악은 제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학부를 마치면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라는 ‘공학도’ 김대식의 꿈을 물었다. 그는 음향 공학을 전공할 거라고 포부를 밝혔다. 악기를 연주하며 느꼈던 점을 공학적인 지식에 접목해 연구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취미가 꿈이 되고, 꿈이 현실이 된 그의 미소는 해맑았다.

제게 청춘은 바람처럼 떠도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꿈을 위해 한 지점을 파고드는 젊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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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유튜브 오케스트라에 한국인도 있었군요:) 미처 몰랐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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