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철 | ‘인생의 100가지 깨달음’ 직독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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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6시면 신나는 팝송과 함께 사람들의 아침 잠을 깨우는 남자가 있다. 벌써 9년째 ‘이근철의 굿모닝 팝스’를 진행해 오고 있는 터줏대감 이근철이다. 대학생들에게는 스타강사로 혹은 라디오 DJ로 잘 알려진 그지만,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사실 더 많다. 방송인, 영어교육전문가, 라디오 DJ, 저자, 문화연구소 소장 그리고 강연가까지. 지난 달에는 <인생의 100가지 깨달음>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평소에 주변인들의 멘토로서 하나 둘씩 건네주었던 자신만의 소중한 깨달음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영어라는 언어를 넘어서 문화를 연구하고, 20년 넘게 사람들과 소통해오고 있는 그가 ‘지금’에서야 말해주고 싶은 ‘깨달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평소 굿모닝 팝스의 애청자이자 그의 팬임을 자처하던 럽제니가 저자에게서 직접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_이배운(제20기 학생기자/가톨릭대학교 철학과)

‘인생의 100가지 깨달음’의 저자 이근철이 자신의 책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음악의 선율에서 발견한 영어라는 문화

이근철은 국내를 대표하는 영어교육전문가다. 그의 인생에서 영어를 빼놓고는 완벽히 그를 수식할 수 없듯이, 그와 영어와의 인연은 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6살 때 집에 진공관 전축이 있었어요. 전축을 살 때 같이 받았던 LP판이 미국음악이었었나 봐요. 우연한 기회였지만 어렸을 때 막연하게 들었던 음악이 영어라는 언어였던 거죠. 그렇게 팝송에 대한 열망이 생기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음악이라는 문화를 좋아하다가 점차 언어라는 영역으로 넓혀졌어요.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평소에 공부를 위해 영어, 일본어 테이프를 틀어 놓으시고는 했었거든요.”

팔을 들어 올리고 미소를 띄우며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는 이근철 씨.
인터뷰 내내 보여준 그의 모습은 너무나 생동감 있었다. 빈틈없이 에너지로 꽉 차 있는 느낌이랄까? 표정 하나, 작은 손짓 하나까지도.

“음악이라는 형태이기는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문화의 영역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문화의 근간에는 언어라는 게 존재하거든요. 문화 자체의 형태는 다양해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언어라는 것이죠. 학창시절 내내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속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갔던 서양권 문화의 언어인 영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영어영문학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요.”

어떤 영역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방송경력만 20년, 강의경력은 무려 25년차인 그는 영어관련 특강을 비롯해 열정, 창의성, 소통, 문화 등을 주제로 대학교 강단에서 재능기부강연을 통해 대학생들을 만나는 일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금은 주변인들뿐 아니라 수많은 20대 대학생들의 정신적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학창시절은 과연 어땠을까?

이근철씨가 집중한 모습으로 자신의 학창시절을 묘사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오감’으로 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의 설명과 묘사에는 그만의 힘이 들어있다.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계속해서 음악과 함께 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다닐 때는 비틀즈, 퀸, 비지스에 한참 빠져있었어요. 아, 헤비메탈이나 하드록 음악도 들었어요. 고3 때는 한창 스트레스가 많잖아요. 12시까지 공부를 마치고 나서 집에 오면 헤비메탈 음악을 1~2곡 들으면서 하루의 스트레스가 싹 풀고는 했어요.(웃음) 학창시절의 많은 날들을 음악을 들으면서 가사를 받아 적고, 따라 부르고 가슴 떨려 했었죠.
제 대학생 시절을 돌아보면 나름 특이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시위도 많았고, 시대적으로 학생들끼리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대의명분이 확실한 상황에서도 제 기준이나 주관에 맞지 않으면 하지 않았거나 의견을 많이 개진하는 편이었어요. 대신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이나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확실히 했던 거 같아요. 그때는 한참 재즈음악에 빠져 있었고요.”

영어공부의 출발점? 설레는 일을 통해 심리 바꾸기!

영어교육전문가인 그에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물어오는 첫 번째의 질문은 ‘영어’다. 10년도 넘게 영어를 공부해왔어도 도통 늘지 않는 영어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푸념 섞인 질문들일 터. 그에게도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분명 어려운 고비의 순간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정식적인 해외어학연수나 학원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의 목표를 담금질할 수 있었던 것은 ‘영어는 심리와의 소통’이라는 그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영어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그만의 간결하지만 확고한 메시지였다.

오른손을 자신의 오른편 가슴에 대고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는 이근철.
영어를 억지로 공부로 대하는 순간 우리의 두뇌는 영어를 부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하는 그는 영어공부는 자발적인 심리의 변화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바로 쓸 수 있는 영어부터 시작하라는 거죠. 사소한 단어든 거창한 문장이든 상관없이 무언가를 했다는 뿌듯함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는 거에요. 영어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져요. 영어는 ‘심리와의 소통’이거든요. 쉽게 비유를 들자면,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좋은 음식, 익히지 않은 생고기와 생 콩이 있다고 눈 앞에 있어요. 그게 몸이 좋다고 해서 그냥 먹을 수가 있나요? 아니죠, 몸에 좋게 잘 흡수될 수 있게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거죠.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영어가 나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바꿔주는 게 바로 ‘심리’라는 거예요. 영어를 하게끔 내 안에 불꽃을 만드는 게 심리인 거죠. 누가 시켜서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좋아서 하는 그 지점을 만들어 내면 쉬워져요. 영어를 알아가는 게 공부라고 생각되지 않고, 신나는 일이 된다는 거에요. 영어가 설레는 일이 되려면 심리가 바뀌어야 해요.”

이근철 저자가 직접 전하는 ‘인생의 100가지 깨달음’

그가 최근 출간한 <인생의 100가지 깨달음>이라는 책은 영어관련 도서가 아니다. ‘나를 찾는 생각나침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깨닫게 된 자신만의 깨달음을 주변인들에게 편안하게 들려주듯 이야기로 엮어진 책이다. 오래 전부터 집필을 계획했지만 예전에 썼다면 지금 책의 형태와는 또 달랐을 거라고 말하는 그는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오로지 책 쓰기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집필에 몰입이 되자 다른 일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그렇게 3개월 동안 인생의 중요 키워드 500개에서 100개를 추려낸 그는 비로소 ‘100가지 깨달음’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쓰게 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평소에 친한 동료들이나 동생들에게 상담을 많이 요청 받았는데, 상담을 자주 해 주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매번 같은 얘기들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책을 써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실제로 책을 내기 전에 베타테스트를 거쳤어요. 제가 의도한 바를 사람들이 실제로 얻어가는지를 보고 싶었거든요. 베타테스트를 통해 실제로 보니까 사람들에게 큰 문제건 작은 문제건 간에 작게나마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 됐구나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양 손을 모으면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이근철씨의 모습이다.

“제가 말하는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깨달음이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니에요.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어떠한 계기로 인해 탁 바뀌는 그 지점을 저는 깨달음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물질이 아닌 바로 깨달음이라는 거죠.”

평소에도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깨닫는 것이 생길 때마다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적어내려 간다는 이근철. 천천히 글자를 음미하면서 자신의 머리와 마음 속에 새기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가 그 동안 깨달았던 인생의 많은 깨달음들은 아주 간결하지만 분명한 것이었다. 인생의 행복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책에서 자신이 정의했던 수많은 물음들 중에서도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럽제니에게 직접 물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행복이란 건 감정이라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느끼는 좋은 기분과 에너지의 총합이 결국 행복이거든요. 그런 감정들이 합해진 게 인생 전체가 되는 거고요. 간단하지 않나요? 만족의 기분이건, 가슴 떨리는 기분이건, 설렘의 기분이건 감정이라는 것 말이에요. 그러면 행복을 어떻게 찾아야 하죠? 첫 번째가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 ‘나 들여다보기’가 필요하고요, 나만 들여다보면 세상일을 알 수 없겠죠. 두 번째는 ‘남 들여다보기’에요. 이 2가지의 비율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해요. 나를 잘 들여다보는 사람일수록 남을 들여다보는 일에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어요. ‘나 들여다보기’와 ‘남 들여다보기’의 비율을 적절히 할 때 행복하다는 거예요.”

이근철씨가 손가락 접으며 자신의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으로 한 가지씩 꼽아가며 ‘나 들여다보기’를 강조하고 있는 그의 모습. 자신은 그 비율을 80:20으로 유지한다고 한다. 항상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그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에너지와 활기를 잃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20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들에게 두루두루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썼다는 그는 이 책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했다.

“제가 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이유가 있어요. 질문을 함으로써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생각의 풍선들을 바늘로 찌르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풍선들이 터지면서 새로운 생각의 풍선이 부풀어질 수 있는 거예요. 책을 보면 인생에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문제에 대해서 정의하거나 비유나, 예시를 들거나 하지만 그 마지막에는 나름대로의 반전의 메시지를 담기도 했어요. 중요한 건 이 글들을 읽을 때 말 그대로 ‘아하’라고 깨닫는 순간들을 본인 스스로가 찾는다면 그게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행복이겠죠.”

질문을 듣고 있는 이근철씨의 모습(왼쪽), 직접 책을 선물하기 전 메시지를 적어주고 있는 모습(오른쪽)
럽제니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왼쪽), 직접 럽제니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하며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메시지를 적어주고 있는 그의 모습(오른쪽).

평소 영어교육전문가로서 잘 알려진 그가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영어라는 한 분야에 국한된 것만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예술인이자,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철학자였다. 그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던졌던 한 마디 한 마디는 그의 삶의 한 순간에서 깨닫게 된 것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깨달음이란, 20년이 넘게 강연을 통해 10만 명이라는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가운데서 깨닫게 된 이근철 자신만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는 언어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얻었던 소중한 가치와 지혜까지도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그는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20대들을 위한 마지막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20대들이 나름대로의 고민을 가지고 때로는 방황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살면서 배탈나지 않아 본 사람은 없거든요. 그렇다고 한 번 배탈이 났다고 해서 다시는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거고요. 여러분의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배탈이 날 수도 있다, 힘들 수 있다라고 쿨하게 인정하라는 거예요. 그게 자신의 인생을 가장 이롭게 해요. ‘나는 왜 이럴까’라고 생각하는 게 안 좋은 생각들을 스스로 학습하는 거거든요. 자신의 나쁜 감정을 반복 학습하지 말고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것을 믿으면 된다는 거예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데 결과를 두면 과정도 즐거워져요. 그러면 인생이 달리 보이는 거죠.”

이근철이 사인과 직접 쓴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카메라를 보고 있다. 종이 속에는 ‘To.러브젠. With my very best & warmest regards!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고 쓰여 있다.

나만의 깨달음 밝히고 책 선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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