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별 | 가슴 따뜻한 음악을 말하다

썸네일
싱어송라이터 박새별. 그녀의 노래는 친구에게 얘기하는 듯 담담하게 읊조리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뜨겁게 한 구절 한 구절 가슴을 저며온다. 20대를 지나오면서 그녀가 남겨온 곡들에는 그녀의 고민, 그리고 청춘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우리들은 지금 어느 길 위에 어떠한 모습으로 서 있는 걸까. 우리들은 왜 꿈을 꿔야 하는 걸까. 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혹시 잃고 있는 건 없는지. 그녀의 노래 <아직 스무 살>, <노래할게요>, <사라지는 것들>로 풀어보는 가슴 따뜻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에 대하여.

<아직 스무 살>, 누구나 외롭고 흔들릴 때가 있다

카페 테이블에 앉아 있는 박새별. 양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한쪽 손으로 다른 한쪽 손을 감싼 뒤 손등에 턱을 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비 오는 월요일 오전, 한남동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왠지 나만 정체돼 있는 것 같아
친구들은 점점 멀어지고
모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네
(중략)
왜 나는 스무 살 때와 변한 게 없는데
왜 모두 나에게 많은 기대를 거는지
왜 나는 스무 살 때와 변한 게 없는지
왜 모든 일들이 그저 힘겹기만 한지

– <아직 스무 살>, 박새별

“저의 20대를 생각해 보면 바쁨, 불안 그리고 열정이었던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꿈도 욕심도 많았다던 그녀는 학부 시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학교 수업에도 열심히 임했을 정도로 바쁘고 열정이 넘치는 20대를 보냈다고 한다.

“아무래도 어렸고, 잘 모르는 채로 막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불안하기도 하더라고요. 20대 중반까지는 불안함 속에서 열정을 태워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고 나니까 ‘아, 내가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순간이 왔어요. 그 변화의 계기가 저는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20대 초반에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서 말하는 꿈이라는 게 제겐 음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에 전 음악 전공자도 아니었고 전문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는데 그 책을 보면서 왜 내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건가 싶더라고요. 생각해 보니까 그 누구도 제게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음악이었어요.”

그녀는 해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혹은 주변에서 하라고 했기 때문에 했던 학업이나 아르바이트와는 다르게 음악만큼은 스스로 하고 싶다고 느꼈단다. 되짚어 보면 외국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대입 시험을 준비하며 불안하고 외롭던 시절, 그녀를 위로해 주었던 것도 음악이었다고 회상하는 그녀는 자신에게 음악은 치유와 힐링의 존재라고 했다.

카페 테이블에 앉아 있는 박새별. 양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한쪽 손으로 다른 한쪽 손을 감싼 뒤 손등에 턱을 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아직 스무 살>은 저의 가장 민낯 같은 노래예요.”

“사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어리고 유약한 부분들과 고민이 있잖아요.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잖아요. 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질 거야. 대학에 가면, 앨범이 나오면 세상이 바뀔 거야,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저는 그게 계속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아, 나는 계속 힘들고 아파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 생각이 들었을 때 <아직 스무 살>이라는 곡을 썼어요. 어떻게 보면 저의 가장 민낯 같은 노래죠.”

‘전화기 속 많은 번호들 그 누구도 내가 기댈 곳은 없어’, ‘얼마나 지나면 난 혼자 설 수 있을까’ <아직 스무 살>은 방황하고 외로워하는 청춘들의 연약한 부분을 담고 있다. 20대 초반을 지나온 청춘들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이야기를 그녀 역시 20대 중반에 느꼈고, 그녀는 여전히 이 외로움과 싸우는 중이라고 했다.

“외로움은 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 방법이 어떤 것이든, 자기만의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분명한 건, 점점 괜찮아진다는 거예요.”

<노래할게요>, 그러므로 우리는 꿈을 품고

두 사진 모두 테이블 위에 놓인 아메리카노. 그 뒤로 한쪽 손을 턱으로 괴고 있는 박새별씨. 검정 무늬 니트 원피스에 머리를 한쪽으로 넘겼다.
“꿈이 없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아직 작고 연약한 씨앗일 뿐이죠
지금 내 곁엔 아무도 없어요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나도 싹을 틔울 거예요
(중략).
Let me sing for the dream
나 알고 있어요
세상의 빛이 되는 노래
나 살아가는 이유
잊지 않을게요
언제까지나
노래할게요

– <노래할게요>, 박새별

가장 최근에 발표한 <노래할게요>는 앞서 언급했던 2집 수록곡 <아직 스무 살>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자신감 있고 강직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주로 소소한 일상이나 그녀가 느끼는 단상을 가사로 쓴다는 그녀는 <아직 스무 살>을 발표했던 20대 중반에 비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었던 것일까.

“오케스트라를 하는 아이들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를 촬영한 적이 있어요. 4개월 넘게 촬영을 했는데, 처음 악기를 만지는 아이들도 있었고 어떻게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실력이었거든요. 그리고 4개월 뒤에 만났는데 아이들이 정말 멋있고 근사한 음악을 만들어낸 거예요. 그걸 보면서 내가 무언가를 많이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2집에는 세상을 대하는 저의 냉소적인 면모나 우울함이 많이 담겨 있는데, 아이들을 보고 나니까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이 떠오르면서 제가 잊고 있던 감사한 것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음악이 정말 가치롭고 힘이 있다는 걸 왜 잊고 있었지?’ 하는 반성의 의미로 쓴 곡이에요. 곡의 화자를 아이들로 둔 곡이라 희망차게 표현하고 싶기도 했고 제 자신도 강하게 나아가자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아요.”

<노래할게요>의 가사처럼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20대 청춘들이 자신감이 결여된 채 방향성을 잡지 못 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제부턴가 꿈이 ‘취업’으로 변한 최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꿈이란 무엇일까. 우리들이 꿈을 꿔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얘기를 하자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걸로 돈을 벌고 그걸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게 꿈이 아닐까요. 사실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까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꿈이 없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파이 이야기>를 보면 마지막에 당신들이 믿고 싶은 이야기는 뭐냐고 묻는데 저는 그걸 종교나 삶에 대한 자세라고 생각했거든요. 꿈을 꾸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삶과, 세상을 탓하며 비관하고 포기하는 삶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더욱 행복하고 가치로워질 수 있잖아요. 저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어요. 남들은 아직도 제가 철이 안 들었다고 하는데 저는 사랑도 꿈꾸고 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고.(웃음) 근데 이게 전부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그녀가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나아가고자 했던 마음을 먹게 된 것처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고 나아갈 수 있을까.

“예전에 제가 조금 더 행복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한 포털 사이트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 스스로에게 가장 가식 없는 말을 해줬던 것 같아요. ‘새별아, 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야.’ 그러면서 느낀 게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온전하게 사랑해 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사라지는 것들>, 잃지 않기 위하여

위 사진에서는 박새별의 옆모습이 보이는데, 그녀가 기도손을 한 채 눈을 감고 웃고 있다. 아래 사진은 같은 옆모습이지만 그녀가 턱을 괸 채 테이블 위를 내려다 보고 있다. 살짝 웃고 있다.
환한 창가 아래, 아름다운 모습의 그녀.

문득 모든 게 사라져가는 것 같아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 많던 꿈들과 열정과 희망과
모든 것들이 점점 기억이 나지 않아
(중략).
사라지네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던 꿈들이
잊혀지네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가네

– <사라지는 것들>, 박새별

노래 <사라지는 것들>은 우리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 그러나 바쁜 삶에 치여 어느 순간부턴 돌아보지 못하게 된 것들에 대해 말한다. 우리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사실 가사에서 말하는 건 가족, 꿈, 친구, 열정, 희망… 그리고 내가 소모되어 간다는 느낌이거든요. 무엇을 잃는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다만 확실한 건 우리는 계속 잃어간다는 거예요. 친구들만 떠올려 봐도 그들은 여전히 제 곁에 있지만 어느 순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더 이상 예전에 밤새 수다를 떨던 그때 그 시절의 우리들, 친구들은 아닌 느낌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우리들은 자꾸 잃어가고 있는 거죠.”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잃는 만큼 또 얻고, 다시 또 무언가를 잃는 상실의 연속에 놓여있다. 그러니 잃어가는 법을 배우고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우리가 잃어도 되는 것과 잃어선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면, 그녀는 잃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거나, 채워질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잃어도 괜찮다고 했다.

“내가 날 잃지만 않으면 앞으로 무엇을 잃든, 나로 다시 채울 수 있는 거니까요. 잃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돼요.”

그녀가 속 시원하게 한 마디를 던졌다.

“Let it go!”

옆모습. 귀걸이가 보인다. 턱을 괸 채 테이블 위를 내려다 보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음료와 디저트들, 인터뷰지가 있다. 뒤에 창가에서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세요.”

“얼마 전에 꿈을 꾼 적이 있는데, 꿈 속에서 한 평론가가 제게 ‘세상에는 두 가지 노래가 있다. 신나거나 슬픈 노래다. 그런데 박새별 씨 노래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발끈해서 제 노래도 신나고 슬프다고 했더니 그분이 ‘행복한 거랑 신난 건 다르고 우울한 거랑 슬픈 건 다르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 잠에서 깨고 나서 느꼈던 것이, 내가 곡을 쓸 때 감정을 딱딱 나누지 않고, 누군가 내 노래를 들었을 때 다양한 감정에 겨워 행복감과 우울감, 그리고 그 너머의 감정들까지 헤아릴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외면하고 있던 것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소위 ‘힐링’이라고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20대, 외롭고 방황하는 연약한 청춘들이여. 오늘 밤 그녀의 노래와 함께 행복감과 우울감에 젖어 울고 웃으며 그대의 청춘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

“여러분,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세요. 5년 후, 10년 후의 나를 롤모델로 삼고 내가 가장 사랑할 수 있는, 나의 가장 근사한 모습을 떠올리면서 행복해지세요. 절대로 불행해지려고 하지 말아요.”

박새별의 친필 사인. To. LG럽젠. 우리 행복해지자! 라는 문구와 함께 그녀의 사인이 그려져 있다.

싱어송라이터 박새별. 그녀의 노래로 풀어보는 가슴 따뜻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잘 읽어보셨나요? 기사를 읽고 하단의 감상평을 작성해 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마이빈스 더치커피 2개 (배송)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