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 단單, 그대는 간단해질 각오가 되었는가

썸네일
20여 년간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던 이지훈 기자. 그는 <혼창통>, <더 인터뷰> 등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우수경영사례를 엮어낸 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던 그가 5년만에 신간을 냈다. 넘쳐나는 정보들에 맞서기 위해 ‘간단함’에 주목하고 이에 관한 공식을 세운 <단-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가 바로 그것. 세계 유수의 기업 CEO들을 접하면서 발견한 ‘단의 공식’이란 무엇일까. 지난 2월 23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_서수현(제20기 학생기자/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이지훈 기자 인터뷰 당시의 모습. 회색 재킷을 입은 그가 카메라를 보고 있다.
20여 년간 경제부 기자로 활동해온 이지훈 기자. 수많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발견한 ‘단의 공식’이란 무엇일까.

경제부 기자, 그것이 궁금하다!

먼저 경제부 기자는 경제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경제의 흐름 속에서 정확한 논지와 알기 쉬운 문체로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터. 20년 동안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경제공부방법에 대해 물었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죠. 특히나 경영∙경제 분야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고요. 저는 그래서 세계의 유명 기업인이나 전문가들로부터 정보를 습득하면서 파악하고 있어요.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사람들이니 보다 정확하죠.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생생한 정보를 얻고, 조선일보∙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와 같은 신문을 읽기도 하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신문보다 전문성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책만한 게 없죠.”

수많은 정보들이 남발하는 현재, 최소한의 정보로 효율적으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이지훈 기자는 강조했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한다 할지라도 독자의 관심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 독자들이 경제와 더 친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는 어렵다는 편견이 커요.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하면 쉽게 풀리는 게 경제인데 말이죠. 게다가 기자들이 신문기사를 쓸 때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기사로 쓰려고 눈높이를 낮추고 있어요. 경제 파트도 똑같아요. 그러니 무작정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차근차근 주의를 기울이면 경제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될 겁니다.”

이지훈 기자의 인터뷰 당시 모습.
차근차근 접근하자, 누구든지 경제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지훈 기자가 2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누구일까. 특히 그가 몸담고 있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는 세계의 최고 CEO나 전문가만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유명한 매체. 세계의 주요 인터뷰이 중 선택 받을 사람은 누가 될까.

“작년 이맘때쯤 만났던 하버드 대학교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분은 개미를 연구해서 개미의 페로몬을 최초로 발견하신 분이죠. 미국에는 ‘총 소리에 맞춰서 행동하라’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그 분께서는 오히려 반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셨죠.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길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에요. 예를 들어 옛날에는 개미를 연구하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 교수는 개미를 좋아해서 세계적으로도 개미연구가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총소리에서 떨어져 개미를 선택했죠. 그 선택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어요. 조그마한 연구라도 화제가 될 수 있었고, 학술 저널에 실리기도 쉬웠던 거죠.”

총 소리에 맞춰서 행동하는 길, 즉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라는 에드워드 윌슨 교수. 그는 여든이 훨씬 넘긴 나이에도 그가 이때까지 주장했던 학설에서 벗어나 비주류의 학설을 주장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이런 그처럼 이지훈 기자도 복잡한 세상에서 간단함을 추구하려는 것이었을까. 그가 수년에 걸쳐 간단함에 연구하여 발견한 단의 공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물었다.

단, 그 참을 수 없는 간단함의 중요성

책 ‘단: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의 표지. 흰 표지 위에 ‘단’이라는 글자가 굵게 쓰여 있다.
<단: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를 통해 이지훈 기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단: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란 책은 제목 그대로 단순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책이다. 간단함을 구조화하여 단의 공식을 제시하였는데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가 그것이다. 많은 정보가 넘치는 이 세상에서 간단함을 내세우는 이지훈 기자.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세계적인 대가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헌데 최근 몇 년간 만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주제가 바로 ‘단순함’이었죠. 이 사람들이 왜 단순함에 집중하는가 하는 의문에서 자료를 모으고 선별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를 정리한 책이 바로 <단>이고, 이를 명료화한 법칙이 단의 공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왜 단순함에 집중해야 하는가. 단의 공식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단의 공식은 개인의 차원, 기업의 차원, 지구적 차원으로 나눌 수 있어요. 그 중 개인적 차원으로 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우리는 많은 것에 노출돼 있죠. 주변만 둘러봐도 수많은 정보와 제품, 그리고 우리들의 머리도 끝없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요.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는 거죠. 수많은 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한 거예요. 그렇기에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자신만의 것을 세우고 지키는 단의 공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지훈 기자의 인터뷰 당시 모습. 팔짱을 낀 그가 누군가를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수 년간의 조사와 선별과정을 통해 단의 공식을 세운 이지훈 기자. 그는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단순함만 추구하는 것도 문제다. 토대를 쌓지 않고 단순함을 추구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단순함이 아닌 조악함에 이르는 길인 것. 때문에 이지훈 기자는 어느 정도의 복잡성은 추구한 후에 단의 공식을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지나친 복잡성이 문제가 되는 만큼 지나친 간단함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함을 통해 자신을 세워라

대교약졸이란 말이 있다. 큰 재주는 오히려 서툴러 보인다는 뜻이다. 이처럼 단순하다는 게 말은 쉽지만 복잡한 것보다 더 어렵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노고의 과정을 견뎌내면 여타 기업보다 우뚝 설 수 있다. 구글도 그러하다. 구글의 메인 홈페이지는 로고와 검색창만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그 어느 사이트보다 많은 기능이 숨겨져 있다. 이용자들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쯤 되면 들 법한 생각. 이지훈 기자는 간단함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왜 그 책은 350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자랑하는 것일까.

“주변에서도 그런 말들을 하더군요.(웃음) 글은 한 페이지를 쓰더라도 복잡해 보일 수도 있고, 간단해 보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수 천 장이 되는 성경은 복잡하단 소리보다 간결하게 정리됐다는 평을 듣죠. 이처럼 기승전결이 잘 어우러져 있고, 범주화가 잘 돼 있다면 수 백 페이지짜리도 단순해 보일 수 있어요. 그리고 저 역시 편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죠. 삭제하기 아까운 사례들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독자들에게 필요한 내용만을 전달해야 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지우고 편집해서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이지훈 기자의 인터뷰 당시 모습.
이지훈 기자는 책에서 소개한 단의 공식을 그 자신이 책을 쓸 때 최대한 지키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한다.

이처럼 단의 공식은 단순히 기업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쓸 때도, 그리고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참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지훈 기자는 특별히 청춘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단의 공식에서 청춘들이 배워야 할 것은 ‘세워라’는 것이에요. 자기 뜻, 자기 정체성을 세울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이 세상에 서로 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색깔을 갖고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이를 실천해나갈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총소리를 따라 가려고만 하지, 총소리에서 멀어져 자신만의 길을 갈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아요. 때문에 대한민국 청춘들은 ‘자기는 이런 사람이다’하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책과 함께 한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지훈 기자의 모습.
청춘들이여, 자신의 색깔을 가져라!

버리고, 세우고, 지켜라. 20년 간의 기자생활을 통해 얻어낸 이지훈 기자의 성공공식이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너럴 다이아몬드 교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비서를 고용해서 자필로 쓴 원고를 옮겨 적게 하는 것. 얼핏 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하게 되는 딴짓거리를 고려하면 그만의 간단함의 공식이 보이지 않는가. 이처럼 세계의 유명인들은 간단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우리들도 이제부터라도 간단함을 추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좀 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 윤수진

    오 20년간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셨다니.... 좋은 말씀 들려주신 인터뷰이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기사 잘보고 갑니다~
  • 팜므파탄

    잘 읽고 갑니다!! 버리고, 세우고, 지키는 삶을 살아야겠어요!!
    댓글 달기

    송종혁

    감사합니다~

    송종혁

    감사합니다~

소챌 스토리 더보기

DIGITAL + Analog 한 방울

내 몸에 꼭 맞는 대안 생리대 찾기

이곳은 색으로 말한다. COLOR SPACE

LG Dream Challengers 37.5˚C 현장

디자이너 조중현 ㅣ LG글로벌챌린저, 그 후

도전하는 청춘! 2017 광복절 ‘빛’ 캠페인을 만든 LG챌린저스 x 크리터(CReatER) 팀

주방의 기술. 과학으로, 주방 회생법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LG아트센터 기획공연 CoMPAS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