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니모ㅣ행동세포로 꽉 들어찬 찰떡 듀오

사진 손지윤/제18기 학생 기자(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김소윤/제18기 학생 기자(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아는가. ‘노찌롱’ 노홍철과 대한민국 대표 여신 김태희, 우유 빛깔 송중기’까지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다양한 스타의 대학 시절을 여기 <청춘 인터뷰>에서 엿볼 수 있다는 것을. 그 리스트에 무리하지 않아도 올릴만한 될성부른 나무, <대학생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의 ‘제로니모’를 찾아냈다.

‘제로니모’의 <대학생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

유투브를 너머 전 세계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들썩인다. 이 대세 중의 대세인 <강남스타일>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업로드 된 또 하나의 영상이 있었으니, 바로 <대학생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다. 형준이와 대준이의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를 패러디한 이 노래는 유투브와 각종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묘령의 팀 제로니모Jeronimo는 대체 무엇이고, 누구일까?

해볼래? 해볼까?! 그래, 해보자!


효모처럼 살아 숨쉬는 가사가 인상적인 <대학생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이하 대.더.안)>는 이지윤 씨(21세, 경희대 외식경영학과)와 김민정 씨(21세, 경희대 화학과)로 구성된 2인조 그룹 ‘제로니모’로부터 만들어졌다. 경희대학교 중앙 록 밴드인 ‘Naked’에서 처음 만난 둘은 보컬과 베이스를 맡아 활동했다. 음악적 취향도, 마음도 잘 맞았던 그들은 랩을 잘하는 민정 씨와 노래를 잘 하는 지윤 씨가 만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찰떡 듀오 제로니모를 결성했다.

지윤: 저나 이 친구나 나중에 음악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함께 무언가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요즘 UCC의 파급력도 뛰어나니까 우리가 하고 싶은 노래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해서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얘기했죠.

사실 처음 그들이 하고 싶던 노래는 어쿠스틱하고 잔잔한 느낌의 노래였다. 그러나 역사는 우연에서 비롯된다고 했던가. 어느 날 밤, 형준이와 대준이의 노래를 듣던 민정 씨에게 ‘느낌’이 왔다.

이거 패러디하면 진짜 재밌겠다. 우리 이거 한 번 해볼까?
뭐, 그래, 한 번 해보자.

사소한 제안에 시큰둥한 대답, 그러나 이것이 제로니모의 첫 영상 <대학생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의 시작이었다. 그날 밤, 둘은 바로 반주를 만들고 개사를 한 뒤 다음 날 바로 녹음에 착수하는 탄탄대로를 밟는다. 녹음한 이틀 후 촬영에 돌입해 편집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일주일도 안되었다. 정확히 4일 만에 모든 과정을 마친 그들은 마침내 유투브에 영상을 올리게 되었고,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싸이의 2억이 넘는 조회수 때문에 웬만한 조회수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것이 요즘 실정이지만, 제로니모의 첫 영상은 30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클릭하며 유투브는 물론 각종 포털 사이트에 화제가 되었고 심지어 뉴스 기사로 소개될 정도로 예상치 못한 화제를 불러왔다. 많은 대학생을 열광케 한 이 영상의 묘미는 바로 깨알 같은 가사와 코믹한 안무에 있다.

영상에 달린 댓글 중에서 <회사원이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도 만들어달라는 글이 있었는데, 그런 곡을 생각해서 개사할 경우 여러모로 짜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대.더.안>은 우리가 직접 겪고 느낀 것들이니까 자연스럽게 가사가 써졌거든요. 실제 우리의 경험도 있는데, 초반에 나오는 ‘디아블로’는 지윤이의 경험이고, 후반 부의 ‘조는 학생3’은 제 경험이에요. ‘포토원더 빨’은 우리 둘 모두에게 해당하는 부분이네요.

영상의 탄생 비화는 점입가경이었다. 제작을 후다닥 끝낸 것도 놀라운데, 영상 자체의 촬영 시간은 고작 2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겨우 2시간 만이라고? 동상 위에 올라가는 씬, 콩쥐팥쥐 씬 등 몇 씬만 구상하고, 나머지는 모두 즉석에서 애드리브로 찍은 덕분이었다. 홍상수 감독이 혀를 내두를만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촬영 감독을 빙자한 일반인 섭외도 일사천리였다. 촬영 당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학교 근처에서 시간 되는 친구를 구하거나 캠퍼스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에게 “우리 좀 찍어주실래요?”라고 찍기도 했다. 촬영 중간 배가 고파 컵라면을 먹다가 컵라면 씬도 추가됐다. 대책 없는 실상에서 이런 완결 무도한 영상이 나오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지윤 : 첫 영상은 솔직히 우리 재미있자고 후루룩 만든 영상이기도 해요. 그런데 두 번째 영상은 더 공들여 만들어야죠. 우리 영상을 구독하는 분들도 있으니까 다음번에는 좀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어요.

1+1 = 무한대! 행동하는 청춘이 아름다워

그녀들이 음악을 시작한 것은 언제일까? 끼가 철철 넘치는 개사가 범상치 않았는데, 개사를 맡은 민정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힙합 씬에서 노래하고, 랩 가사를 많이 써온 실력파였다.

민정 : 중학교 때 친구 한 명이 음반을 빌려줬는데, 언더 레이블이었던 ‘소울 컴퍼니’의 2집이었어요. 그때 음반을 듣고 ‘와~ 이거 장난 아니다. 정말 좋다.’ 싶었죠. 랩 자체도 너무 멋있었지만, 단시간에 속사포처럼 많은 말을 내뱉는 게 너무 신기하고 멋있었죠. 승부욕이 강한 제 성격이 여기에 자극을 받아서 저도 랩을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나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될 때까지 연습하고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죠.

쉽게 포기할 수 있던 기로에서, 그녀는 더더욱 열심히 노력했고 힙합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같은 또래가 하는 힙합 공연을 보면서 가졌던 ‘자신의 가사를 쓰고 음악하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편 지윤 씨는 음악과 친근한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가 음악을 하는 덕에,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하는 걸 듣는 것’이란 코드가 입력되었던 것.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접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또 제가 무대에서 노래할 기회가 있었는데, 주변 친구들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처음 듣고 재능이 있다는 생각을 했죠. 적절한 시기의 칭찬이 사람의 진로를 바꾸잖아요? 그 당시 친구들과 말리 음악을 하자고 결심하는데 칭찬이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신입생이었던 3월, 그들은 첫만남을 ‘거울을 보는 것과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검은 뿔테 안경에 짧은 헤어스타일, 게다가 동그란 앞머리까지! 닮아도 너무 닮은 그들은 취향마저 비슷해 서로 겹치는 캐릭터가 아닐지 내심 걱정했지만, 성격만큼은 판이했다. 서로 닮은 듯 달랐기에, 아귀가 들어맞는 퍼즐처럼 환상의 한팀이 되지 않았을까. 앞으로 이들의 꿈은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 했다. 민정 씨는 힙합을, 지윤 씨는 좀 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어 아직 뭔가를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현재 제로니모는 2차 오디션을 보고 온 상태였다.

지윤 : 주변에 친구들이 말하길, ‘너는 어디서 이런 친구를 찾았느냐’고 해요. 정말 이런 아이는 찾기 힘들거든요. 음악도 잘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맘도 잘 맞는 친구. 제가 혼자였다면 꿈꾸지 못할 것을 민정이와 함께 할 때는 ‘우리 대박을 꿈꿔도 되겠다.’란 생각을 해요. 서로 각자의 실력을 점점 쌓으면서 함께 발전해나가면, ‘우리’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해낼 것 같거든요. 민정이가 추진력이 강해서 이 영상은 탄생한 셈이죠.

민정 : 지윤이가 없었어도 전 그럭저럭 누군가를 데려다 했었겠죠.(웃음) 농담이고, 전 이 친구랑 비슷한 점이 많지만, 지윤이는 특히 저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능이 탁월해요. 보컬을 맡았을 때 확실히 장점이 되죠. 지윤이는 뭘 굳이 안 해도 주목받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저 혼자 있을 때는 받을 수 없던 관심을, 제로니모로 함께 있으면서 공유하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함께 있을 때 시너지가 굉장히 크죠. 내가 없는 것을 지닌 친구와 함께 내가 지닌 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친구, 이보다 좋은 조합이 어디 있을까요?
지윤: 그야말로 환상의 하모니죠!(웃음)

사실 전국의 대학교에는 그들처럼 끼 넘치고 실력 있는 친구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로니모보다 더욱 팔딱거리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도, 더 특별한 재능을 선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제로니모의 특장점은 바로 거침없는 ‘행동력’이다.

민정: 사실 우리가 다른 대학생에 비해 특별히 대단한 것은 없어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가 직접 영상을 만들고 유투브에 올렸다는 것이겠죠. 작지만 행동에 옮겼다는 점이 다른 점이겠죠. 한 달 전만 해도 누가 우리를 인터뷰하러 오겠다고 생각했겠어요? 다 똑같은 대학생이었을 텐데∙∙∙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공개하고 보여줌으로써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지윤: 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이 어려운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계란으로 바위를 쳐보니 ‘변화’라는 게 생기더라고요. 계란을 던지기 전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계란을 던져보니 작고 미비한 일일지라도 변화가 일어나더라고요. 그렇게 계속 던지다 보면 새로운 요령도 터득하게 되고, 더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와 같은 29대는 두려워하지 말고 어떤 것이든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도전은 변화를 낳고, 기획이 생기고, 결국 용기와 꿈이 살아나는 것 같거든요. 한마디로 ‘한번 해봐라!’ ‘(구수한 발음으로)저스트 트라이 아이엔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 행동하는 청춘은 언제나 아름답다. 낙하산에서 뛰어내일 때 하는 “야호! 내가 간다”란 뜻의 Geronimo에서 둘의 공통 이니셜인 J를 넣어 변형한 제로니모란 두 행동 세포. 2번째 그들의 또 다른 야심작을 제로니모의 힘찬 비상을 응원한다. “야호! 제로니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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