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가미 요코┃일상 뚫고 하이킥

 

어머니는 슈퍼맨보다 강하다고 했나. 어머니이자 아내이자 만화작가인 요코짱은 유쾌함의 힘이 하늘을 찔렀다.

한국에서 온 남자, 일본에서 온 여자

일본어 학습 사이트인 ‘일본어닷컴’에서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 웹툰을 통해서 등단한 타카미 요코. 이후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를 필두로 한 단행본 시리즈와 <곤니치와 일본 낫토와 비빔밥>이란 동화책을 출간해 한일간의 미묘한 문화 차에서 오는 사소한 일상의 재발견을 도와준 바 있다.
그녀의 한국 체류기는 지난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시절, 부족한 중국어 공부를 위해 중국어 어학당을 다니게 됐다. 이를 통해 문화 체험을 하면서 우연히 만화를 좋아하는 한국인 남자 대학생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는 자연스런 연애의 꽃을 피우게 되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은 비교적 쉽게 친해지는 편이죠. 저도 당시 지금의 남편과 서로 마음을 의지하며 지낸 것 같아요. 당시 서로 원어로는 통하지 않으니까, 서툰 중국어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했죠.

그 후 둘은 워킹 홀리데이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연애를 지속했다. 물론, 예상대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01년, 결혼에 골인하면서 그녀는 인생의 전환점을 찍게 되었다.

사실 요즘에도 국제연애를 하는 연인들이 가끔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조언을 구해요. 결혼하려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하다든지, 힘들다든지 하는 것을 풀어내면서요. 그러면 전 웃으면서 물어보죠. ‘OO씨, 정말로 그 사람이 아니면 못 살 것 같아요? 그 사람 밖에 없어요?’라고 말이죠.(웃음) 사실 서로 너무 다르잖아요.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정서는 다 비슷해요. 서로 공감하는 일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그 반대는 잠시일 뿐이죠.

요코짱, 서울과 일본의 간극을 만화로 풀다

연애 당시에도 경험했지만, 요코짱에게 언제나 한국 생활은 예측 불가였다. 한국인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이 그녀에게는 낯선 동시에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녀는 이런 다름의 차이에서 얻을 수 있는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하루를 즐겼다.

제 만화는 이름 그대로 한국에 살면서 겪었던 재미있는 일을 만화로 그린 거에요. 겉으로 보기엔 특별하지 않지만, 오히려 평범해서 많은 사람들이 제 만화를 보고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토마토는 채소잖아요. 그런데 어느날 한국에 와서 케이크를 먹는데 케이크 위에 토마토가 버젓이 올라와 있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죠. 잊혀지지 않은 기억을 만화로 그린 적이 있어요.

그외에도 그녀에게 잊지 못할 사연이 많았다. 며칠 전, 비오는 날 아이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 내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손수 쓰레기를 버리겠다고 어서 들어가라고 했던 것. 한국살이 10년차인 요코짱에게도, 한국인의 친절은 고마우면서도 여전히 신기한 키워드다.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그녀는 일본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으레 그렇듯 그녀 역시 번역가나 작가가 꿈이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서 만화가로 다른 궤도를 달리는 중이다. 행복하게도 일과 사랑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린 듯한 그녀. 하지만, 그녀라고 고민이나 시련이 없었을까?

저는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고 믿어요. 평소에 수줍음도 많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소한 일로 혼자 끙끙 앓을 때가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저의 어머니가 항상 말씀해주셨죠. 지금 네가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에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오늘 나한테 어떤 시련이 닥친다고 해도, 내일은 그 시련 대신 다른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잖아요. 긍정과 가능성을 믿으며 사는 게 중요한 거죠

그녀의 만화처럼 실제의 그녀도 수줍음이 많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유쾌함이 있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그녀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대한 여부도 밝혔다. 본인은 넘어져도 절대 그냥 일어서지 않는다는 말. 넘어질 때는 넘어져도, 일어설 때는 반드시 무언가를 잡고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 명랑한 일상도, 이같은 불굴의 의지가 기반하지 않는 이상 모래성처럼 무너지기 쉽다는 것. 그녀로부터 다시 배웠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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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꺅! 마지막 사인 너무 귀엽네요ㅎㅎ 우리나라도 아직 얌전&내숭 문화가 아닌가요? (중립적인 의미에서) 젊은 세대일 수록 솔직하긴 하지만, 그렇게 직설적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ㅎㅎ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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