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따 l 자유 속 꿈틀대는 VJ

마이크를 잡았을 때 그는 물 만난 고기가 된다. 지난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에서 우승컵을 쥔 것부터 자신의 이름이 박힌 솔로 앨범 발매와 케이블 음악프로그램의 VJ를 맡기까지, 염따(본명 염현수)의 범상치 않은 행보는 걷다 못해 꿈틀거렸다.

염현수가 아닌 자유 염따의 탄생

럽젠Q :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네요? 마치 영화에 나오는 죠스 같아요.

이거 왜 이래요? 지금까지 한 머리 중에 가장 무난한 건데. 방송하느라 조금 대중적인 스타일로 바꿨지만 뭐, 난 멋있으니까요. 하하. 마치 90년대 미국 시카고 불스의 농구 선수 느낌이랄까요? 헤어 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생활이 바뀔 수 있어요. 빡빡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있으면, 좀 바꿔봐요.

고등학생 때부터 랩을 흥얼거리던 그에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 염따였다. 늘 교실의 맨 뒷자리를 차지해 ‘왕따’란 오명이 붙었지만, 실제로 그의 교우 관계는 매우 원활한 편이었다. 당시의 기분을 랩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아 시작했던 노래 가사 중 ‘살아 숨셔’는 그에게 명찰 같은 문장이었다.

본격적인 음악 작업은 고3 때부터 시작했어요. 마천동의 반지하에서 월세로 지내며 앨범을 만들었는데 “되게 고생했겠네.”라고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이해가 안 가요. 학교 축제나 청소년 회관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만족했던 이전에 비하면 당시 작업실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행복했거든요. 사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장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사람들은 그런 사소한 걸 종종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살아 숨셔’는 그의 생활 방식을 대변한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그의 염원도 더해졌다. 자주 바뀌는 그의 헤어 스타일도 그를 반증한다. 마치 물속에서만 호흡하는 물고기처럼 그는 자유 속에서만 숨 쉴 수 있는 영혼 같았다.

제가 꽤 자유로워 보이지만,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갓 작업을 시작하며 앨범에 대한 꿈을 한창 꾸고 있을 때 지인 중 한 명이 모든 음악 장비를 들고 도망갔거든요. 그게 당시 2백 만원 가까이하는 거액이었는데 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물거품 되어 절망했죠. 이 일을 계기로 직접 곡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는 여전히 ‘도망자’에 대한 울분을 참지 못했지만, 어찌 보면 그를 만능 뮤지션으로 만든 그에게 고마워할 법하다.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 우승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에겐 음악적인 바탕이 내재해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닥치는 대로 부딪혔다. 마이크를 잡는 것이 좋아 무대만 있다면 노인정이든 마을 회관이든 어디나 찾아갔다.

홍대 클럽에서 물병을 맞으며 호스트 MC를 보던 경험은 잊을 수 없어요. 그땐 몰랐는데 지나서 돌아보니 꽤 힘들었던 시절이었네요. 미래도 불투명하고, 방향성도 확실하지 않았죠.

내 손으로 쓰는 매뉴얼, 즐겨라

럽젠Q : 유명세를 탄 <무한도전>의 돌+아이 콘테스트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나요?

오히려 반대였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음악’만 내세웠기 때문에 정작 우승하고 나서도 반응이 없더라고요. 하하. 역시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무한도전>이 그에게 전환점이 되었을 거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오히려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곡을 쓰고 활동했던 결과물에 의해 자신이 만들어졌다고 밝힌다. 3년간 음악 활동을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MBC 프로그램의 리포터가 되었고, 음악 채널 MTV의 VJ 일은 현장을 좋아해 9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을 즐기고 동시에 음악 작업도 할 수 있다니 그에겐 최고의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관계를 맺느냐를 고민한 시간이 그를 성장하게 했던 것. 그리고 그는 <무한도전>과 MTV VJ의 무시무시한 경쟁률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방송계는 사실 굉장히 힘든 곳이에요. 방송하다 보면 마치 현실의 나와 TV 속의 내가 달라 붕 떠있는 느낌을 받거든요. 정해진 답이 없는 만큼 부담도 많이 돼요. 그런 만큼 사실 나름대로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요. 사회로 진출하기 전 그 경계에 있으니까요. 좋지 않은 댓글을 보면 우울하기도 하지만, 날 응원하는 사람과 내가 만든 음악으로 공연할 때 ‘아, 살아 있구나.’ 느껴요.

즐겁게 살아 숨쉬는 그는 동년배의 대학생을 우려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매뉴얼을 쓰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왜 굳이 남들이 정해 놓은 형식대로 따라가느냐는 반문이었다. 그 역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 위에서 늘 작두를 타는 불안함은 있었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두를 타야 신이 보이잖아요? 전 그저 보고 있기보단 작두를 타고 싶어요. 젊음이라는 순간에 죽지 말고 살아 숨쉬길! 가끔 시간 나면 저 염따도 검색해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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