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스터디! 지금 당신의 스터디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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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얼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1학기, CPA 준비 중인 미얼 군. 생활 스터디 1개, 토익 스터디 1개, CPA 스터디 1개, 경제 신문 읽기 스터디 1개…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경영학과 4학년 학생의 생활을 돌아보면 앞의 예가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대학가는 스터디 열풍이다. 10월과 같이 대기업 공채가 대단위로 뜨는 시점에서 대학가는 면접 스터디와 자소서 첨삭 스터디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대학 측도 스터디 공간 마련에 고심하는 눈치이다.

스터디는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많은 정보를 나누며 서로의 것을 비교하면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지각이나 출석에 벌금을 매기면서 스스로의 생활을 더욱 규칙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경쟁자이자 협력자인 스터디 팀원들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된다. 이처럼 스터디는 여러모로 참 순기능이 많은 활동이다. 그러나 이렇게 큰 이점을 가진 스터디 문화도 각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이득만을 보장하진 않는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임지현양은 “남들 다하는 스터디라서 나가고 있긴 하지만,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수다만 떨다가 오는 것 같기도 해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입사조건을 가지고 불분명한 정보로 추측할 뿐이죠.” 라고 전했다. 또한 같은 학교의 송둘이양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스터디’가 어느새 ‘술터디’로 변해있을 때도 있어요. 스터디가 많이 한다고 꼭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팀원을 잘 만나야 해요.” 라고 전하며,  스터디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담을 들려줬다.

어찌 보면 스터디는 해당 분야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탁상공론만 펼치는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스터디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토익 스터디와 같은 경우, 일반적인 진행방식은 단어를 외워서 서로 시험을 보거나, 문제를 함께 풀고 서로에게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이런 토익 스터디는 기본적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왜냐하면 토익 문제들은 각기 다른 문법이 섞여 있기 때문에 자신이 눈치 채지 못한 문제 풀이 방법을 책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접 스터디나 자소서 스터디 같은 경우, 소위 ‘왕건이’ 멤버가 걸리지 않는 이상에야 서로 정보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소서 첨삭도 마찬가지이다. 채점 기준이 명확하지도 않은데다가 ‘글’이라는 것은 식견이 높은 이가 바라봤을 때 그에 대한 허점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외대에서 교양 과목을 가르치는 모 강사는 본 기자와의 이야기 가운데 “리포트나 논술시험을 보면 글 쓰는 것에 대한 기본도 모르는 학생들이 대다수입니다. 그 만큼 책을 읽지 않고 많이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자님 질문처럼 이러한 학생들이 모여 글을 첨삭한다는 것은 큰 의미에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라고 밝혔다. 결국 내가 하고 있는 공부의 종류에 따라 스터디의 효과는 천차만별이라는 분석을 이끌 수 있다. 또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소위 ‘스터디’에 목매기 보다 차라리 혼자 공부를 깊이 있게 진행하고, 담임교수나 친한 교수님께 자문을 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학생들이 스터디를 하면 최소 2시간은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간을 투자한 만큼 학생들이 얻어가는지는 의문입니다.” 라고 덧붙였다. 결국 좋은 효과를 거두는 스터디가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 이지만, 그 효과로 모든 분야에 스터디 방식의 공부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결론이다.

본 기사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현 대학가의 스터디 문화에 대해 문제를 자각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리고 이러한 자각에 도움을 주는 대안 스터디 문화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균관대 글로벌 경영학과의 경우 본 강의 이외에도 별도의 스터디 그룹을 조직하여 교수와 학생들을 이어주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교수와 학생의 만남을 스터디를 통해서 정례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력계발센터에서는 학교 내 스터디 모임 중 우수한 스터디 모임을 선발하여 스터디 모임 보조금을 지급하고, 스터디 모임을 발전적으로 컨설팅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경력계발센터에서 각 스터디 모임에 알맞은 강사를 주선하여 더욱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기회를 잘 살린다면 ‘묻지마 스터디’ 문화 속에서 방황하지 않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대학가의 스터디룸을 보면 모두가 열심이다. 모의 면접을 하고 있는 스터디, 논술 연습을 하고 있는 언론고시 스터디, 신문을 펼쳐 놓고 브리핑하고 있는 스터디, 아침마다 도서관 을 꽉 매운 영어 회화 스터디 등 모든 공부가 스터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스터디에 임할 때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어디 좋은 정보가 없을까’ 하고 기웃기웃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깊이 있게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스터디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 생산적인 스터디 문화는 그 스터디를 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판가름 날 것이다. 참 좋은 스터디, 그런데 언젠가부터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스터디에 기대고, 상대방의 생각만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자신의 공부 시간과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할 것이다.

 

글_허성준 / 15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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