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나 좋다, 과학강연극이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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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지난 10월 20일 코엑스 1층. 홀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커다란 트럭 앞에 차려진 무대 위,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이 켜지면서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소리꾼이 북을 들고 등장했다. 소리꾼의 “얼씨구나” 하는 추임새에 관객들의 “좋다” 하는 답례로 연극은 시작됐다. 이미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흥부는 웬수놈의 가난 때문에 배를 쫄쫄 굶는데 놀부는 노새노새하며 흥청망청 놀고 있답니다”로 시작된 연극에 “엣지있게 행동해”라고 말하는 능청맞은 신세대 놀부 마누라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어느새 웃음바다가 된다. 하지만 역시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레이저로 풍선을 터뜨리는 실험. 풍선이 터지기를 기대하며 즐거워하는 관객들에게 빛의 힘을 설명 하고자 마련한 실험이다.

갑자기 왠 흥부전에 실험이냐고? 힌트를 주자면 10월호 지식충전소와 관련이 있다. 프로보노를 기억하는가? 라틴어인 ‘공익 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란 어구를 어원으로 하는 프로보노는 ‘재능 기부 혹은 능력 나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즉,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회적 공익을 위해 기부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의 정신을 담고 있는 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 문화이다. 오늘 열린 연극은 친환경 분야에 앞서가는 LG전자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환경과 과학의 중요성을 전달하고자 한양대학교와 함께 환경과학 원리를 강연극 형태로 꾸며 전달하는 LG전자의 프로보노 활동인 ‘라이프스 그린 클래스(Life’s Green Class)’다.

연극에 환경과학을 담아 ‘가르치는’ 목적에 무게를 둔 시시한 극이라고 무시한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코엑스 구 태평양홀에서 열린 ‘2010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의 한 곳에 자리잡은 이동과학차에서 열린 이 날의 과학강연극은 박람회에 구경 온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마저 관람객으로 사로잡았으니 말이다. 과학강연극을 기획한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황북기 교수에 의하면 “한창 예민하기로 유명한 중학생들에게도 먹힌다”고 하니 이만하면 어떤 연극 부럽지 않다. 각종 실험 및 영상장비와 연극 소품들을 싣고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라이 프스 그린 클래스’는 연초에 연극 신청 을 한 학교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올해는 신청한 학교가 800곳을 넘 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아쉽게도 올해의 경우 32곳의 학교와 18회의 각종 전시회 공연 일정이 잡혔다. 지난주에는 남해, 그 전주에는 강원도, 그 전에는 보령, 서산을 다녀왔다며 줄줄이 전국팔도 지명을 읊는 황교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 인기 비결이 더욱 궁금해져 연극에서 흥부 역을 맡은 배우 이진철 씨 에게 살짝 물어봤다.
“흥부전은 초등학교 때 이미 다 떼는 동화잖아요. 저도 단지 아동극인 줄 알았는데 교육의 목적이 좋아서 참여했어요. 아이들이 태양전지 같은 건 언론에서도 많이 듣고 과학시간에도 배우지만 직접 눈 앞에서 실험을 통해 보여주니까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모든 연극은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황북기 교수와 센터 연구원들이 함께 직접 극본을 쓰고, 모든 과정을 준비한다. 공연 준비는 주로 학교 공연이 없는 방학 때 진행된다. 이전에는 주로 과학실험을 보여주는 것 위주로 공연을 준비했지만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흥미와 교육이라는 알맹이를 모두 모아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과학강연극이다. 흥부전에서 제비가 물고 온 박씨가 자라 박이 열렸을 때 박 속에서 각종 첨단과학제품이 나오는 식으로 에피소드를 엮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공연을 준비한다는 황교수는 공연이 끝나고 자신을 찾아와선 “저 과학자 될래요.” 혹은 심지어 “저 나중에 여기서 일할래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우리나라에선 결국은 과학이 중요해요. 땅도 좁고 자원도 없는데 과학경쟁력 밖에 없지 않겠어요. 요즘 이공계를 기피하고 학생들은 과학이 어렵다고들 생각 하는데 과학 강연극은 학생들에게 과학이 생각보다 재미있네 하는 호기심을 심어줌으로써 모두가 과학을 미술이나 음악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가 과학강국을 향해 나아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과학관으로 데이트 가본 적 있는가? 데이트하러 가는 과학관, 평소에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는 과학관을 꿈꿀 수 있을 만큼 과학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그때를 꿈꾼다는 황교수의 이야기처럼 LG전자 ‘라이프스 그린 클래스(Life’s Green Class)’의 과학강연극이 아이들 의 마음 속에 과학자 의 꿈이 담긴 씨앗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글_김희수 / 15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0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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