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말하기 시험, 취업 전선에 뛰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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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에 다니고 있는H씨(27). 그는 작년부터 취업을 위해 토익 공부를 한 결과 최근에 자기가 목표로 하는 점수를 달성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그가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토익 스피킹 점수를 지원조건으로 의무화해 올해 취업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지금은 토익 스피킹 학원을 등록해 다니고는 있지만 미리 계획했던 취업일정이 변경되면서 걱정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강대학교에 다니는 L씨(24)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하기 위해 토익 스피킹 시험을 준비하면서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어 최근 아르바이트까지 구해서 학업과 아르바이트 를 병행하는 중이다. L씨는 현재 오픽을 준비 중인데, 오픽 시험을 치르는 데는 모두 303,000원이 들어간다. 1회 응시료가 71,500원인 오픽은 10월과 11월에 각각 한 차례씩 시험을 보는 데 총 143,000원이 든다. 여기에 다 단과 학원비 130,000원과 모의고사비 30,000원 (10,000원, 3회)은 기본이다. L씨는 “토익 성적뿐 아니 라, 컴퓨터 자격증, 금융 자격증을 따느 라 들인 돈도 엄청난데, 이제 영어 말하기 시험까지 봐야 한다니,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은 응시료 부담부터 만만치 않다. 오픽 뿐만이 아니라 토익 스피킹도 한번에 66,000원으로, 일반 토익(39,000원)의 두 배 가까이 된다. 토익 스피킹을 준비 하는 전북대학교의 최상민(25) 씨는 “응시료가 부담스럽 지만, 취업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 기업의 영어면접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논란이 되었다. 논란의 핵심은 토익 900점 이상의 고득점자였던 한 면접자가 실제 영어 면접에서 초등학생이나 쓸 법한 영어회화실력을 선보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 동영상은 ‘토익 굴욕’ 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한동안 취업시장에 두고두고 회자되었는데,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토익 점수는 어느덧 개인의 영어 실력과는 거의 관계가 없는 그저 이력서의 한 부분을 채워주는 조그마한 확인서쯤으로 평가 절하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형화된 문제 패턴과 학원의 족집게 강의 등을 통해 누구나 노력만 한다면 쉽게 고득점을 취득할 수 있는 토익으로는 절대 지원자들의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기업은 영어 말하기 시험의 필수 요건이라는 새로운 칼을 빼 들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토익은 서류용이고, 영어회화 면접은 따로 진행해 온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어회화능력 평가의 객관 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영어 말하기시험 성적 으로 영어 면접을 대체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대학생들에게 영어 말하기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취득하지 못하면 지원불가인 기업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어 말하기 시험성적을 의무화하던 곳들도 이제 지원요건에 포함시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업시장의 변화는 대학생들을 영어의 광풍 속으로 밀어 놓고 있다.

그런데 문득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영어 말하기 시험의 점수 가 높은 사람이 실제 업무에서도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날까? 한 기업의 실무자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국어로 의사 소통 하는 능력이 중요한 평가 항목이기는 하지만, 기업은 변별력 없는 영어 점수보다는 미래를 향한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 것에 비중을 두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선택” 이라며, “영어 말하기 레벨 올리려 밤샘을 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지원하는 회사에서 하는 업무 를 위해 좀 더 경험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해 주었다.

글로벌 시대, 필수가 돼버린 영어 말하기 실력. 기업에서 요구하는 영어 말하기 시험성적을 획득하기 위한 획일적인 몸부림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영어 실력과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야말로 취업 난을 뚫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비책이 되지 않을까. 아울러 기업도 획일적인 영어능력시험의 점수를 잣대로 숨어있는 인재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글_윤우현 / 15기 학생기자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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