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뛰어넘은 최고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글, 사진_

드디어 좌석에 모든 불이 꺼졌다. 그와 함께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던 잔뜩 기대에 찬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잦아들었다. “낙찰되었습니다. 몇 번이시죠? 감사합니다” 하는 배우의 첫 대사와 함께 무대는 오페라의 유령이 무대를 지배하던 그 때의 시간이 담긴 물건들의 경매장을 보여준다. 그 당시 깨졌던 샹들리에는 화려하게 복원되어 불을 밝히고 “화려한 조명에 그 시절의 유령도 도망가지 않을까요.”하는 경 매진행자의 멘트와 함께 시간은 뜨거운 사랑의 기억을 남긴 화려했던 그 시절의 무대로 돌아간다.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원작소설을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 무대 연출의 거장 해롤드 프린스(Harold Prince) 등 쟁쟁한 저작자들이 참여해 뮤지컬로 탄생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공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세계 25개국 124개 도시에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매료시킨 마법은 괴신사의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린 가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파리 오페라 극장의 5번 박스석의 오페라의 유령. 살인과 위협을 일삼으며 무대를 좌지우지 하려드는 괴신사로 유명한 그는, 음악의 천사라고 불릴 만큼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그는 파리 하수구 밑 음침한 지하세계에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산다. 어느 날, 프리마돈나의 빈 자리를 대신해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크리스틴은 대기실 거울 뒤 하얀 가면을 쓴 채 나타난 오페라의 유령에게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듯 미로처럼 얽 힌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사라진다. 낮과 밤의 구분조차 모호한 지하세계의 어둠 속에서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노래를 가르치고, 유령을 피해 도망친 라울과 크리스틴의 관계를 알게 된 유령은 질투에 휩 싸여 복수를 결심한다. 결국 라울의 목숨을 걸고 자신과 사랑을 강요하는 유령 앞에서 크리스틴은 그의 순수한 영혼을 이해하고 키스를 한다. 그녀에게 감동을 받은 그는 결국 그들의 사랑앞에 무릎 꿇고 그들은 돌려보낸다. 그의 지하세계에게는 그가 쓰던 하얀 가면만이 남아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야기를 다 말해 버리면 어떡하냐고? 우리는 이 오페라의 스토리를 이미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무대는 관객들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도록 붙잡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무대 그 자체다. 매 공연마다 1300여명에 이르는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 트라가 투입되며, 230여 벌의 화려한 의상이 쉴 없이 무대를 장식한다. 또한 실제 오페라 무대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세 트부터 파리 하수구 밑의 음침한 지하세계에 이르기까지 무대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관객의 상상력에 힘을 더한다. 이 외에도 20만개 이상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1톤 무게의 샹들리에가 13m높 이의 천장에서 떨어지며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281개의 촛불 사이로 나룻배가 안개를 뚫고 나오는 등 뮤지컬에 동원된 각종 특수효과는 무대에 섬세함을 더하며 완성도를 높인다.

막이 내렸다. 배우들이 인사를 하고 관객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낸다. 그제서야 오페라의 유령 의 환상에서 깨어났다. 마치 “눈을 감고 어둠 속 꿈에 빠지면 잊으리, 지난 모든 기억을. 눈을 감고 영혼을 날게 해. 새로운 세상 갖게 될 테니.” (The Music of the Night, 1막 제 5장 삽입곡) 라고 노래 하던 오페라의 유령의 마법에 빠져버린 것처럼 아직 몽롱하다. 오늘 저녁 그의 흰 마스크를 보았다면 오페라의 유령은 존재한다, 당신의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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