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통과의례, 인턴십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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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실무현장에서 체험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인턴십 프로그램. 학교나 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따라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극심한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인턴십 제도가 취업을 위한 필수관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디자인관련 인턴을 준비하고 있는 이진수(호서대 시각디자인)씨는 “인턴십은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라며 “천편일률적인 스펙들 중 그나마 경쟁력 있는 인턴십경력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나를 좀 더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턴십 과정을 수료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규직 채용의 가능성(희박하지만)이나 일반공채시의 가산점, 인맥 등을 얻을 수 있기에 대학생들에게 강한 유혹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학생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23명이 인턴십의 경력이 있으며 나머지 77명 중 대다수인 63명이 인턴십의 계획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인턴십은 빼놓을 수 없는 스펙으로 변모했다.

인턴십의 기회는 생각보다 많으며 종류 또한 다양하다. 주로 일반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에서 인턴을 모집하며 학교에 따라 산학협정을 통해 인턴을 채용하기도 한다. 4월 파이팅 루키에서 만나보았던 LG이노텍 손지은 사원이 이러한 산학협정 인턴십의 좋은 예이다. 인턴십을 통해 입사의 기회를 잡았던 그녀는 흔치 않은 행운아로 통한다. 이는 인턴십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굉장히 드물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인턴십 제도의 추진방향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응답자의 80%가 ‘정규직 채용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라고 응답했다.

손지은 사원의 예와 같이, 어렵긴 하지만 인턴십은 취업 과도 직결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입사지원시 인턴십 수료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어 인턴십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을 전망이다. LG이노텍에서 인턴십을 수료한 김지인(한양대학교 03)양은 “인턴활동을 통해 전반적인 기초직무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졌다” 라고 말했다. 특히 “저 같은 대학생들에게 이곳의 회사선배님들은 만나기 어려운 분들이며 앞으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 이라며 인턴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평소 관심 있었던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고 학업의 연장선상으로의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인턴십 제도. 정지영(상명대 05)양은 시각디자인을 부전공한 경험을 살려 위자드웍스 디자인팀의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비록 인턴이지만 위젯을 디자인하고, 이것이 실제로 사용되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뿌듯 했다”라며, 회사의 규모와 연봉을 떠나 자신의 기량을 얼만큼 발산하며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위와 같이 인턴십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학생들이 있는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얼마 전부터, 서울 소재 대학에서 교내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S (25)군은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채팅이나 학과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때운다” 라며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기한은 채워야 경력인정이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고 있다” 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정은 K (24)양도 마찬가지. 한 IT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했던 그녀는 “계약기간이 끝나자마자 서로 남남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 채용한다는 감언이설로 녹여놓고 계약기간 끝나니깐 뒤도 안 돌아보더라” 며 인턴십에 대한 강한 불만을 보였다.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인턴십을 경험한 23명의 대학생 중 ‘인턴십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학생이 70%에 달할 정도로 불만이 고조에 이르고 있는 상태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정규직 채용을 전혀 보장하지 않는 행정인턴제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행정 인턴제란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전체 각 부처의 정원 1%를 행정인턴으로 선발하도록 하는 제도로 행정안전부의 경우 30대 1에 가까운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정규직전환이 전혀 없는데다가 신규공채 때 가산점도 없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아래의 글은 행정인턴을 넘어 인턴십 제도 자체의 한계를 보여준다.

“일거리가 없을 때는 뭘 하나요? 마땅히 할 일이 없어요. 간혹 윗사람이 워드나 엑셀작업을 시키고. 특별히 할 일이 없는데 책상에 앉아 있기가 여간 눈치 보이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시청 홈페이지 구경만 했는데 이제 매뉴얼까지 다 외우겠습니다.”

“선배님, 어떤 일이든 시켜만 주세요. 제가 일 하나는 잘합니다.”

“(팀장) 성윤씨는 인턴 하는 6개월 동안 여기에 앉아 있는 것만 해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거야.
그냥 쉬어.”

“아 그래도…”

취업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다 보니, 종종 드라마 속 사무실장면에서까지 인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브라운관 속 인턴의 모습은 위처럼 특별한 일 없이 허송세월 하거나, 영락없는 다방아가씨의 모습으로 커피를 타는 것이 하루 일과처럼 보인다.

인턴십의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고치기 위해선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 가장 먼저 인턴십의 주체가 되는 우리 대학생들의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취업 때문에 ‘인턴’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하기 위한 ‘동기’가 돼야 하며 ‘적성’을 바탕으로 인턴십에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쌓아갈 경력이란 높은 탑에 적성과 동기라는 기단부가 튼실하지 못한다면 무너질 것이 자명하며, 동시에 인턴을 하는 이유도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글,사진_이지담 / 15기 학생기자
서울시립대학교 컴퓨터과학부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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