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의 희노애락을 말하다 뮤지컬 [빨래]


글, 사진_김수정/14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5학번


서울 달동네의 빨래는 옥상에 널어 우리집 살림이 무엇인지 누구든지 지나가면서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서로의 속사정을 자연스레 알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게 되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빨래를 짜내듯 마음깊이 힘든 일을 짜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만 같았다. 직장상사의 눈치를 보며, 동대문에서 일하며 때론 집세를 밀리기도 하고, 아픈 자식을 어루고 달래는 힘든 서울살이의 모습은 발전하는 도시의 이면에 있는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어수룩하지만 티없이 맑은 몽골청년, 서울에 적응중인 씩씩한 강원도 아가씨,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구수한 욕을 하는 재밌는 욕쟁이 할머니, 억척스럽게 살아가지만 사랑에 약한 과부… 이렇게 모인 4인의 악착같은 서울살이 모습은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지만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마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삶이라는 마음 아린 퍼즐을 맞춰가는 것 같았다.


“저는 ~한국에 원지는~ 5년(손가락을 쭉 피며) 됐어요~” 서툰 한국말을 하며 어수룩하게 다가오는 한 외국인 노동자 몽골청년 솔롱고 역을 맡은 배우 임창정에겐 몽골청년의 모습이 이미 자연스럽게
베어 있었다. 건너편 옥상에서 빨래를 널며 서울생활에 찌든 나영에게 먼저 다가가는 그에게선 한눈에 봐도 순수한 기운이 전해진다.

홀로 당차게 서울로 상경한 강원도 아가씨는 이미 일자리를 바꾼지 여러 번. 그럼에도 옳은 일에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당당하게 서울생활을 하는 모습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에게 활기차게 살라 말하고있다. 서로의 아픔을 감싸는 이 둘의 사랑
이야기는 가슴 애리게 다가와 마음 속 깊은곳을 촉촉히 적셔준다.

옆방에 사는 과부 희정엄마는 함께사는 구씨의 매일같이 싸우면서도 또 사랑할 땐 정렬적으로 사랑하는 화끈한 성격을 지녔다. 할머니와 세값으로 다투기도 하면서 할머니의 속사정을 깊이 헤아리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 역시 아웅다웅 사는 옆집이웃의 모습과도 같다.

극의 주인공이 누구라 할 것 없이 젊은 층부터 할머니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며 공연을 꽉 차게 이끌어가는 뮤지컬 ‘빨래’.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좋은 한국 창작 뮤지컬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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