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오래된 하지만 여전히 가까운 이야기 ‘교내 장학금’을 말하다


글, 사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모의 등골을 팔아 공부해야 하는 처지라는 의미의 ‘모골탑’이란 단어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매 연초마다 등록금 인상문제로 말이 많던 대학가도 올해만큼은 동결 혹은 최소 인상의 방향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장학금 제도가 아닐까. 정부가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장학금 지원 금액을 2008년의 2배가 넘는 7천425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초생활 수급가정의 대학생 5만2천명 전원이 장학금을 받게 되고, 근로 장학금도 2008년보다 3만 명이 늘어난 3만6천500명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대학 내에서도 장학금확충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고려대학교 이기수 총장은 “경제위기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오랜 검토 끝에 등록금 및 교직원 봉급 동결과 장학금 확충을 결정했다”며 2009년 등록금을 전면 동결하고, ‘경제위기극복 특별장학금’으로 50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학금은 항상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교내 근로장학생을 뽑는 공지의 경우 조회수가 수백 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각 대학교에는 다양한 교내 장학금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정부의 지원 등의 덕택으로 장학금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작년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저소득층 무상 장학금 지급과 미래소득 연계 학자금 대출제도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맞춤형 국가장학제도’를 발표하며 이번 맞춤형 장학제도가 구축되면 총 등록금 중 학부모의 부담이 2007년 54.4% 수준에서 2012년에는 45.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교내)장학금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오래도록 끊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


A 대학 홍보팀의 근로장학생으로 2년째 일하고 있다는 학생 B군은 4500원인 교내 아르바이트의 시급이 최저임금 기준이 4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 시중의 아르바이트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교내에서 근무하는 만큼 학업에 지장을 덜 줄 것 같아서 교내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휴학생’을 조건으로 근로 학생을 뽑는다. 적어도 아침 9시에서 6시까지는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학생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장학생 제도가 대학생의 안정적 학교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진 제도란 점을 생각해 볼 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학업에 지장을 주면서 교내 아르바이트를 선택해도 시급이 4500원일 경우 한 학기를 꼬박 모아야 한 학기 학비를 겨우 댈 수 있을 정도이다. 반면,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에 재학중인 조윤아 양은 지난 학기 숙명여자 대학교 리더십 개발원에서 교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평소와 같은 양의 수업을 채웠다. 재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주고자 재학생 위주로 학생들을 뽑고 공강시간표를 마련하여 학생들이 교대로 근무하도록 학교가 배려한 덕분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C대학의 경우 학과에서 수석을 하더라도 등록금의 30%에 해당하는 장학금만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C대학 학생은 불만을 털어놓는다. 500명이 넘는 학부에서 수석을 해야지만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D대학의 E학생 역시 이번 학기 19학점을 이수하고 평점 4.3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의 30%에 해당하는 장학금만을 받았다. D대학의 2008년 장학금 수혜율은 74%. 단과대 별로 살펴봤을 때 가장 높은 수혜율을 보이는 곳은 64%의 수혜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1인당 장학금 수혜액을 보면 이 순위는 전혀 달라진다. 해당과의 1인당 장학금 수혜액은 97만원 으로 총 15개의 단과대 중 중간 정도 성적에 해당한다. 겉으로는 장학금의 수혜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학교 내의 학과 별로 수혜율 또는 수혜액 차이가 큰 것 역시 문제다. D대학의 경우 1인당 수혜액이 가장 높은 단과대학과 가장 낮은 단과대학이 각각 128만원과 52만원으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는 학과 별로 외부 관심이나 선후배 층의 차이, 학과의 역사 차이 등 때문에 해당 학과 별로 장학금 유치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억울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학금 문제에 대해 학교만을 탓할 수도 없어 보인다. 본 기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장학생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모른다’고 대답한 학생이 80명 중 19명에 달했다. 장학금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 했던 학생들 중 47%가량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장학금 제도를 잘 이용했던 덕분’ 이라고 대답한 반면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제도를 잘 몰라서/신청하지 않아서’ 라는 항목이 2위를 차지한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장학금 액수나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든 간에 장학금 수혜율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서서 감나무가 높다고 탓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장학금 제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학생들의 노력과 생색내기가 아닌 좀 더 내실 있는 장학금 제도 마련과 운영이 시급한 때다.

글,사진_김희수 /15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07학번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우린 이렇게 한겨울을 견디곤 해

어느 통학러의 빡친 하루

‘신박한’ 효과가 실화? 한 남자가 체험해봤습니다.

[파인다이닝] 서윤후 시인, 글 쓰는 청춘을 다독이다

사회초년생의 기본예절

사진 좀 찍는다는 그들의 미러리스 카메라

배틀 로드, 샤로수길 VS 망리단길

캠퍼스별 떡슐랭 가이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