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언론의 자유’, 자네 안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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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동덕여대는 일방적으로 학보사칙을 변경하고, 학보사 기자 16명 전원을 해임시켰다. 당시 학보사에서 총장(손봉호 전 총장)의 대학행정을 비판하는 기사와 이를 뒷받침 해주는 설문조사를 실었던 것이 발단이 됐다. 대학 측은 곧바로 학보사 주간교수를 해임한 동시에 신문 발간을 중단시켰고, 이에 반발한 학보사측은 학보사를 지지하는 교수들과 교직원, 재학생, 동문들이 지원해준 광고비와 학보사 기자들의 사비를 털어 제호 없이 신문을 발행했다. 이후, 대학 측에서는 기존 학보사 기자 전원을 해임하고, 여타 수도권 대학언론사들과 전국대학기자연합 등이 모여 대학 측의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여는 등 ‘학내 언론의 자유’를 두고 대학 측과 학생들이 더욱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년 10월에는 울산대에서 학보(울산대신문)가 통째로 사라지는 황당한 사건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라진 신문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 등을 비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당시 총학생회 간부들에 의해 신문이 수거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명지대 신문’에서는 비정규직 조교들의 해고문제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편집을 마치고 나서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대학 측에서 무단으로 삭제해 백지상태로 지면이 나가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모 기업에서 재단을 운영하는 성균관대에서는 기업이 학교재단을 운영한지 10주년을 맞아, 학내언론사에서 기업이 재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드러난 문제점을 고발한 기사를 싣는 것에 대해 주간교수와 마찰을 일으켰다.
최근 모 포탈사이트에서는 대학 내 언론사 출신의 졸업자가 ‘학내언론사 소속으로서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키면 안 된다’, ‘학교에 비판적인 취재는 결코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담긴 각서를 쓰고나서 학내 언론사에 들어갔다는 자기 고백의 글이 올라와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대학 내 언론사에는 대개 보도의 방향성을 확인해주고, 기자들을 지도하는 주간교수들이 있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보직을 임명 받은 책임자로서, 교수 개인의 성향에 따라 학내 언론사의 색깔이 달라질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령, 학교재단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교수거나 혹은 언론의 자유에 대해 중한 가치를 두는 교수일 경우 기자들과 상대적으로 마찰이 적은 반면, 친 재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교수는 학내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보도의 경우, 취재내용을 두고 기자들과 마찰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A대학 학보사 출신의 B모씨는 “학내 언론단체에서 일하면서, 주간교수와 보도의 방향성에 있어서 부딪치는 것은 다반사”라면서, “일부 기자들 가운데는 주간교수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미리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C대학의 방송사 D기자 역시 “주간교수의 성향과 뜻이 안 맞아 학내 기자활동을 접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학생들 역시 주간교수와 이음을 낼 때마다, 학내 언론 활동에 대해 회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기자들 내부적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도 존재한다. 특정 학내 언론사의 경우 선·후배 상하관계가 철저해서 선배기자들이 후배기자들의 기사내용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압력을 넣고, 이러한 관행들이 암묵적으로 전해 내려온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내 언론사의 경우 운영자금을 학교로부터 받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도 문제는 기인한다. 학교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E대학의 F기자는 “매 학기 학교로부터 근로장학금 형식으로 기자들에게 운영비가 지급되는데, 학교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경우 이 돈이 지급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학교측의 압력에 대해 자유로운 경우도 있었다. G대학의 H기자는 “학교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을 경우에 교직원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기는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기사를 못나가게 하거나, 주간교수가 미리 제제를 가하는 경우는 없다”고 얘기했다.


기성 언론들 역시 광고를 통한 금전적 압박으로 기업들과 관련한 기사를 쓰는데 있어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듯, 학내 언론사도 결국은 재정적인 뒷받침이 보장되어야 훨씬 담담하고 굳은 필치로 보도를 할 수 있는 법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지대’라고 해서 대학 언론 매체들의 운영비로 쓰이는 돈을 등록금을 납부할 경우, 동시에 납부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았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언론자치협의회’라는 기구를 통해 학생들이 낸 교지대의 일부를 자치언론의 운영비로 지원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자치언론 ‘고담CT’의 기자로 활동했던 김도년씨(고려대학교 영문과 4학년)는 “우리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납부한 돈으로만 운영되고, 학교로부터 일절 지원받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쓰고 싶은 기사를 쓸 수 있다” 밝혔다. 하지만 교지대의 경우, 아직 금액의 현실화가 이뤄지지 못한 편이고, 보통 학생들의 자율적인 납부에 달려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정원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학기 당 40만원가량의 돈을 지원받았는데, 이로는 학기 내내 지면을 일정하게 찍기는 어렵고, 모자란 돈은 기자들의 쌈짓돈을 털어서 신문을 발행하는 형편이다”고 밝혔다. 재정적인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문제인식이다. ‘학내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비단 학내 언론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만의 힘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학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의식을 스스로 고취시키고 학내 언론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때, 진정으로 언론의 자유는 쟁취될 것이고, 자유로운 목소리들은 올곧게 뻗어나갈 것이다.

글,사진_이재욱 / 14기 학생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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