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학, 아직 갈 길은 멀다?!


글, 사진

삼국사기의 열전을 보면 해외유학을 통해 선진문화의 수용과 타고난 능력을 ‘절차탁마’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책이 만들어진 12세기 전반에도 사람들의 유학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역시 해외유학 열풍이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들의 숫자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며 아시아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활하는 중국에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유학생의 비율도 외국 유학생들 중 가장 많다고 한다.


이에 못지 않게 외국 유학생들 또한 학교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다. 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센터가 발표한 ‘2008년 교육 통계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등 교육기간의 학위과정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학생 수는 4만 5백 85명으로 2007년 비해 약 8천 5백 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중 동북 아시아권의 유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G8국가에서 우리나라로 온 유학생 수는 2.8%로 확인 되었다.

이처럼 대학에 세계화, 국제화 바람이 불면서 각 학교마다 유학생들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 채 오로지 수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2007년 한국에 왔다는 한 몽골 유학생은 “교수님께 찾아가 한국말이 서툴러 수업 따라가기가 어려운데 좀 봐달라고 부탁 드린 적이 있었어요. 미국에서 어렵게 영어로 공부하신 분이라 조금은 이해를 해주실 줄 알았는데, 여긴 경쟁이 심해 외국 학생들을 따로 배려 할 수 없다고 했어요.”라며 조금은 야속해 했다.

외국 유학생들은 솔직히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이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학점 경쟁은 심한데 영어강의는 없고 외국인을 배려하는 제도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것엔 수업방식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 학생들과의 교우 문제도 손에 꼽았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적인 문제. 한민족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외국인에게 다가가려는 적극적인 마인드가 아쉽다고 얘기한다.
“외국인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가져야 말하기 능력이 향상된다. 또 영어만큼 이웃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의 언어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서 놀랐다.” (부산 외국어학당. 미국. 닉)

이처럼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영어에 대한 열풍은 강하게 불고 있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선 점수를 낮게 받는 처지이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무너지면서 유학생들은 점점 언어적으로 소통하기 편한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몰리고 있다.
얼마 전 영국의 ‘The Times’와 대학 평가단 QS가 실시한 ‘2008년 세계대학평가’에서 홍콩의 ‘홍콩대’와 싱가포르의 ‘싱가포르 국립대’는 각각 26위와 30위에 랭크 되고(서울대 50위, 카이스트 95위), 국제화 점수에서도 100점씩을 받으면서 명실상부 아시아에서 제일 가는 국제화 대학으로 비상하고 있었다.

국제화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선 과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다른 나라 대학들과 경쟁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한국대학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S대학의 한 교수는 “국제화를 위해선 한국대학이 외국인 교수채용에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 그것에 집중공략 해야 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는데 장애가 될 만한 점을 분석해야 하며, 외국인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대학에서 조성해야 합니다.” 라 말한다.

한마디로 제도적인 정비가 필수라는 얘기다. “와세다 대학 같은 경우엔 외국학생이 한 강의실에 15명 이상이 넘을 경우, 그 나라 언어로 수업을 한다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아시아 대학들이 이미 외국인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정책을 계속 펴나가고 있습니다.” (KAIST 국제협력팀 고경호 차장)


이와 함께 외국인 전용 기숙사도 과감히
폐지하면 어떨까. 말로는 국제화를
외치면서, 한국인과 외국인을 갈라 놓는
이런 행태는 국제화의 길을 멀게만 할
뿐이다. 또, 외국인 교수들이 학교 밖으로만
나가면 아무런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 그들이 자유롭게 한국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배려와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외국인 유학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혹시 외국인이라고 은근히 같은 조가
되기를 꺼려했던 적은 없는지 잘 생각해
보자. 지금 당신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먼
훗날 한국의 이미지를 결정할 수도 있는
일이다. 대학의 국제화는 바로 여러분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글,사진_고병현 / 14기 학생기자
충남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 04학번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