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바다야, 다 지워주지 못해 미안해~!


서해 바다야, 다 지워주지 못해 미안해~!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15분경부터 서해 바다는 검은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인천대교 공사에 투입됐던 해상 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삼성 T-3, T-5)으로 경남 거제로 예인하던 중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과 충돌한 것. 
 
늑장 대응과 책임에 대한 공방으로 시끄러웠지만, 온 국민이 집중했던 것은 검게 변한 바다의 모습이었다. 검은 바다를 
보며 가슴 아파하던 글로벌 챌린저 13기들이 2008년 
1월 26일 태안에 가 기름을 닦고 왔다고 한다. 
10명의 챌린저들이 태안에 다녀온 얘기를 들어보자!

글_조민경 / 13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과 02학번

"짠 내 나지 않는 바다가 가슴 아팠어요."

  • 태안 봉사활동은 어떻게 가게 됐나요?
  • 제가 13기 글로벌 챌린저 클럽장인데, 서해 기름 유출 소식이 있고, 챌린저들에게 봉사활동을
    가자는 건의를 많이 받았어요. 무작정 갈수는 없어서 제가 미리 한번 갔다 오고 나서 이번에는
    챌린저들과 함께 다녀왔어요. 덕분에 장소나 교통편을 정하는 것도 훨씬 수월했죠.
    12기 챌린저들은 수해지역에 복구 봉사를 하러 갔다 오는 등 저희뿐만 아니라 이전 챌린저
    기수 분들도 봉사 활동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들 이런 활동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고, 그게 이번 봉사 활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밑바탕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봉사가 아니더라도 2007년12월에 개인 또는 다른 단체를 통해
    서해안에 다녀온 챌린저들이 많았어요.
  • 봉사 활동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 1월에 갔을 때는 12월과 달리 많이 깨끗해진
    모습이었지만(겉으로 보기엔 멀쩡할 정도로)
    여전히 바닷가에서 짠 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났을 때는 소름이 돋는 달까요. 검게
    변해버린 바위들을 보는 것도 가슴 아팠어요.
    좀 더 일찍 못 갔던 게 아쉽더라고요.
    1월에는 이미 기름들이 바위틈새나 아래로
    들어가 버려서 더 작업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봉사 활동은 주로 흡착포나 천을 이용해서
    바위가 있는 해안가 주변의 돌들을 닦았는데,
    처음에는 잘 모르고 닦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바위 밑을 들춰내서
    숨어있는 기름들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호미나
    수저 같은 도구들이 유용했어요. 호미는 태안
    주민 분께 얻었던 것이었고요 ^^; 큰 바위
    아래에서 나오던 시커멓고 끈적한 기름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돌아올 때는 “진작에
    요령을 알았더라면…” 하고 다들 아쉬워했어요.

  • 세계와 이웃을 향한 챌린저 여러분들의 열정이 대단하네요. 같이 봉사 활동도 간다는
    건 그만큼 서로 친하다는 얘기인데, 글로벌 챌린저를 통해 만난 친구들은 어떤가요?
  • 챌린저들은 정말 좋은 친구들이에요. 똑똑하고 진취적이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자화자찬인가요? ^.^a) 휴일에도 자기 시간 쪼개서 봉사 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그래도

    따라와 주니까 저로선 다들 너무 고마웠어요.
    저희들은 항상 연락하고 지내려고 노력해요.
    공식적인 만남은 3개월에 한 번 정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자주 연락하고요. 시간만
    맞으면 언제든지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러 갈 때도 있죠. 주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워낙 개성강한 친구들이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몰라요. 나이도 비슷해 서로 자극도
    많이 되고요. 그런 면에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챌린저들과 함께라면 즐겁게 봉사할 수 있어요!."

  • 태안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하셨나요?
  • 기름 범벅이 된 새의 사진을 보는 순간이었어요.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그래서 저 곳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태안으로 가는 날은 아침 일찍 움직였기 때문에 처음엔 잠들었었고 ^^;
    챌린저들과 함께여서 심각하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로 갈 수 있었어요.
  • 봉사라고 내내 숙연하면 금방 지치잖아요. 즐겁게 일하는 챌린저분들!
    어떤 에피소드들이 봉사의 뿌듯함에 재미를 더해주었나요?
  • 밥을 먹고 있을 때였는데, 어떤 분이 커다란 테이프를 들고 다니며 “방제복 수선해 드립니다~”
    하고 외치시는 거예요. 그걸 본 어떤 분이 방제복 수선을 받는데, 찢어진 곳이 엉덩이 아래쪽
    이라서 수선할 때 상당히 민망한 포즈로 계셨던 걸 보고 다들 즐거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저희는 점심(라면+김밥)도 준비해 갔는데 거기 봉사자들을 위한 밥차도 있었거든요.
    근데 기어코 밥을 먹고 반찬도 얻어오겠다는 일념을 가진 챌린저 두 사람이 밥차를 향해
    달려갔었는데, 결국 저희가 가져간 김밥과 라면을 다 먹을 때 까지도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계속 줄 서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

  • 13기들의 챌린저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인데요. 글로벌 챌린저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로 기억되나요?
  • 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챌린저 활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문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대해
    조사한 뒤 해결점을 찾으려 애쓰는 과정들이었어요. 한 단계 성장한 자아를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게 여타 공모전과 다른 챌린저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물론 팀워크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죠. 챌린저를 통해 그 속에서 제 젊은 열정 한 조각을 발견하게
    되어서, 그것만으로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패기 있고 똑똑한 젊은이들이 국토와 이웃까지 사랑할 줄 알다니. 
태안에 다녀온 챌린저들이 사회인으로 당당히 성장해 있을 때쯤엔 
서해 바다도 깨끗해진 모습으로 그들을 반겼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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