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환경보증금은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많던 환경보증금은 누가 다 먹었을까?

별 다방, 콩 다방 등 각종 커피전문점, 그리고 도넛과 패스트푸드점까지. 음료의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가게들에‘일회용 컵’이 없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요즘은 가볍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테이크아웃이 아닌 경우에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막상 그 컵을 반납하고 50원을 돌려받는 경우는 드물다. 바로 그 50원의 행방이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오늘, 그 행방을 찾아 떠나본다.

글,사진_김은별/ 13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05학번

환경보증금! 너는 누구냐?

지하철 문이 열리고,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 행여 지각이라도 할까 바쁘게 발을 놀리는
학생들의 발걸음. 귀에 꽂은 MP3, 한 손엔 책, 그리고 다른 한 손에 든 커피 한 잔.
요즘 대학생들의 전형적인 등교 모습이다. 여기까진 좋다.
수업이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지나자, 캠퍼스 곳곳에는 일회용 컵들이 나뒹굴기 시작한다.
일회용 컵을 돌려주면 ‘5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단지 귀찮다는 이후로 그냥 버리기 일쑤다.

별 다방, 콩 다방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대학생들은 ‘환경 보증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환경 보증금이요? 그게 뭐죠?”
“50원 받는 것 말씀하시는 거죠?
생각 나면 돌려받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버려요.”
“아깝단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수업 내내 들고 다닐 순 없잖아요.”

환경보증금이란 단어가 생소하다고
주눅들지 말자. 테이크 아웃 커피를
먹고 난 후 컵을 돌려주고 받는 50원, 각종
상점에서 따로 지불해야 하는 비닐봉투 값.
이 모든 것이 환경 보증금이다. 환경 보증금
제도는 환경부에서 지난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 제도의 정확한 내용과 목적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자발적으로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에 한해서
소비자들이 지불한 일회용 컵 값 50원은 소비자가 6개월 이상 찾아가지 않으면
1회 용품 쓰레기 발생 저감 및 재활용 촉진사업 등 환경보전사업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 보증금 제도의 부작용이 여기 저기서 발견됨에 따라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많은 50원짜리 들의 행방은?

보증금이 6개월 이상 반환되지 않았을 경우에 협약을 체결한
사업자들은 각종 환경 사업에 미 환불금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커피 전문점, 도넛 전문점 등 각종 업체에서 50원짜리
반환 기를 설치 해 놓은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반환기 설치에만 급급할 뿐, 오히려 컵을 반환하지 않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매장 내에서 먹고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환 받기가 어려워요. 정말 업체들이 컵을 반환 받길 원한다면
       길거리에도 반환기를 설치 해 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테이크아웃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는 한 대학생은
          이렇게 얘기했다.

문제는 이것뿐 만이 아니다. 미 환불금의 정도와 지출 내역을 협약 자들의 양심에 맡기는 실정이라,
컵 보증금을 받는 업체 중 일부가 소비자에게 받은 컵 보증금을 환경보전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업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미 환불금의 내역이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알고 싶어 자원순환사회연대의
김태희 기획실장의 설명을 들어보았다.
“협약을 맺은 사업자들은 미환불금을 자사 사이트에 1년에 두 번 공지를 해야 해요.
하지만 공지를 제 때 하는 이들은 몇 되지 않죠. 일정 기간 이상 공지를 하지 않은 경우
자연적으로 협약이 해지되지만, 미환불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문제는 업체가 자발적 협약을 위반할 경우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업체의 입장에서는 자발적 협약을 위반하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거든요.” 김태희 기획팀장은
환경 보증금 정책의 부작용의 원인으로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다.
어겨도 별반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열심히 자발적 협약을 지키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환경보증금 정책,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는 지난 4월, ‘1회 용품 유상판매
미 환불금의 합리적 사용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논의한 바 있다. 이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환경보증금
정책이 바뀌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자발적 협약에 규정된 내용 이행에 대한 강제력을
부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강제력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사업가와 정부가 충돌하기도 했지만,
환경 보전을 위해 꾸준히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둘째, 일회용품 유상판매 금액 가운데 반환된 일회용품에 대한
환불 및 재활용,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제외한
금액은 별도의 공익기금으로 만들어 법에서 정한 용도에 맞게
사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과의 어느 한 부분이 썩었다고 해서 사과 전체를 버리진 않을 것이다.
환경보증금 제도도 마찬가지다. 부작용이 불거져 나왔다고 해서 정책 자체를 없애는 것 보다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것이 우선 아닐까. 환경보증금 정책은 이제 아픈 상처들을 치료하고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이젠 대학생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길거리에 떨어진 100원짜리 동전도 잘 줍지 않는다는 요즘, 일회용 컵 보증금 환불을 단지 50원의
가치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원 재활용의 원래 취지에 동참하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노력하는 환경부, 투명한 기업, 계몽된 소비자. 이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을 때
대한민국의 자연은 비로소 미소를 지어 주지 않을까.

글,사진_김은별 / 13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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