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디서 노니? 난 미술관에서 논다!


넌 어디서 노니? 난 미술관에서 논다!

“미술이 대중들에게 성큼 한 발을 내디뎠다. 이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미술은  피상적으로만 다가 오는 예술의 한 분야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와 두드리고 있는 것일까?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목소리와 변화하는 미술관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본다.

글, 사진_김은별 / 13기 학생기자 /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05학번

미술과 놀자! 대중과 미술의 친근한 만남.

조금 ‘있어 보이는’ 데이트 명소로 잡지에서,

인터넷 블로그에서 손꼽히는 곳들을 보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 다름아닌 미술관.

2-30대의 미니 홈피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앤디워홀 팩토리’, ‘르네 마그리트전’ 등의
제목으로 미술관 앞에서 멋들어지게
찍어 올린 사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공자들만의 향유물이던 미술관을 이제는 대중들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전시장이다’, ‘너무 상업적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시장이다’ 등등 여러 가지
비판과 칭찬이 난무하는 ‘리움 미술관’을 찾았다. 연인들은 물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 학교 과제를 하러 온 듯한 대학생들, 청소년들. 평소보다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모두 ‘앤디 워홀 전’을 관람하러 온 이들이다. 영화 ‘팩토리 걸’의 개봉과 묘하게 맞물려 더욱 많은 관람객을 모으고 있는 이곳, 리움 곳곳에서 발견한 대중들의 반짝이는 눈과 표정들이란…
 
“’팝 아트’, ‘팝 아트’ 해서 말로만 듣고 어떤 장르인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는데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좋네요.”
“순수미술이 아니라 와 닿는 것이 친근하구요, 재미있네요.”
“친구가 와 본 뒤 추천해줘서 오게 됐어요.”
“대중미술이 많이 열려있어서 예전에 비해 부담이 적어졌고요, 특정인들만 찾던 것을 일반인도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워요. 매스컴에서 주로 보던 것들만 있어 새로운 맛은 없네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엇갈리지만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온 만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좋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곳곳에 있는 전시회 내용과 관련해 직접 참여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모네 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시립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그리고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페이퍼테이너 뮤지엄’도 유명한 전시회를 부담 없이 쉽게 경험하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미술관, 그 변화의 발자취를 따라서.

사실 미술관들이 예전에 비해 급격하게 변화하거나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방학이나 연말이 되면 학생과 가족들을 겨냥한 전시는 열려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형성된 최근의 현대 미술은 관람객들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예전보다 더욱 필요로 했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야 하는 큐레이터들이 대중과 미술의 중간에 서서 통로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중과 미술이 가까워 진 것이다.
 
게다가 미디어의 발달로 개인 홈피, 블로그를 소장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포스팅 된
글이나 사진 등으로 얻는 홍보 효과도 무시 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볼거리가 많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을 만한 미술관들을 기획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만난 대중들의
평처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실제로 높은 수익도
창출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미술관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방식으로
미술의 대중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다.

미술, 바로 바라보고 제대로 즐기자.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말 할 수는 없다. 어쩌면 미술의 대중화는 당연한 것이다. 마치 저널리즘이 어느 정도 상업화를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남들이 다 보는 ‘해외 명화 전’을 나도 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미술관을 찾는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
 
“이미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부분들을 확인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아 공유한다면 그만큼 감동도 적어져요. 적어도 어느 작가의 작품을 보았을 때에는 충격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미술의 힘이 아닐까요? 그것이 전시장을 찾는 이유고요.” <그림 읽어주는 여자>의 저자 한젬마씨 또한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하는 미술가로서 많은 이들에게 미술을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몰려가기 식의 미술관 관람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제로 유명한 미술관을 방문 했을 때에는 대중화를 물씬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북적이지만 창작활동과 실험을 끊임없이 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들은 외로운 것이 현실이고, 작가들은 그것을 당연하다 느낀다. 이미 말했듯이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대중화와 끊임없는 실험은 모두 필요하지만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존중하는 분위기를 사회나 미술을 세상으로 끄집어내 보여주는 언론에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중들도 정말 미술에게 다가서고 싶다면 이제 ‘확인하기’ 식이 아닌 ‘충격 받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 미술은 불편함이 줄 수 있는 미학인 것이다.

글,사진_김은별 / 13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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