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선 연예인, 교수자인가? 인기인인가?









연예인 교수가 출강하는 대학에서 교수자를 채용하는 기준은 교수 예정자의 능력이나 됨됨이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이 연예인과의 인맥, 또는 해당 연예인이 인기가 있어서 대학 이름이 언론에 거론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바뀌어버린 사례가 많이 보인다. 대학 스스로 학생들이 질 좋은 수업을 들을 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며, 학교의 홍보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교수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연예인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에게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지적인 이미지는 거부하기 힘든 달콤함이다. 그러나 대학 강단에 서는 행위를 연예인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강의에 대한 책임감은 가벼워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반대로 연예인은 양심적으로 처음에 거절했으나, 학교측에서 사정해 결국 강단에 서게 된 경우도 있다. 여러 대학에서 강사제의를 받은 어떤 가수는 활동 스케줄 때문에 전임 제의를 극구 사양했지만, B대학 측에서 강의 시간과 장소에 대해 편의를 최대한 봐주겠다는 제안을 해와 수락하게 된 것이다. 대학교가 나서서 안정적인 강의를 들을 학생들의 권리를 무시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생기고 있는 현상에 대해 대해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김영찬 교수는 “연예인이라해도 대학원을 다니며 학문을 연마해서 선생으로서의 경륜을 갖춘다면 환영할 일이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교수자들의 수준보다는 학교 홍보나 인맥, 인기를 주된 이유로 채용하기 때문에, 정작 학생들에게 깊은 지식과 폭넓은 경험 세계를 전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라는 이유를 들어 연예인이 강단에 서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혔다.



교육학 이론 중에 ‘깨진 양동이 이론’이 있다. 양동이 귀퉁이가 조금만 찌그러져 있어도 그 양동이에 담기는 물의 양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양동이에 물을 부어 담는 과정을 교육과정에 비유해서, 교육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연예인이 대학 강단에 서는 현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쪽 귀퉁이가 찌그러진 양동이같다. 이론적 체계나 티칭스킬, 교수자로서의 마인드의 부족으로 귀퉁이가 찌그러져 있는 모습이다. “맞춤법도 모르는 사람에게 강의를 들어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 옆에 있던 친구는 “강의와 강의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 주관적인 경험만 강조하는 주관적인 강의”라며, 교수자로서의 넓은 안목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다.
 
연예인 교수자가 가진 양동이 속에 담긴 물은 실무지식이라는 귀한 것이지만, 그 양동이가 크거나 온전치 않아 학생들에게 그 물을 퍼주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 것이다. “수업 경험이 부족해서 잦은 실수가 많아 소란스러운 수업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교수님의 개인 스케쥴 때문에 강의 시간이 자주 바뀌어 화가 났다.”는 학생의 의견은 교수자로서의 기본 마인드가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교수님만의 방식을 너무 강요해서 이 과목에 대해 폭넓게 배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한 학기 수업을 다 듣고 나니, 특강 두시간이면 충분할 내용이었어요.”라는 학생들의 의견은 교수자가 해당 학문을 바라보는 이론적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사설학원식의 주입식 강의로 강의의 성격이 변질되는 경우를 지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장 경험 십 년 정도의 실무지식이 석사학위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연예인 출신으로 현재 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H교수의 말이다. 모두가 이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현재 연예인 교수자들의 현장 경험을 판단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이 없다. 연예인 교수자에게서 학생들이 기대하는 것은 실무경험을 통해 체득한 살아있는 지식을 전수받는 것인데, 그 지식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나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연예인이 강의를 하려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나, 특강이 적당한지 한 학기를 채우는 강의가 적당한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당 대학교나 연예인 각자의 양심에 호소하기 보다는, 보다 넓은 차원의 대책(연예인 교수자 선별에 대한 기준) 마련과 감시, 보완이 필요하다.



실제로 인터뷰한 많은 학생들이 실망했거나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강의의 질 저하’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강의의 주인은 학생이다. 학생들이 강의를 선택할 때 흥미나 재미, 사설 학원식의 요령을 알려주는 강의가 아닌 체계적이고 수준이 높은 강의에 기준을 두고 있다면, 점차 상황은 학생들의 뜻을 따라갈 것이다. 연예인 출신의 교수자를 채용하는 데에 마땅한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까다로운 주인이 되어 질 좋은 수업을 받을 권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글,사진_조민경 / 13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과 0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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