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 트롬과 함께하는 청계천시민걷기대회












새벽부터 을씨년스럽게 겨울비가 내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예보에 따르면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단다. 과연 이 춥고 이른 아침에 시민들이 얼마나 걷기대회에 동참할 수 있을는지 머릿속에는 걱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차가운 두 손을 호호 불며 찾아간 고산자교 밑에는 그런 기자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새벽같이 모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빨간 야외난로와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여 가면서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는 참가자들의 밝은 표정에선 이미 12월의 차가운 날씨 따윈 잊혀진 지 오래였다.




청계천시민걷기대회는 벌써 16회째를 맞이하는 범 시민 걷기대회이다. 사실 참가자를 대상으로 어떤 심사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회라기보다는 운동, 캠페인 정도의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지난 4월에 1회가 시작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트롬을 내세운 LG전자가 후원을 맡아서인지 대회의 질적 양적 규모가 지금까지의 어떤 행사보다도 풍성하다는 평이었다.

드디어 개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청계천시민걷기대회는 매회 특별한 사람이 직접 대회에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대회에는 SC제일은행의 디팍 쿨러(Deepak Khullar) 부행장이 임직원 50여명과 함께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인도 출신의 금융인인 그는 개회사에서 인도에도 수많은 하천들이 있지만 청계천과 같은 기적은 본 적이 없다면서 내내 “good.”을 연발하였고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서툴지만 한국어로 개회사를 마무리하여 서울시민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SC제일은행 임직원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시각 장애우들도 함께 참가하여 내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마침내 우렁찬 출발신호와 함께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되었고 참가자들은 저마다 골인지점인 서울숲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때마침 따스하게 내리쬐는 아침햇볕 덕분에 새벽추위는 어느새 저만치 물러나 있었고, 저마다 함께 참가한 주위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겁게 행사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막 아침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도시의 풍경을 지켜보면서 걷는 특별한 경험도 이 대회에서 놓칠 수 없는 쏠쏠한 재미. 평소 운동이라곤 숨쉬기밖에 모르던 기자도 이날만큼은 즐겁게 걸으며 상쾌한 아침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 특별히 참가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던 시각 장애우들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저마다 열심히 발걸음을 재촉하여 많은 사람들의 격려를 한 몸에 받았다. “앞이 안보이긴 하지만 옆에서 함께 걸어주고 도와주셔서 그저 고마울 뿐이에요. 혼자서는 생각도 못했을 텐데 오랜만에 마음 놓고 걸어서 기분이 좋습니다.(오영순. 서울 상계동)” “평소에 잘 움직이지 않지만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최민관. 서울 신림동)” 옆에서 이들과 걸음을 맞추어 걷던 여성 참가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앞이 불편하신 분들과 함께 걸으니 아이들한테도 좋은 교육이 되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지네요.
”이번 행사는 단순히 걷기만 하는 그런 행사가 아니었다. 코스 중간중간마다 다양한 볼거리들을 선사하고 있었는데,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이나 아름다운 경관들을 사진으로 전시하여 청계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걷기대회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였다. 또 트롬 세탁기 내부의 모형을 본떠 만들어 놓은 전시장을 설치, 트롬의 탁월한 스팀세탁기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함 경험을 참가자들에게 선사하여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마침내 모든 참가자들이 골인 지점을 통과하고, 트롬세탁기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경품추첨과 함께 모든 일정이 끝이 났다. 정말 많은 행사들을 치른 느낌이었지만, 시간은 아직 11시가 갓 넘은 오전이었다. 집에서 웅크리면서 뒹굴 거리다 보면 정오를 훌쩍 넘겨버리는 요즘, 시간을 길게, 그리고 건강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고산자교 밑을 찾아가 보자. 그곳에는 부지런하고 건강한 아침형 인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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