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으로 사랑을 전하는 작은 요정들 경인여자대학 목욕봉사동아리 ‘님프(NIMPH)’








님프는 경인여자대학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목욕봉사 동아리다. 2002년 11월에 시작하여 현재 7기째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동안 이루어 놓은 외적, 내적 결실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참 단단하고 내실 있는 동아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단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국적으로도 몇 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동목욕 전용차량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삼성 한국대학사회 봉사 협의회와 KT&G 복지재단에도 당당히 협력동아리로 등록되어 있어 여러 대학동아리들에게 모범 동아리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얼마 전에는 지역사회에 공헌한 공로까지 인정받아 농협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데 이어 인천시청으로부터도 격려금 및 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니, 나날이 높아지는 동아리의 위상을 새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에는 목욕뿐만 아니라 간호학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간단한 의료봉사나 가정간호봉사까지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쯤 되면 단순한 목욕봉사 동아리라기보다는 ‘종합봉사 선물세트’를 전하는 산타클로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목욕봉사를 떠나기에 앞서 꼭 점검할 것들이 바로 목욕장비들과 목욕용품들이다. 님프의 경우 자체적으로 목욕전용차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고 손쉽게 대상자들에게 목욕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동아리와 차별화되는 특색이자 장점! 겉보기에는 냉동차량과 다를 것 없이 생겼지만 안을 들여다보니 욕조를 비롯하여 목욕용품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하긴 냉수와 온수까지도 자체적으로 나온다는데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매주 차량을 운전하며 학생들과 목욕봉사활동을 다니는 정재석 씨는 이것 저것 만지며 신기해 하는 기자에게 “우리 나라에 몇 대 없어요. 6000만원짜리에요.”라며 귀띔해 준다. 독특한 장비를 갖춘 희귀한 장비이다 보니 그에 따른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차를 개조할 때 냉, 난방시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봐요. 여름이면 차 안이 찜통이거든요. 그럴 때면 저희나 대상자 분이나 서로 힘들게 목욕을 할 때가 많죠.”(간호과 05 김하나) “목욕 대상자들이 사는 곳 중엔 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곳일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면 대상자를 차량으로 데려와서 목욕을 시켜 드려야 하는데 주차할 곳이 없으니까 주유소 근처와 같이 야외에서 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면 대상자도 기분이 언짢고 저희도 불편하고 그렇죠.”(간호과 05 박지나). “한번은 목욕봉사 하러 간 동네가 산동네였어요. 주차를 하긴 했는데 비스듬하게 경사진 면에 주차하게 된 거예요. 어쩔 수 없이 그 상태에서 목욕을 시켜 드렸는데 욕조까지 기울어져 있어서 욕조 잡으랴 목욕 시키랴 진땀을 뺀 적이 있었죠.”(간호과 05 조영식). 어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그뿐이겠는가. 수많은 선배들의 숱한 사연들을 싣고 이동목욕차량은 어김없이 신나게 목욕대상자의 집으로 달리고 있었다.



마침내 목욕을 애타게 기다리는 대상자의 집에 도착하고, 본격적으로 목욕봉사가 시작될 시간. 차에서 내린 여학생들이 익숙한 솜씨로 욕조를 옮기고 호수를 연결하기 시작한다. 한눈에 봐도 무거워 보이는 욕조를 번쩍번쩍 들어 옮기고, 무거운 철제 모터를 한 손으로 들어 옮기는 모습이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저희 동아리는 매주 목욕봉사를 하거든요. 그것도 1년 넘게 해 오다 보니 이력이 붙을 수밖에 없지요. 처음엔 무거운 것도 잘 못 들고 그랬는데 이젠 뭐(웃음) 님프가 아니라 헤라클레스라니까요.”(간호과 05 박지나) 그래도 무거운 욕조나 장비들을 여자들만의 힘으로 옮기기엔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유일한 남자인 운전사 아저씨가 급조(?)되어 힘을 빌려주곤 한다고. 그렇게 뚝딱뚝딱 금방 근사한 목욕탕이 완성되고, 목욕대상자에 대한 간단한 혈압체크를 거친 후에 비로소 목욕이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있었던 탓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대상자를 욕조로 옮기는 작업부터 목욕 후 몸을 말리는 작업까지 일일이 신경 쓰이는 일 투성이지만 역시 가장 조심해야 할 때는 직접 몸을 씻겨 드릴 때. 대부분의 대상자들이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못하다 보니 살이 얇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때를 잘못 밀다 보면 피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다가 노인들의 피부는 대부분 매우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말이 가능하신 분과는 꾸준히 말동무도 해 가면서 대상자가 지루해 하지 않도록 하는 센스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아버지 시원하세요?” 그녀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외친 이 말의 횟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오늘의 목욕도 마무리되었다. 계절은 이미 동지를 넘긴 한겨울이건만, 한바탕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그녀들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매주, 그것도 방학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거나 귀찮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문득 그들이 생각하는 봉사란 무엇인지 궁금해 졌다. “예전에 저희에게 목욕을 받으시고 3일 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계셨어요. 가족들이 저희에게 그러더라구요. 가시는 길에 깨끗하게 목욕하고 가게 해줘서 고맙다구요. 사실 저희가 더욱 고마웠거든요. 봉사란 그런 것이 아닐까요? 서로 행복해지는 가장 가까운 길. 그리고 앞으로 간호사가 되어 환자를 돌보게 될 우리들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마음자세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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