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의 경쟁력, 이젠 영어강의를 통해 키운다!!













대학 수업에서 영어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전공수업에까지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올4월 카이스트가 서남표 총장의 취임 후 2007년부터 모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강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고려대도 올 초 현재 35% 정도인 영어강의의 비율을 2010년까지 60%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대 공대도 내년부터 단 한 명이라도 외국인이 수강하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서강대의 경우 올해부터 3과목 이상의 영어 수업을 들어야만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교수들의 영어강의 실력 향상과 수업 개설을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영어강의를 하는 교수의 수업 시간을 1.5배로 계산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세대는 신임교수가 오면 2년 내에 영어강의를 실시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이처럼 영어강의는 소수의 학교, 소수의 전공을 넘어 대학강의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영어강의가 확대된 이유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영어가 대학생들의 필수경쟁력이 되었기 때문. 고려대 어윤대 총장은 지난10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졸업하고 일하는 일터가 국제화되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해 졌다”며 “기업들이 요구하는 어학능력인 수요에 부응하여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영어강의 확대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면, 영어와 친숙해질 뿐 더러 실제 생활에서 중요한 실용영어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세대학교 공학교육혁신센터의 강소연 선임연구원은 ‘공학 전공과목의 영어강의에 관한 연구’에서 “제2언어 학습과 전공내용 학습이 동시에 가능한 원어강의를 통해 문법 중심에서 내용 중심으로 영어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실제 영어강의를 들은 학생들도 영어강의로 인해 영어와 가까워지고 실력이 향상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01학번 정모군은 “처음에는 영어강의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수업을 들었지만, 더 많은 것을 공부해야 하는 만큼 그 수업이 끝난 후에 영어강의를 통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취업준비에도 도움을 얻고 자신의 경쟁력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영어강의가 유학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영어강의가 확대되는 이유이다. 대학의 세계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학생의 숫자가 매우 중요한데, 영어강의는 유학생들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려대의 경우는 영어강의 확대 후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가 몇 배로 늘었다. 아시아 지역의 다른 대학들이 영어강의에 열을 솟고 있는 것 역시 중요한 이유. 2004년부터 상반기에 영어로 ‘국제커뮤니케이션’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윤영철 교수는 “얼마 전 일본의 와세다 대학을 다녀왔는데 교수들은 아직 영어에 능숙하지 않지만 젊은 교수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우리도 다른 아시아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지 않으려면 영어강의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어강의에 대한 학교와 학생, 기업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강의가 이처럼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준비 안 된 무조건적인 영어강의의 도입은 수업의 부실화를 초래하여 영어강의에 대한 반대론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과목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업방식의 도입과 영어강의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홍콩의 경우 저학년들은 ‘강의 수강을 위한 영어’라는 과목에서 강의청취법과 노트 필기법을 배우고 고학년들은 보고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들을 통해 전문적인 영어를 익히게 된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의 신진영 교수는 “학생들이 전공지식뿐만 아니라 이를 영어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된 것이 홍콩이 가장 세계화된 도시가 되는 바탕이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대학의 경우도 점차 이런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경우 영어강의 확대에 발맞추어 올 겨울 방학 때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중앙대의 경우 원어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별도의 ‘원어강의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는가?’,‘개념이해에는 어려움이 없었는가?’ 등의 항목이 담긴 강의평가를 통해 더욱 만족도가 높은 영어강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고려대 화학과 전승준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개강 때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영어수준을 가늠한 뒤 거기에 맞춰 강의하고 있다”며 “수업이 끝난 뒤 우리말로 질문을 받고 응답해 줘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생들과 교수 모두에게 더 큰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영어강의가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영어강의를 가장 급속도로 추진한 모 대학의 총장이 연임에 실패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도입의 속도나 범위에 관해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등 방법상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지 영어강의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세계의 많은 대학에서 열심히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인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글로벌 시대. 학생들과 교수들, 사회의 필요와 현실에 귀 기울이며 그에 가장 맞는 방법으로 영어강의가 추진되어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영어강의는 전문적인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모두를 향상시켜주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_손호석 / 12기 학생기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0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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