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치통 나가있어! 니들이 생리공결제 시행통(痛)을 알아?








오래된 우스갯소리 하나 하자. 여성과 데이트 중 남성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세가지 있다. 하나는 ‘군대이야기’고 둘째는 ‘축구이야기’, 나머지 하나는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 다. 그럼 요즘 대학생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의 금기어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얼마 전 큰 홍역을 치른 ‘된장녀’, 이 세 글자다. 그런데 큰일이다. 된장녀가 이번에는 생리통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결석이 아니라 공결(公決)이란다. 이를 두고 대학가에서 논란이 뜨겁다. 꼬투리잡기가 취미이고 온갖 논쟁을 일삼으면서 각종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는 게 특기인 ‘폄훼꾼’에게 이번에는 생리공결제가 좋은 주전부리가 되었다. 이제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생리공결제’ 논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생리’라는 단어도 더 이상 우리에게 남세스럽지 않게 되었다.사실 각 대학에서 생리공결제 시행을 앞두고 ‘성차별적 제도’라는 주장과 ‘여성만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생리통은 어쩔 수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므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친구들 중에는 생리통으로 이틀씩 꼼짝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생리공결제 도입을 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질병은 결석처리하고 생리통의 경우만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性)을 악용하려는 소기의 목적이 뚜렷하다.”고 제도의 역차별을 꼬집으며 반대하는 입장도 다수다. 이 중에는 “생리통이 군대에서 2년 동안 받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보다 심하냐.”, “그럼 생리통을 느끼고 싶으면 아랫배에 압정을 100개 꽂아봐라.”는 등 이성적인 논의를 벗어나 공격적인 의견개진도 심심치 않았다.



생리공결제를 시행하는 대학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여학생의 수업권과 건강권 보장이다. 하지만, 여느 제도와 마찬가지로 생리공결제 역시 취지가 보편타당하고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제도가 악용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졸업을 앞둔 S여대 최모양은 “4학년2학기에는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면접을 핑계로 학생들이 한 두 명씩 결석하면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학기초에 어떠한 사유로도 결석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교수가 있다.”며 “그 수업에 딱 한번 면접을 위해서 생리 중이 아니지만 생리공결제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C대 새내기 박모양도 “동아리 MT때문에 생리공결제를 이용하여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금요일 야간 교양수업을 빠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실상이 이렇듯 버젓이 제도를 악용하는 ‘얌체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부터 생리공결제를 도입하여 3개월째 시행중인 중앙대 학생들 중 다수가 ‘생리공결제에 대한 보완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학 학보사에서 지난 달 재학생 955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중대신문 2006년 10월 16일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생리공결제 시행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악용소지에 대한 보완방안을 마련 후에 시작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의견의42.6%로 수위를 차지했고 ‘출석인정과 함께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낮은32.4%의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응답자의 11.7%가 ‘남학생에 대한 역차별로써 시행해서는 안된다.’는 생리공결제 시행반대의 의견도 내비쳤다. ‘관심없다’는 의견은 11.8%였다.



웃기는 노릇이었다. 올 여름 대한민국을 들쑤신 ‘된장녀’ 논란은 결국 ‘고추장남’을 내세우면서 논쟁의 본질을 잊고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처럼 생리공결제 논란이 인신공격을 무기 삼아 극단적인 성대결 구도로 흐르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 사실 대학가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날’이면 학내에서 ‘월경페스티벌’을 통해 생리공결제를 이야기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환기시켜왔었다. 그 와중에는 이 제도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여성운동가들도 있다. “사람마다 생리통으로 겪는 고통도 다른데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시행하는 것은 무리고, 생리로 인한 결석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절차 도입이 우선”이라며 “생리공결제는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제도를 평가절하하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생리공결제를 두고 논란이 한창 벌어지는 가운데, 중앙대 현경 총여학생회장은 “처음 생리공결제를 준비하면서 어느 정도 한계를 지닌 제도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시험기간의 결석은 인정하지 않고, 월 1회씩 학기당 4회로 제한하는 등의 보안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하면서 “아직은 제도 시행이 초기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문제점을 수정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 스스로가 소중한 제도의 취지를 인식하면서 양심껏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제도의 수혜자인 여학생들의 성숙한 학생의식 고양을 당부했다.
생리공결제를 두고 벌어지는 작금의 논란은 분명 인권이 신장하고 사회가 성숙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수반되는 성장통일 것이다. 이번 논쟁이 수년 전 벌어졌던 ‘군가산점’ 폐지를 둘러싼 군필 남성들의 역피해의식을 공공연히 하고 집단화하는 방향으로 흐를까 걱정이다. 확실한 건, 이상에서 생리공결제가 이용자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 제도라는 것을 살펴보았듯이 이번 논란의 실마리는 분명 여학생들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글,사진_이상훈 / 12기 학생기자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0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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