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계절학기는 기본적으로 방학을 이용해 정규 학기만으로는 부족했던
공부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홍익대 홈페이지에는 계절학기의 목적이
“하계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계절 학기를 개설ㆍ운영함으로써
조기졸업 희망자와 학점 미취득자에게 학점 취득 기회를
부여함에 있다.”고 적혀 있으며, 서강대의 경우에도
“조기졸업 희망자 및 필수과목 미이수자, 또는
기타과목 이수 희망자를 위하여 하계 방학기간 및
동계 방학기간 중에 계절수업을 실시한다.”라고 되어있다.
학교마다 보통 정규학기 종강 1주일 후 정도부터 시작하여
한 달 정도 수업이 이루어지나, 이화여대처럼 방학 동안 두 번으로 나뉘어져 계절학기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6학점까지 들을 수 있으며 일반 학기처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을 통해 성적을 평가한다. 인하대, 서강대, 홍익대 등 대부분의 학교는 계절학기 성적도 평량평균에 들어간다.


계절학기는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학기가 끝마치기 때문에, 정규 학기라면 1주일 동안 배울 것을 하루에 배우게 된다. 따라서 단기간 집중 교육이 가능한 교양이나 전공기초 과목이 주로 개설된다. 연세대학교 수업지원부 한지숙 주임에 따르면 “학생들의 수요조사에서 수요가 높았던 과목, 그리고 정규학기 때 100명 이상이 듣던 대형강의를 중심으로 계절학기를 편성한다.”고 한다. 이렇게 학생들의 수요도 계절학기 커리큘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와는 반대로 학생들의 수요와 강사들의 공급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계절학기에도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사의 비율이 정규학기에 비해 높은 것도 계절학기 수업의 특징이다. 연구나 대외 활동을 해야 하는 교수는 방학에도 정기적으로 수업을 하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다, 새로운 강사들이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강사가 많은 것을 놓고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학교에서 처음 강의를 해서 그런지 열심히 가르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연세대학교 경영학과 00학번 김동원)”는 말처럼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최근 한국의 20대의 화두는 단연 ‘부자’다. 과거‘부자’하면 떠올랐던 각종 투기와 사채, 고리대금업 등의 어두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처럼 우리 부모님 이전 세대가 부자를 ‘반칙’의 상징으로 여겼다면, 요즘 대학생들은 정정당당하게 돈을 모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과외나 기타 아르바이트도 있고, 용돈을 모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를 꿈꾸는 신세대들은 이것들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직접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돈’을 굴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전적인 방법에 신세대식 관리법을 도입해 ‘재테크’의 재미를 쏠쏠하게 보는 대학생들도 있다. “학기 중에 남들 아르바이트 하면서 큰 돈 모으는걸 봤지만 전 그냥 용돈을 조금씩 모았어요. 공부도 중요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기가 버거웠죠.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죠.”라고 말하는 이재원(21, 아주대) 군은 지난 학기 동안 온라인 가계부 작성과 검소한 생활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다음 학기 군입대를 앞두고 그 돈으로 동남아나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한다. 시대가 변한만큼 부자의 의미도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부의 결과보다는 부를 쌓는 과정에 더 많은 중심을 두고 있다. 부자동아리나 투자동아리를 통해 돈의 진정한 가치와 자산운용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분명 가치 있는 일이며, 필요한 일이 아닐까.


이처럼 학생들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존재가 되어 버린 계절학기니만큼, 계절학기를 두고 다양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비싼 수업료와 어려운 수강철회, 부실한 수업계획서는 학생들이 계절학기를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또한 아무리 단기간 공부가 가능한 과목을 중심으로 계절학기가 짜여졌다 하더라도 매일 두세시간의 연강이 이루어지다 보니 내실 있는 수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말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학점 채우기, 성적 부풀리기(?)를 위한 수업이 되는 경우도 많다.
과거보다 계절학기가 많이 빡빡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계절 성적이 총성적에 합산 되기 때문에, 성적에 민감해진 최근의 학생들은 방학에도 치열한 경쟁과 긴장감 속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실제로 04학번부터 계절학기 성적을 총성적에 반영한 연세대의 경우에는 고학번보다 저학번이 더 열심히 수업을 듣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적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잘하면 왠지 미안해서, 저학번 후배들에게 학점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업을 듣는다.”는 연세대 경제학과 00학번 문 모 군의 얘기가 그러하다.
학생들이 방학 동안 할 수 있는 다양한 자기 계발의 선택 중, 계절학기는 시간을 절약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계절학기의 취지나 수업환경이 자신이 생각하고 목표로 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거기에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계절학기는 정규학기에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하며 방학을 허송세월 하지 않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다.

글,사진_손호석 / 12기 학생기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0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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