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얼짱은 가라~ 이제는 말짱 시대!











서울대에는 2004년 2학기부터 ‘말하기’라는 수업이 개설되었다. 처음엔 “뭐지?”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수업은 이제는 수강신청 첫 날 접속 3분만에 신청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인기 강좌가 되어 버렸다. 경희대에 개설된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이나 숭실대의 ‘스피치와 콘텐츠’ 같은 ‘말하기’와 관련된 수업들 역시 수강신청 1순위. ‘스피치 클럽’, ‘화술의 달인’ 등의 이름을 달고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말하기 관련 동아리도 인기몰이 중이다. 각종 토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스터디를 조직하는 학생들도 눈에 띈다. 학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스피치 학원은 방학을 맞아 몰려드는 수강생 덕분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발성, 발음을 연습하는 기초과정(3달 38만원)에서부터 프레젠테이션을 위주로 하는 고급과정(3달 72만원)까지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수강생은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다.





이러한 말하기 열풍에는 아무래도 1차적으로는 현실적인 이유가 앞선다. 지난 학기 ‘말하기’ 수업을 들은 서울대 국문과 김다슬 씨는 “최근 들어 신입 사원 선발과정에서 부쩍 심층 면접이나 토론을 강화하는 추세라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취업이 최대의 화두인 대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말하기’를 강조하는 기업의 변화에 발 맞추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TOEIC 고득점 보다는 SEPT(영어 말하기 시험)나 영어 회화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취업이라는 큰 산을 넘고 나서도 ‘말하기’ 능력은 여전히 유효한 힘을 발휘한다. 유창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승진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때문에 스피치 학원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는다. 입시에 목 매달고 있는 중고생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대학은 물론 특수 목적고 입시에서 심층면접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강남의 유명한 ‘말하기 교실’은 들어가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말 그대로 사회 전반에 걸쳐, 말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사회 전반에 걸친 말하기 열풍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숙명여대 100주년 토론대회에서 은상을 탄 경희대 국문과 방수진 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보다는 이를 타인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즉,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100을 알아도 10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면 이는 자신이 가진 90을 버리는 꼴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물론 말짱 열풍에도 경계해야 할 점은 있다. 이는 10밖에 모르지만 100을 아는 것처럼 과장과 허풍을 일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 따라서, 화술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치중하기 보다는 꾸준한 독서와 공부를 통해 실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서울대에서 ‘말하기’ 수업을 맡고 있는 유정아 씨(전 KBS 아나운서)는 “근본적으로 말하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즉, 나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는 남의 진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진정한 ‘말짱’은 고압적인 자세로 남을 가르치려 하는 웅변가보다는 나의 눈높이를 남에게 맞춰 상대방의 진심을 얻어 낼 수 있는 설득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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