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당당한 부자를 꿈꾼다











올해 21살인 대학생 박선영 양은 작년부터 ‘주택청약부금’을 적립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적립하고 있는 주택청약부금이란 ‘민간건설이나 민영주택을 분양 받기 위한 우선순위를 부여하기 위해 주택법에 의거한 목적부 적금’이다. 예전처럼 단순히 돈을 은행에 예금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이라는 목적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이른바 ‘재테크’의
단편이라 말할 수 있다. 이미 그녀 주변 몇몇 친구들은 그녀를 따라서
이런 적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재테크’라는 단어는 더 이상
대학생들에게 생소하지 않다. 박선영 양처럼 대학이라는 사회에 발을
내딛자 마자 재테크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서점에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 재테크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학교 도서관에서도 이
도서들은 언제나 대여순위 ‘0순위’를 고수하고 있다. 재테크 관련
서적들도 다른 도서들에 비해 너덜거리기 일쑤다.


이정석 (숭실대 경영 01학번) 군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경제신문을 읽는다. 특히 재테크 관련 사항은 빠트리지 않고 찾아본다. 그런 그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부동산 경매.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검색하는 일이 이제는 하루 일과가 돼 버렸다.
대학생들의 재테크가 열풍이다 보니 학교마다 부자, 투자, 주식, 재테크라는 키워드로 모임들이 결성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에는 서울대에 부자동아리가 생겼다. 처음 부자동아리를 만들 때는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들이 그리 곱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제법 달라졌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도 80여명이 몰리는 등 유명동아리가 됐다.
이 밖에 증권투자 동아리도 줄을 이어 생겨나고 있다. 한국외대 증권투자동아리 ‘포스트레이드’는 회원 중 60%가 이미 증권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동아리뿐만이 아니다. 간간히 주식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을 학교 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종혁(성균관대 경영 01학번) 군도 그 중 하나다. 항상 노트북을 옆에 끼고 다니며 수시로 주가를 체크한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어떠한 일확천금을 노린 것이 아니죠. 덕분에(!) 많이 잃었어요. 하지만 자꾸 공부하고 배우다 보니 이제 조금 눈을 떠갑니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해서 한국의 워렌버핏을 꿈꿉니다.”라고 말한다.


최근 한국의 20대의 화두는 단연 ‘부자’다. 과거‘부자’하면 떠올랐던 각종 투기와 사채, 고리대금업 등의 어두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처럼 우리 부모님 이전 세대가 부자를 ‘반칙’의 상징으로 여겼다면, 요즘 대학생들은 정정당당하게 돈을 모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과외나 기타 아르바이트도 있고, 용돈을 모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를 꿈꾸는 신세대들은 이것들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직접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돈’을 굴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전적인 방법에 신세대식 관리법을 도입해 ‘재테크’의 재미를 쏠쏠하게 보는 대학생들도 있다. “학기 중에 남들 아르바이트 하면서 큰 돈 모으는걸 봤지만 전 그냥 용돈을 조금씩 모았어요. 공부도 중요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기가 버거웠죠.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죠.”라고 말하는 이재원(21, 아주대) 군은 지난 학기 동안 온라인 가계부 작성과 검소한 생활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다음 학기 군입대를 앞두고 그 돈으로 동남아나 가까운 해외로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한다.

시대가 변한만큼 부자의 의미도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부의 결과보다는 부를 쌓는 과정에 더 많은 중심을 두고 있다. 부자동아리나 투자동아리를 통해 돈의 진정한 가치와 자산운용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분명 가치 있는 일이며, 필요한 일이 아닐까.

글,사진_이상엽 / 12기 학생기자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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