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감성 유학기]제4화 반 고흐의 예술혼이 담긴 현장에서 그의 자취를 느끼다!


프랑스가 철학, 과학, 학문뿐 아니라 예술이 발달한 도시라는 것은 이곳에서 탄생된 작품들- 예술가들의 창작세계와 이것에 대한 열정이 담긴- 과 수많은 예술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사, 순수미술, 현대미술 등 예술 분야에 대한 견문과 지식을 더욱 깊이 하기 위한 유학생들이 유난히 많다.

어느 날, 현대미술을 공부하는 유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저 박물관에 걸린 그림이나 조각 작품 등을 보면서 ‘미술책에서 보던 거다!’ 하고 신기하게 여기기만 했던 문외한인 나에게 이 미술학도와의 만남은 예술 작품뿐 아니라 예술가들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열린 눈과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그래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선 책을 읽어본 적이 있어서 잘은 몰라도 누군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에 대해서 물어보면 빈센트 반 고흐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친구와 얘기를 나누던 중 책에서 읽었던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 반 고흐가 파리 근교 어느 작은 마을에서 생을 마감했던 것이 떠올랐다. 고흐의 마지막 자취를 느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나는 그 친구와 또 다른 친구와 함께 고흐의 권총자살로 결국 그의 인생 종착역이 되어버린 “Auvers-sur-Oise(오베르 쉬르 와즈)”라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파리 시내에서 만나 기차를 갈아타고 1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오베르는 평화롭고 인적도 드문, 전원적인 냄새가 풍기는 작은 시골 같은 마을이었고, 우리가 먼저 찾은 곳은 반 고흐가 이 곳에서 머물렀던 여관이었다. 고흐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지만 여기에서 생애 마지막 70일을 보냈는데, 그는 이 기간 동안에 70점이라는, 사후 그를 유명하게 만든 대부분의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그가 남긴 작품 속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다니며 그 당시 그의 흔적과 예술혼을 느끼고자 했다. 오베르의 교회처럼 책 속에서나 봤었던 고흐의 그림 속 풍경과 똑같은 곳들을 하나씩 밟을 때마다 마치 내가 고흐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고흐가 혼자 그림을 그리며 느꼈을 고독과 희열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그가 죽기 바로 전에 마지막으로 그린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현장에서 느낀 적막함과 공허함은 그가 자살을 결심했을 만큼의 무섭고 외로운 기분과도 왠지 비슷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흐는 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그린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권총으로 가슴을 쏜 후 고통스러워 하다가 이틀 뒤,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사실 고흐를 후기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나 광기와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다 끝내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 천재 화가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그의 흔적들을 찾아가보니 비록 외로움을 많이 느꼈지만 정작 내면은 따뜻한 사람이었고, 소박한 사람이었음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브르나 오르세유 박물관 또는 프랑스의 웅장한 궁전들과 그 귀족의 생활모습과는 전혀 다른 소박한 문화 체험이었지만, 오베르의 평온하고 서정적인 자연과 함께 유명한 화가로서가 아닌 인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정서적으로 교감을 할 수 있었던 좋은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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