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전용공간, 여성을 위한 당연한 처우














앙증맞은 2층 침대와 원목으로 만들어진 화장대, 넓은 거울이 돋보이는 세면실… 마치 호텔룸에라도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깔끔하게 꾸며진 이곳은 다름아닌 중앙대학교 여학생 휴게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학생의 수다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테이블과 넉넉한 소파는 물론 PC까지 갖추고 있는 이곳은 새롭게 리모델링한 후 여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앙대학교 김민지씨는 “마땅히 편하게 쉴 공간이 없어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여학생 휴게실이 생긴 후론 모두 약속 장소를 여학생 휴게실로 정할 정도예요.”라며 여학생휴게실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다. 이제 공강 시간이면 커피숍을 찾아 헤매는 수고와도 작별이다.
남학생들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학생 휴게실이 생겼기 때문. 경희대학교는 여학생 휴게실 리모델링 뿐 아니라 올해 초 도서관 여학생 열람실을 확대 했는데, 평소는 물론 시험기간이 되면 가장 먼저 만석이 될 정도로 그 이용률이 대단하다. 경희대학교 권미진씨는 “남학생이 있어서 불편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확실히 여학생 열람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여학생 열람실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이렇듯 중앙대와 경희대 외에도 홍익대, 한양대 등 현재 거의 모든 대학에서 여학생 전용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세련된 시설은 아니더라도,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이부자리와 소파, 테이블을 갖추고 있어 여학생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나 생리통으로 힘들어 하는 여학생들에게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 내 여성전용공간의 등장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편승해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홍익대 총여학생회 회장 조은진 씨는 “여학생들이 자랑을 해서인지 남학생들이 무척 부러워하는데, 이러한 여성 전용 공간에 대한 반대 의견은 거의 없고 이러한 휴게실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며 현재의 학교 분위기를 전한다. 경희대학교 강귀석 씨 또한 여학생 전용공간의 확보에 대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러한 현상들은 성숙한 사회의 판 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여성 인권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생리 공결 허용, 여학생 전용 열람실·휴게실 개설 등의 변화들은 매우 고무적입니다.”라며 지지 의견을 보였고, 숙명여대 이혜연 씨는 “다른 학교 친구들이 남녀공학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할 때가 종종 있는데, 여대에선 정말 문제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불편함을 들으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런 이유에서 여학생 전용공간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여대에서 보는 또 다른 시각도 말해주었다. 서울에 비해서 여학생 전용 공간의 확보가 부족한 지방에서도 여학생 전용 공간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목포대학교는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얼마 전 여학생 휴게실을 마련, 주변 대학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례. 이렇듯 단순히 여학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여학생 공간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캠퍼스 내의 여학생을 위한 공간 확보는 총여학생회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외에도 생리 공결 제도 실시와 반성폭력 운동본부 건설, 여성취업전문연구팀 구성과 같은 학내 사업과 여성농활, 사회 소수자와의 연대문제와 같은 학외 사업 등 역시 총여학생회 활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때때로 총여학생회의 과격할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남학생들도 적지 않다. 즉, ‘역차별’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채린 씨는 “사람들이 여학생 전용 공간이 있는 이유를 모르고 혹은 오해하기 때문에 그러한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여학생들 스스로도 흡연 혹은 수다용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여학생 전용 공간의 진정한 의미를 먼저 알린 후에 여학생 전용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학생 전용 공간에 대한 많은 의견은 단순히 남녀문제로 논의될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하나의 사회문제로서 남녀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만 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여학생전용공간은 역차별이 아니라 그 동안 억눌렸던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도기적 성과물일 것이다. 결국 이 과도기적 성과물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관대한 시선과 배려, 그리고 이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 해 처음으로 전국 총여학생회 모임을 준비중인 전국 총여학생회 대표 경희대 총여학생회
(회장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3학번 조이하나, 부회장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3학번 조이미진)는 총여학생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지속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총여학생회의 가장 큰 숙제라고 말한다.

Q. 총학생회가 존재하는 데, 총여학생회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여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에 낯설어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총학생회 입장에서 여학생들의 의견에 직접 찾아가 귀를 기울일 여건이 부족하고요. 그래서 총여학생회가 여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의견을 묻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도록 생겨난 것입니다.

Q. 총여학생회 선거권을 여학생에게만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간단하게 설명해서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를 할 때 그 단과대학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총여학생회는 여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공감하며, 그 안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투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Q. 간혹 역차별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여성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 받고 차별 당하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남성 중심의 가치관을 위주로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이는 남성들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입니다. 역차별이라는 오해가 아닌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사진_이유진 / 12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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