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쟁? 그래도 난 동아리가 좋다!












‘학점, 연애, 동아리활동.’

위의 세 가지 것들이, 완벽한 대학생활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꼭 성취해야만 하는 필수요소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더 어려운 지금, 대학생들이 학창시절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은 앞의 세가지 아이템들에서 ‘학점, 토익점수, 인턴 및 공모전 경험’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찾아온 취업의 위기에 많은 대학생들이 한숨 짓고 있을 때 그들과 다른 이유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다름아닌 동아리. 해가 갈수록 저조해지는 신입생들의 등록과 학생들의 무관심은 학내 수많은 동아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캠퍼스 곳곳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동아리 홍보용 포스터들이 그들의 애타는 심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문제들은 주로 취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동아리들에서 발생하고 있다. 캠퍼스의 ‘취업 우선주의적’ 분위기에 대하여 한국과학기술원 연극동아리 회장 김현주씨는 “새내기들이 입학하자 마자 ‘어떻게 대학생활을 즐길까’ 하는 마음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학점을 받고 좋은 직장에 들어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대학생활을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길태준씨는 학창시절 3개의 동아리에 몸담았던 경험이 있는 동아리 매니아다. 일본 츠쿠바(Tsukuba)대학 재학 당시 로봇 동아리에서부터 번역, 그리고 골프동아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하였다는 그. 일주일에 5일, 하루 8시간을 동아리에 투자할 만큼 모든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고 한다. 국내에 있을 때 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았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가 동아리 활동에 매진 하였던 이유에 대해 그는 ‘나만의 신화를 창조하기 위함’ 이었다고 말한다. Robocon(일본에서 열리는 로봇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그는 “대학에는 대학 시절이 아니면 해보지 못하는 것들이 가득하며 만약 자신이 그러한 것 중 하나를 발견했을 때 동아리는 그를 이룩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라고 전하였다. 그리고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의 이점에 대해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 및 추억들은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라고 덧붙였다.

동아리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은 길태준씨뿐만이 아니다. 학내 매점에 붙어있던 홍보용 포스터의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응원단에 들어갔다는 KAIST 박근량씨도 마찬가지 경우다. 현재 그에게 있어 응원단은 그의 삶 자체이다. 정식 응원단이 없었던 KAIST에 정식 응원단을 만들기 위하여 그가 했던 노력들은 타 대학의 응원단 실태 조사에서부터 학교 관계자 설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응원단 출범을 위해 군대 입영일까지 미뤘다는 사실은 그의 응원단에 대한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응원단 활동을 통하여 진정한 리더쉽과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자세가 무엇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박근량씨. 현재 대학가에 만연한 취업 우선주의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도 다양한 공모전 준비와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봤어요. 물론 이력서에 한 줄 넣기엔 그만한 활동들이 없죠.



하지만 제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응원단 활동을 해보겠어요?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고 또 저를 믿고 따라와주는 동료들을 만나는 것, 이러한 일은 제가 대학생이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응원단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그 동안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모든 이들이 눈 앞에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하였다.



대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등한시하는 원인으로는 취업의 위기뿐 아니라 구시대적인 동아리 문화 또한 크게 작용한다. 성균관대 02학번 김동관씨는 “시대는 빠르게 변해가는데 동아리 문화는 한 곳에 정체되어 있는 것 같다” 라고 말한다. 이에 덧붙여 그는 신입생 및 동아리 원에 대한 소홀한 관리, 환영회 및 MT때 술을 강요하는 문화, 동아리 최우선주의 및 후배들에 대한 거침없는 행동들이 자신을 포함한 주위 친구들이 동아리에 들지 않았던 이유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대학생들이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장벽들은 많다. 관심 있었던 동아리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기가 어려웠다는 공주교대 원정애씨. 그녀는 “동아리들이 조금 더 학생들에게 다가왔으면 한다”고 전하며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였다.
물론 동아리에서도 이러한 자신들의 한계를 인식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 ‘신입생 환영파티 = 술 마시기’의 고정관념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다. 신입생 환영 기념으로 이제부터 술 마시기 대신 연극을 관람할 계획이라고 밝힌 한국과학기술원 연극동아리 ‘이박터’. 그들은 지난해 저조했던 신입생 등록을 이번 기회를 통해 회복하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하며, 시대에 발 맞추어 변화하는 동아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만 열어놓는다고 하여 신입생들이 몰려오던 시대는 지났다. 동아리는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과 새로운 변화를 꾀하여 신입생 유치에 나서고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조금 더 즐기려고 한다면 취업 걱정으로 인하여 삭막해진 캠퍼스에 잠시 잃어버린 웃음과 낭만이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대학의 존재 이유와 대학생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볼 때이다.

글,사진_김가람 / 12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 석사과정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