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개김! 우리는 ‘비주류’가 더 좋다!












지난 7월,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미술공간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갤러리의 조용한 분위기를 내다버린 그곳에는 신나는 음악이 틀어져있고, 클럽 같은 조명의 전시장 내부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목을 든 사람, 뿔이 난 도깨비, 토끼이빨, 토끼 복장을 한 윤곽 보이들이 그려져 있었다. 철저한 작품성을 검증 받은 능력 있는 신인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이곳에 한 달 동안 원색의 장난스러워 보이는 일러스트들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관객들은 엽기적이어서 귀엽기까지 한 이 일러스트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전시회 자체를 자유롭게 즐기다가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전시한 새침한 와이피를 비롯하여 그와 비슷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모아 ‘인디 만화가’, ’언더일러스트 작가’ 등의 말로 수식했다.



“단지 비주류기 때문에 언더나 인디로 불린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새침한 와이피(이하 와이피)는 인디와 언더의 그간의 인식을 이렇게 정정해주었다. “인디라는 말은 독립적인 의미가 강한 말이고요, 언더는 인디라는 말과는 다르게 아마추어적 요소가 강하단 뜻으로 풀이해요. 그런데 현재 열심히 활동 중이신 ‘아메바피쉬’ 같은 분들은 절대 아마추어가 아니거든요. 다른 분들도 그렇구요. 단지 상업적이고, 대중적이지 않다고 해서 인디나 언더로 불리우는 것은 억울하지요.”
현재 와이피처럼 활동하는 일러스트 작가들은 아메바피쉬, 물먹은 화장지, 로야 등 굉장히 많다. 이들은 각자의 느낌이 살아있는 다양한 일러스트들로 대중들에게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의 작품에 열광하게 하는가?




“저는 제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그릴 뿐이에요!” 와이피는 그의 낙천적인 성격답게 원색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더욱 발랄해 보이는 그의 그림들은 금방이라도 통통 튕기며 움직일 것만 같다. 그렇지만 섬뜩할 수도 있는 목 잘린 그림들은? “제 자신을 더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의 표출이랄까요. 허허..” 와이피는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국내외에 떠도는 분위기, 감성들을 믹스하여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그러나 ‘정형화 된 아름다움’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그림들이 많아서 외면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도 때로는 대중적이고 돈이 되는 그림을 그려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실 기업주나 광고주들은 저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아요. 너무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처음의 소신대로, 제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꾸준히 활동해나간다면 언젠가는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림쟁이가 되어 있을 거라 믿기 때문에 ‘돈 되는 그림’으로 제 스타일을 바꿔버리고 싶지 않아요.” 그는 단호했다. 그래서 그는 싸이월드 () 미니홈피와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올리고 오프라인 개인 매거진 ‘삐라’를 발행한다. 자신이 개발한 캐릭터가 그려진 수첩과 티셔츠 등도 그의 이미지를 관객과 소통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는 트랜드를 따라가는 그림으로 봐주지 않고 단지 엽기나 개성이 강한 그림만으로 치부하여 자신을 ‘싸구려 그림쟁이’로 만드는 현실에 아쉬움을 표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 묵묵히 오늘도 열심히 작업 중이다. 새침하게!




“요즘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취업 준비한다고 토익 공부하는 시대잖아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한 켠에 접어버리고 말아요. 그저 남들이 인정하는 직업을 갖고, 그러다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인, 평범한 삶이 목표가 돼버려요. 제가 비주류 작가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멋지게 하며 살고 있는 그 소신이 좋아서예요.”(이주영/한림대 2학년)
“그들 그림에는 사람들이 감히 생각하지 못한 메시지와 표현방법이 있어요. 누가 그것을 어떻게 말하든 눈치 안보는 자유로운 그들의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오창훈/홍익대 3학년)
이러한 점 때문에 비주류 문화 매니아들은 전시회 소식에 발 빠르게 움직이며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하며, 카페나 클럽에 가입하여 작가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강하게 갈구하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어 보겠다는 강한 열정을 갖고 실행해 나가는 것은 어느 시대에 나 어느 문화를 막론하고 우리들에게 늘 어려운 숙제였다. 와이피를 비롯한 수많은 비주류 작가들이 더욱 매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열정적으로 꾸려가고 있는 점일 것이다. 그것이 주류문화에 대한 개김이고 게릴라 기질이 아닐까? 와이피는 생각이 맞는 몇몇 실력 있는 작가들과 게릴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게릴라 프로젝트는 일러스트 무크지 발행에 목적을 둔 것. 곧 마흔 여섯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새로운 게릴라 프로젝트가 발행될 예정이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당신!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개김성과 게릴라 기질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트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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