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밖으로! 밖으로?












대학은 어떤 공간인가? 진정 학문을 위한 곳인가? 교양의 폭을 넓히고, 지식을 쌓아야 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지만 대학이란 공간과 그 안에서 주어진 시간은 분명 예전과는 달라졌다. 대학을 대학교의 건물 내에서 학문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대학생들은 이제 천연기념물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분명 대학생의 시기에는 자기 발전의 수단이 되는 활동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학생들은 실용적인 면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연합동아리와 각종 공모전, 해외어학연수와 자원봉사까지 취업의 시기에 다양하게 채워진 이력서를 통해 우리는 많은 대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은 안팎으로 변하고 있다. “캠퍼스의 밖에서 이루어 지는 활동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 수 밖에 없어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실무 능력을 배울 수 있잖아요. 이론만 가지고는 일을 할 수 없잖아요. 시대에 맞게 빠르게 맞추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유현지, 박유리씨(경희대학교 컴퓨터 공학 01)는 입을 모았다. 캠퍼스 안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뭔가를 꿈꾸며 대학생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밖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을 캠퍼스 밖으로 이끄는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2002년 고려대학교는 이과대의 컴퓨터학과와 공과대의 전파통신공학과를 떼어내 정보통신대학을 설립했다. 정부 지원이 있을 것이란 말에 IT 분야를 특화시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내년 입시부터는 전파통신공학과 신입생을 다시 공과대 소속으로 뽑기로 했다. 교과과정과 학문적 특성, 그리고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원 감축 등이 이유이다. 성신여대의 경우에도 지난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성화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대학구조 개혁을 단행했다. 특성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학부 및 연계전공을 신설하고 실용주의 중심 대학을 구축하기 위해 야간 전학과를 폐지하는데 구성원이 합의를 했다고 한다.
대학들의 이러한 구조개혁은 실용응용중심, 전문인력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실제로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에 역점을 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론적인 교육과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접목하는데 초점을 맞춰 취직을 원하는 학생을 위해 실사구시 교육을 펼치겠다는 대학들의 의지이기도 하다. 사회의 시선에 맞춘 스스로의 변신은 학교에서도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의 구조조정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수많은 잡음들은 여전히 많다. 게다가 그 주체가 되는 학생들 사이에서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에 앞서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요즘 대학생들의 ‘주체의식’의 결여라고 여겨진다. 그들의 불안감을 야기 시키는 것은 단순히 학생들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학교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구조의 문제라고 여겨진다. 예전에는 사회 구조의 문제가 있을 경우, 대학생들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것이 대학에서의 배움이었다. 하지만 주체의식이 결여돼 있고, 타자의 시선에 대해 민감한 요즘의 대학생들은 자기 관리, 경력관리라는 껍질만을 부풀리고 자신을 숨기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분명 대학생활은 자기 개발의 시기이다. 하지만 캠퍼스 밖의 활동에서 자신의 이력을 채우려는 행위에 있어서는 대학생으로서의 주체성이 실종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가 점검해 봐야 한다. 그것이 외적 개발이 아닌 내적 개발의 결과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생의 정체성identity의 실종은 개개인의 주체성subjectivity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학교 자체도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과 이름을 바뀌는 일 이외에 무엇을 더하고 있는가? 극단적으로 취업의 발판만으로 생각하는 공간과 시간의 제공차원에서 대학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대학은 대학생 개개인에게 자신이 따야 할 ‘학점’과 졸업장으로 대표되는 간판만이 존재하는 곳으로 남게 될는지 모른다. “과의 활동이나 단과대, 혹은 대학교의 전체적인 행사 계획을 만들거나 그에 참여하는 소속감 역시도 몇 년 전의 대학생들과 비교하면 약해진 편이네요.” 윤영기군(고려대학교 2005년 8월 졸업)의 말이다. 이대로라면 대학은 기업이나 사회에 편입되기 이전의 임시 정거장 역할로 남게 될 형편이다.





경력을 쌓거나, 자격증, 각종 공모전과 어학연수가 대학생들에게 당연한 일상일까? 대학을 다니는 지성인이라면 갖추어야 할 인문학적 지식과 지성인으로서의 덕목을 외면한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회인과 대학에 있는 학생으로 그 중간 단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대학생들. 경계인으로서의 자기 고민에 대한 부족은 결국 최근의 이런 세태를 낳게 되었다. 물론 정해진 과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문만 해야 한다는 것도, 경력만을 쌓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자기고민의 결과로써 그 성과는 분명 개별적으로 만족스러워야 할 것이다. 결국, 개별의 문제이겠지만 공동의 고민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소속에 대한 잠정적인 거처로써의 대학은 다양한 과외의 활동이 허용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본질적인 학문에 대한 고민이 배제된 대학은 의미조차 없어지고 말 것이다. 사회의 요구에 수치화된 자신만을 보여줄 것인가? 대학은 어디까지나 고민이 살아 있고 지성이 살아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또, 현재의 대학이 이런 모습이라면 그에 따른 행동도 본질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 제한을 둔 대학생활은 ‘배움’의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대학생으로서의 정체성도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밖의 타자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대학생들 스스로 규정한 범위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표현하는 방식과 표출의 방식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안위를 위한 대학생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민수씨(한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강사)의 말이다. 대학생 각자가 원하는 것, 선택하는 것, 선택 받는 것이 다른만큼 기업이 원하는 혹은 사회가 원하는 인재라는 것도 획일적인 점수로 매겨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획일적인 틀 안에 나를 끼워 맞추려고 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스스로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사회적 압박에 눌려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혹은 가능성의 시기, 그러나 공간의 주체는 사라진 대학, 학문은 더 이상의 우선순위가 아닌, 무늬만 대학생들인 젊은 친구들이 늘고 있진 않은가?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이런 물음을 던져보자. 그리고 생각하고, 고민하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과연 내가 원하는 일인가? 그리고 그 해답을 찾았다면 당신은 진정, 캠퍼스의 주인임에 틀림없다.

글,사진_이기언 / 11기 학생기자
고려대 영상문화학 석사과정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이색 전공, 마이웨이

곤충학자 이승현ㅣ 곤충으로 인생 직진

가수 Fromm | 슬며시 차오르는 위로의 달

교환학생, 가려고요? – 3탄 중국 교환학생 정현진

교환학생, 가려고요? – 2탄 미국 교환학생 김신비

교환학생, 가려고요? – 1탄 덴마크 교환학생 조홍근

LG 톤플러스 프리 생활 리뷰

스타필드 하남 완.전.정.복.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