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칠해요. – 실천사랑 벽화 봉사 동아리“담쟁이 ”








대학 연합 자원 봉사단 ‘담쟁이’를 만나러 찾아간 곳은 서울 화곡동에 있는 아담한 중학교였다. 학교 복도 벽에 몇 명씩 붙어 벽화 그리기에 열심인 이들은 사실 처음부터 벽화를 그리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저희의 공식 명칭은’대학 연합 자원 봉사단, 실천사랑’이라고 합니다.” 송미연 회장(인덕대)의 옷에 잔뜩 묻은 페인트가 벽화 그리기에 대한 열정을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한때 전국적인 규모였다는’실천사랑’은 꽃동네의 아기들을 돌보거나, 노인정, 보육원 등을 찾아 다니는 순수 봉사 동아리였다고 한다. 그러다’구세군 후생학원 보육원’의 벽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이 들어왔고, 홍익대학교, 성신여자 대학교, 서울 여자 대학교 등의 미술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봉사를 나가게 되었는데 그것이 ‘담쟁이’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로 곳곳에서 벽화봉사 부탁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하다보니 본래 하던 순수 봉사 일보다 벽화를 그리러 다니는 일이 더 많아졌다. 벽화를 그리겠다고 나서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보통 한 벽에 25명 정도의 인원이 필요한데 100명 가까이 몰려드는 바람에 인원 조정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하니 그 반응이 실로 대단했던 모양이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연합의 규모가 줄었지만,’담쟁이’라는 이름으로’실천사랑’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본격적으로 벽화를 그리게 된 이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2번씩 벽화봉사를 다니는 열정적인 학생들이다.








‘담쟁이’들에게는 하루종일 온몸에 페인트를 뒤집어쓰고서도 벽화를 그릴 수 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그들이 그리는 벽화가 단순히 공간을 아름답게,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장소가 바로 안양 교도소이다. 안양 교도소는 교도소들 중에서도 살인미수나 살인, 특수 강도라는 가장 무서운 죄목을 가진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수감자들이 하루에 한번씩 밖으로 나와 운동하는 곳을 둘러싼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담쟁이들은 교도소장님과 도안 협의를 하여 단순하면서도 따뜻하고 밝은 벽화를 그리기로 했단다. 철조망을 둘러치고 여러 명의 감시 경찰들이 서 있는 삼엄하고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벽화를 그렸다는 담쟁이들은 무서웠던 만큼 보람도 컸노라고 입 모아 말한다. “그곳에 계신 분들은 늘 우울하고 충동적이래요. 그런데 따뜻하고 밝은 벽화를 그린 뒤로는 죄수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교도소장님이 고맙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 때의 일을 실감나게 설명하는 회장의 얼굴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시립 아동병원의 벽에 그렸던 푸우와 피글렛 등의 캐릭터들이 병원을 무서워하고 오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벽화 하나로도 얼마든지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웃었다. 그야말로 ‘따뜻한 담벼락’을 선물하는 고마운 친구들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든지 한번쯤 은 해봤을 것이다. 마음속에는 다 있는 봉사의 마음. 그러나 막상 펼쳐놓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든 대학생들 한번씩 봉사하기. 그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당차게 또박또박 말하는 회장은 담쟁이들 모두가 봉사 후 뒷풀이에서조차 술을 마시지 않는 건전함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동아리 안에서 만큼은 철저하게 금주 금연을 지키고 있다는 이들은 동아리를 통해 모든 대학생들이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봉사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단 벽화를 그리는 일 뿐만 아니라 누구든 자기가 갖고 있는 전공과 재능을 가지고 봉사를 한다면, 어렵고 거창하게만 느껴지는 봉사가 더욱 친근하고 쉽게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담쟁이들. 이러한 담쟁이들의 따뜻한 마음들이 그들이 그리는 벽화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힘찬 행로가 앞으로도 그들의 벽화 만큼이나 밝게 빛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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