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이꺼 대충 웃기면 되는거지 뭐’ – 유머, 세상을 뒤집어놓다







‘웃기는 사람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메말라가는 인정, 각박해지는 풍토에 대한 반향으로 사람들은 이제 의식적으로 ‘웃음’이라는 가치를 찾아다닌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잠깐의 웃음과 함께하는 여유는 바로 그 일상의 지루함을 털어내는 활력소가 된다. 그렇게 신나게 웃던 그 시간 당신이 보고 들은 유머는 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뇌 한켠에 저장된다. 그리고 다음 기회에는 당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되어 머리 속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이끌어나간다.

틀에 박힌 형식적인 대화보다는 가벼운 대화가 많은 우리 젊은 층에게는 유머란 일상 그 자체다.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 개콘(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를 꿰고 있지 않으면 대화가 안된다’고 할 정도로 이미 우리들은 일상에서 이들 유행어에 물들어 있다. 만약에 이런 유행어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순식간에 홀로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즐기고 있는 분위기에 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실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웃음은 비단 이러한 TV프로그램으로부터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체가 만들어 낸 가장 무서운 작품인 패러디는 인터넷이라는 바람을 타고 전국 각 가정 컴퓨터에 배달된다. ‘디씨인사이드’나 ‘다음 텔레비존’과 같은 게시판의 경우 단순한 소모적 웃음과 재미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은 신종 어투나 패러디 시리즈물이 수없이 연작될 정도로 엄청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셈’ 혹은 ‘~하삼’과 같은 희한한 말투가 일상적이 되어버린 것은 바로 우리들이 그러한 문화의 소비자라는 반증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전혀 없을 듯 하다. 웃는 게 신체적으로 해롭다는 연구 보고서는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었으며, 일상 생활에서도 시종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유머라는 양념이 적당히 가미된 분위기가 긴장감을 한층 풀어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아니었던가. 이제 유머라는 가치가 하나의 주류 문화, 필수 덕목으로 떠오른 만큼 오히려 누가 먼저 이 문화에 잘 적응하느냐가 다음 세대에서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성향이 활달하고 개방적인 서구권 국가의 경우 일상 대화 속에도 끊임없는 말장난(펀:pun)으로 집중력을 높여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동안 너무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화법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민족이 원래 고지식하고 무뚝뚝한 민족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군자는 풍류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재미를 추구하고 놀기 좋아했던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 아니었던가.

결국 모든 유머 내지 개그의 힘은 긍정적인 사고다. ‘아무리 노력해도 난 자연스럽게 웃는 분위기에 낄 수가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가장 근본적인 사고방식 자체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웃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누구나 유머러스한 흐름에 동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하나 둘 모여 대인관계에서도 정말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해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화에 동참하기 위해 개그프로그램을 본다’는 요즘, 웃음이 지닌 파워는 실로 엄청나다고 하겠다. 미팅에 나가도 잘 생긴 사람보다는 유머러스한 남자가 인기가 많고, 재치로 똘똘뭉친 사람들이 인간관계가 넓은 것도 다 같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항간에는 ‘억지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억지로 웃기면 어떤가. 어쨌든 웃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의 이 유머 열풍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롱런하는 중이다. 앞으로 세상은 더욱 더 재미와 웃음을 추구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웃음이 지닌 마법에 한번 빠져보자. 단, 정말로 진지해야 할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 센스 정도는 미리 갖춘 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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