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웰빙&ECO체험기]제2화 마음이 먼저 편안해지는 웰빙 휴가


이곳의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가다 보면, 이 같은 표지판이 나온다. ‘STOP, REVIVE, and SURVIVE.’ 한마디로 뭐냐 하면……계속 운전하지 말고 쉬엄쉬엄 하라는 얘기다.
호주 사람들은 쉬면 정말 잘 쉰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관광과 휴가의 차이…. 어디론가 떠나는데 관광으로 갈 것인가? 아님 휴가로 갈 것인가? 영어로 말하면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왠지 한국말로 하면 휴가가 관광이고 관광이 휴가 아니겠나 싶었다.

올해 4월의 둘째 주말인 4월 9일부터 호주는 나흘간 휴일에 들어간다. 한국에 설이나 추석이 있다면, 이곳 호주에는 부활절(Easter) 연휴가 있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이곳에서 제일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들, 특히 내 생각에 있는 그런 명절과는 다르다.

부활절 연휴를 시작으로 대학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경우 일주일, 초·중·고교는 2주에서 3주까지 방학을 가진다. 다들 방학에다 연휴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단 몇 일이라도 이곳 사람들은 멀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명절이라 고향으로 향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만약 고속도로가 막힌다면-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그것은 놀러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막히는 것이다.


휴가는 말 그대로다. 가서 무작정 쉰다. 하루 종일 바다에 누워서 책 읽고 썬탠하거나, 좀 덥다 싶으면 바다에 들어간다. 그것도 힘들다면 리조트나 호텔의 수영장에서 그냥 늘어져 있는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무작정 쉰다. 그리고 저녁에는 우아하게 차려 입고 나가서 우아하게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렇게 지내는 것도 지겹다면 관광을 한다. 시간에 도망 다니듯 허겁지겁 보는 그런 관광이 아니라, 가서 한 곳에 죽치고 앉아 구경하고 얘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거짓일 것 같지만 동남아시아나 발리 같은 휴양지에 가보면 수영장이고 바다고 드러누워 있는, 그리고 관광지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는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의 휴가야말로 내가 꿈꾸는 최상의 웰빙 휴가이다.

이번 4월에는 나도 길지는 않지만 과다한 공부(?)로 인하여 지치고 상한 몸과 맘을 위하여 시드니에서 250km 떨어진 곳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1박 2일의 짧은 휴가였지만, 나름대로 웰빙하게 다녀오려고 노력을 해봤다. 물론 노력을 했을 뿐 그다지 성공적인 웰빙 여행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차를 가지고 2시간 반 정도 거리를 떠난다면, 이것은 이미 웰빙이 아니다. 차 뒤에 카라반(Caravan, 일명 캠핑카.) 하나 매달고 달린다면 모를까. 이번 휴가를 다녀왔던 목적지는 시드니에서 브리스번이라는 도시로 가는 길목에 있어 카라반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카라반 하나 있으려면 돈이 많아야 하고 끌고 돌아다닐만한 거리로 여행을 다닐 여유도 있어야겠지만 꼭 카라반에서 한번 자보고 싶다면 대부분의 여행지에 있는 카라반 파크(Caravan Park)에서 싼 가격에 자볼 수 있다.

하여간 2시간 반 걸려 도착한 곳은 넬슨 베이(Nelson Bay)라는 곳. 예전에 한번 와 본 적이 있는 곳이라 길을 찾기가 어렵거나 하진 않았다. 편안한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방을 미리 예약했어야 하지만, 무작정 오는 바람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부터 찾기 시작했다.

부활절 연휴가 지난 바로 다음날이라 다행이 방은 있었지만, 성수기라서 가격은 평상시보다 비쌌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콘도 같은 리조트에는 수영장이 보이는 방도 있고, 바다가 훤히 보이는 방도 있었지만 그저 쉬러 온 여행에 사치할 필요는 없다.



호주에 이민 온지 얼마 안되어 주위에 아는 분이 배를 한 척 구입하였다. 아담한 크기의 그 배를 한번 얻어 타고 가까운 바다로 나가 낚시를 했던 기억이 있다. 도시가 항구이다 보니 배랑 요트가 얼마나 많은지, 실제로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있는 다리는 요트가 통과한다고 하루에도 수십 번은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한다. 갑자기 여행 중간에 웬 배 얘긴가 싶겠지만, 배를 차 뒤에 끌로 오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여행을 하면 확실하게 배까지 챙겨서 오는 사람들……. 차 뒤에 끌고 온 배를 물에 띄우는 선착장에 구경을 갔더니, 낚시하고 들어 온 배에서 내린 사람들(생선을 손질하고 있길래 난 어부인줄 알았다.)과 그 사람들 옆에 생선 한 마리 얻어 먹으려는 수십 마리의 페리카나 무리들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하여간 아침에 일찍 배를 띄우고 가족들과 나가서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고, 배 위에서 와인도 한잔 하면서 점심도 챙겨 먹고…. 넬슨 베이는 배가 없어도 선상 쿠르즈나 바닷가의 카페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둘째 날엔 돌고래 구경을 가게 되었는데, 비록 선상 크루즈는 아니었지만 1시간 동안 바다를 돌면서 야생으로 다니는 돌고래를 보고 배에 그물을 내려서 수영도 하는 것이 내 배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해지기 전 바닷가에서 뛰노는 아이들, 그리고 손 꼭 잡고 걷는 노인부부……. 해변가 쪽으로는 휴가철에만 빌려주는 비치 하우스에서 서서히 저녁 준비가 시작된다. 야외 탁자에 식탁보를 펴고 와인을 마시면서, 서쪽 너머로 지는 해를 보고 (넬슨 베이는 동쪽에 있어 해가 바닷가 쪽에서 진다.) 낮에 잡아온 생선요리를 즐기며 가족끼리, 아니면 친한 친구끼리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이런 것이 정말 휴가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웰빙 휴가는 비싼 돈 주고 비싼 호텔에 묵으면서, 비싼 음식 먹으면서 즐길 수도 있겠지만, 가족끼리 마음 편하게, 모든 것을 잊고 떠나는 그것이 정말 웰빙스러운 휴가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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