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느끼는 문화의 향기 – 대학박물관




4월부터 6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유리건판 사진전 ‘그들의 시선으로 본 근대’로 근래에 매스컴을 많이 탄 서울대학교 박물관. 이 전시회는 1910년대와 1930년대에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의 일본인 교수들이 찍은 조선과 만주, 몽고 일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큰 관심을 끌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전시실을 찾은 시간은 오후 2시경, 한참 수업이 많이 있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시를 보는 학생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 각종 언론에 보도자료가 많이 나간 까닭인지 전시를 보러 온 일반인들도 많다고 한다.

수요일 오후 2시, 다시 박물관을 찾았다. 지난 95년부터 서울대가 학생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매주 열고 있는 ‘수요교양강좌’가 열리는 날이다. 이번 학기에는 ‘세계의 축제’를 주제로 매주 한 번씩 중국, 이슬람, 몽고, 일본, 유럽 등을 비롯한 각국의 축제에 대한 강연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어른부터 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강당은 가득 차있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문화공간이 되고자 시작한 이 ‘수요교양강좌’는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그런 까닭에 오래된 팬들이 여전히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다음 날 오후, 박물관 강당은 보다 시끌벅적하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영화’ 기획으로 매주 목요일 열리는 ‘컬트영화’ 상영일이다. 이 기획은 영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서울대 박물관이 ‘열려있는 박물관’으로서 거듭나는데 일조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만난 봉사 장학생 김지산씨(23,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01학번)는 “이전의 박물관이 고압적인 교육의 개념이었다면, 현재의 박물관은 관람객에게 열려있는 공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변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되며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여온 이화여대 박물관. 미술과 만화의 소통을 보여주는 ‘미술 속의 만화, 만화 속의 미술’, 미술 작품 속에서의 여성이미지와 여성작가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또 다른 미술사 : 여성성의 재현’과 같은 신선한 전시회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아쉽게도 증축관계로 박물관 문을 닫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오는 8월 31일로 공사를 마친다고 하니, 올 가을을 기대해 보도록 하자.

한양대 박물관은 음악대학 국악과의 후원으로 ‘아름다운 우리소리’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는 우리의 전통 악기를 재현해놓은 각종 모형을 볼 수 있으며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복원, 제작한 악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또 동시에 열리고 있는 ‘인류의 진화, 한민족의 기원’ 전시회에서는 인간의 시작과 탄생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미라 특별전을 기억하는가? 당대 최고의 권력을 행사했던 문정황후의 오빠 윤원형의 손녀 미라가 생생한 모습으로 출토되어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생생한 미라의 상태뿐만 아니라 당대의 복식과 장신구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일반인에게 선보인 이 ‘파평 윤씨 미라전’은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며 2만여 명이 관람하는 기록을 남겼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은 지금 짓고 있는 고대 100주년 기념관으로의 이전을 위해 잠시 문을 닫는다고 하니, 더욱 멋진 전시를 위해 조금 참고 기다려야 할 듯하다.

이 밖에도 테마 문화유적답사를 기획, 신청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경희대 박물관과 한국 최초 기독교 박물관인 숭실대 한국기독박물관도 눈에 띈다.
문화는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Culture)라는 말의 어원인 ‘경작’도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그 자체가 아니던가.
발길을 돌려 캠퍼스 안의 박물관으로 향해보자. 등잔 밑은 더 이상 어둡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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