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감성 유학기]제2화 파리 한가운데의 벼룩시장에서 파리 묘미를 발견하다!


어느 날, 불어의 압박으로 은근히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한 방에 풀어주고, 계속되는 우중충한 하늘과 하루에도 비를 뿌렸다 그쳤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우울해져 있는 나의 기분을 올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학원 프랑스 선생님께 젊음의 활기를 느낄 수 있거나 소박한 서민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결국, 추천 받은 곳은 잘 알려진 문화재나 유적지가 아닌, 내가 알던 파리와는 조금 색다르고, 훈훈한 사람 내음이 정겨운 파리 시내 한 벼룩시장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인 “Porte de Clignancourt”역에 내렸더니 벼룩시장의 위치를 물어보기도 전에 많은 인파들이 어디론가 한 곳을 향해 가는 것이 눈에 띄었고,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따라가보니, 마치 우리나라의 남대문이나 동대문 의류상가를 연상케 하는 큰 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의류나 신발 종류 뿐 아니라, 레게나 아프로-아메리칸 스타일의 상품, 힙합, 고스(GOTH), 밀리테리 상품 등 다양한 문화의 매니아적인 상품들을 접할 수 있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로 가득했다.특히, 흑인을 상징하는 색깔이라 할 수 있는 빨간색/노란색/녹색의 일명 “라스타(Rasta) 칼라”가 들어간 상품들을 사려는 왠지 반항적인 모습의 백인 젊은이들과 다양한 레게 머리의 흑인들 그리고, 고스족이 입는 온통 검정색으로 된 의류와 엽기적인 액세서리를 사려는 여기저기 피어싱을 한 창백한 백인 여자들을 마주칠 때면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신기하기도 했고, 사실 긴장감마저 들었다.

한편, 이러한 매니아적인 상품들 외에 여러 가지 디자인과 색깔의 트레이닝 복, 스니커즈류, Jean류, 도발적인 여성 상의류 등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패션 상품들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었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시장 골목 사이로 간혹 등장하는 세네갈 음식이나 특이한 군것질거리도 쇼핑의 재미를 한층 높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넓은 벼룩시장을 구석구석 뒤져보며 돌아다니고 나니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나는 유태인 식당이 밀집해 있는 “Saint Paul”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파리가 다국적 먹거리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도시인 만큼, 한국에서 맛보지 못한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많이 접해보는 것도 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되어 택한 것이 이스라엘 음식이었다.(아마 이태원에 가면 이스라엘 식당이 있을지도 모른다.)내가 들어간 식당은 “L’As de FALLAFEL”이라는 곳이었는데, 비록 공간은 협소했지만 내부는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입구 밖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유명세를 치루는 곳 같았다.



나는 저녁 메뉴로 팔라페 스페시알(Fallafel Special) 과 감자 튀김을 시켰고, 몇 분 뒤에 깔대기 모양의 밀전병 안에 경단처럼 생긴 동그랑땡 4~5개와 각종 야채가 흰 소스에 덮여져 있는 음식이 나왔다.

팔라페는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먹기에 불편할 것 같았지만, 깔대기 모양의 밀전병(Pitta, 피타) 이 내용물을 잘 감싸고 있어서 먹는데 지장은 없었고, 안에 든 경단 모양을 한 것이 야채 고로케의 맛과 비슷하여 각종 야채, 소스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오묘한 맛이 나고, 뱃 속을 행복하게 해주는 완전 베저테리안 음식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형성된 다양한 민족과 문화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파리의 묘미이고, 그래서, 파리가 고풍스럽고 낙천적이기만 한 고루한 곳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5.50유로의 저렴한 가격에 맛, 양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유쾌한 저녁 식사를 마지막으로 눈과 입이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소박한 서민문화에 대한 호기심 어린 발걸음의 여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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