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감성 유학기]제1화 프랑스의 다양한 먹거리! 아침은 저렴하게, 저녁은 우아하게

   
 

파리의 물가가 비싼 것은 익히 알고 있었고 또, 아무리 꿀꿀하고 절약정신이 투철해야 하는 유학생이라 해도 음식에 대한 욕심이 남들보다 많은 나로서는 알뜰하게 그러나, 궁상맞지 않게 먹고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은 절실했다.
앗! 그런데 나에게 딱 걸린 것이 있었으니…바로 우리 동네에 1주일에 3번(일, 화, 목요일) 열리는 시장(Marche: 마르쉐)이 아닌가??

내가 살고 있는 ‘Saint-Germain-en-Laye’ 라는 곳은 ‘파리4 Zone’ 에 있는 동양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주거 지역인데, 나도 파리 시내 중심 가에 살았더라면 다른 유학생들처럼 슈퍼마켓만을 이용했을지 모른다.
이 곳 Marche에서는 프랑스 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빵들 뿐만 아니라, 산지 직송 또는 농부들이 직접 가꾸거나 다른 유럽지역에서 가져온 과일, 야채, 치즈, 소시지와 햄들, 생선, 육류와 그 밖에 의류나 잡화, 인테리어 소품 등을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한국의 모~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하 159,800원에 파는 젤리핸드백을 40유로 즉, 60,000원에 살 수 있는 걸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유학생의 경우에는 일요일에 지하철을 타고 와서 치즈나 과일, 음식 재료 등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간만에 영양 보충하기엔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슈퍼마켓에서는 사고자 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점원에게 물어봐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우리 동네 Marche에서는 비슷하게 생긴 과일에 대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이 야채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 맛있는 치즈를 추천해 줄 수 있는지 등 각 상인들에게 친근하게 물어봄으로써 생생한 현장 회화를 체험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아니, 사실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이 야채로 샐러드를 해서 먹어봐라, 이 소시지는 어떻게 해서 먹으면 맛있다 등등 따뜻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렌지를 하나 덤으로 주기도 하는 후한 인심도 맛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도 ‘파리바게트’ 라는 빵집이 있는 만큼, 바게트는 프랑스 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주식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아침이나 점심 시간쯤에 길쭉한 바게트 하나를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을 길거리에서나 지하철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떻게 빵 한 줄로 한 끼를 때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동네 학원에서 오전 어학수업을 끝내고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바로 파리 시내에 있는 소르본느 대학부설 어학원에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 되니 점심 먹을 시간도 없거니와 파리에 머물고 있는 동안은 뭔가 파리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따라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집 근체에 있는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려는 인파들과 함께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결국 하나를 사들고는 지하철 안에서 열심히 뜯어먹었다. 바게트 한 줄… 이거 생각보다 배부르다.

한편, 동네를 지나다닐 때마다 가게는 늘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생과일이 얹어져 있거나 쵸코렛, 치즈 등을 뒤집어 쓴 파이들과 고소하고 담백해 보이는 다양한 프렌치 스타일 빵들로 진열대가 풍성해 보이는 빵집 하나가 나의 눈을 계속 자극했다. 심플한 간판에는 PAUL이라고 씌어져 있었는데, 이 가게 앞만 지나다니면 특히나 각종 파이들 때문에 파블로브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침이 고이는 현상이 일어날 정도였다. (사실 다른 빵집에서도 사람들이 바게트 다음으로 파이들을 가장 많이 사는 모습을 여러 번 포착했던 터라 나에겐 반드시 시도해 볼 먹거리 중에 하나였다.)

어학원의 프랑스 선생님께 물어본 결과, PAUL은 Francis Holder라는 사람이 1889년부터 시작된 아버지의 빵집을 1958년에 가업으로 물려받아 현재 그의 아들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역사가 깊은 파리의 유명한 빵집이었고, 나의 눈과 식욕을 자극했던 파이는 ‘타트(Tarte)’라 불리는 것이었다.

결국, PAUL에서 내가 고른 것은 듬성듬성 큼직하게 사과가 얹어져 있는 것과 벨기에 산 쵸코렛으로 온통 뒤덮인 Tarte였는데 특히, 사과 Tarte는 달콤하면서도 사과 덩어리 때문에 과일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어 포만감을 주며 프랑스 어느 한적한 농가에서 티타임을 갖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사과와 쵸코렛 Tarte를 시작으로 아주 가끔 유학생활의 칙칙함에서 벗어나 우아하게 커피 한잔 하고플 때 하나씩 하나씩 새로운 것을 개척해 보려고 한다.


나같은 빵 킬러 조차도 가끔 밥이 당기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쌀을 비롯해 라면과 김치를 사지 않을 순 없다. 어느 날, 한국에서 부쳐준 라면과 김치가 다 떨어진 걸 발견하고, 자연스레 쌀과 김치, 라면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파리 시내의 오페라 하우스 부근에 있는 한국 식료품점을 방문했다.

주로 간편하게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들과 기본적인 식재료, 과자, 생필품 등 한국에서 파는 웬만한 식품들은 거의 갖추어져 있는데 특히, 쌀의 경우 일반 슈퍼마켓이나 중국 시장에서 파는 것들은 밥알에 끈기가 적어서, 그나마 이 곳에서 파는 쌀을 먹어야 속이 편안하다. 김치는 포장 김치와 직접 만든 김치가 있는데, 포장 김치 중에서 김치가 시어서 포장이 부푼 것은 주인 아주머니께서 1유로를 깎아 주시기 때문에, 신 김치가 당기는 경우엔, 1유로를 아낄 수 있다.

나는 이 날, 파리의 한국 떡집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두부 1모를 추가로 사서 한국 식료품점에 다녀온 기념으로 온 아파트에 냄새를 풍겨가며 자랑스럽게 된장찌개를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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