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체험]제15 화사막에서 타는 모래썰매~




남아공 서북쪽에 위치한, 아프리카에서 가장 길다는 오렌지강을 건너 나미비아에 도착했다. 오렌지강은 남아공과 나미비아의 경계로 강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오른쪽은 남아공 왼쪽은 나미비아다. 남아공의 발전된 관광산업에 힘입어 그 주변국가들 역시 스카이다이빙, 승마, 돌고래 크루즈, 스쿠버다이빙, 모래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샌드보딩, 모래밭을 달리는 콰드바이킹, 아름다운 경치를 하늘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풍경비행(scenic flight)등의 풍부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있다.

2인용 카누에 올라 길고 긴 오렌지 강을 따라 노를 젓다 보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하루 종일 노를 젓느라 팔 아픈 줄도 모른다. 나미비아는 이 외에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장대한 협곡인 피쉬리버 캐년, 아프리카의 3대 사막으로 꼽히는 나미브 사막, 마치 환상에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안개 속의 플라밍고 서식지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많다. 그래서 많은 독일인들은 식민지배가 끝난 이후에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나미비아에 남아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사막에서 뜨는 해를 보기 위해 우리는 새벽 4시 반에 눈을 떠야 했다. 나미브 사막은 바람결에 실려온 모래더미가 모여 만들어진 모래언덕 듄(dune)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다. 좀더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 모래언덕 정상까지 가려면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모래에 밀려 반 걸음 뒤로 쳐질 수 밖에 없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끝을 보고야 마는 한국인이 아닌가! 겨우겨우 정상까지 기어올라 광활한 모래밭 위로 떠오르는 해는 이른 새벽 못다 잔 잠을 그리고 모든 것을 접어버리고 한국을 떠나 잃었던 모든 것들을 보상해주는 듯~ 장관이었다.
기어올라간 모래언덕을 미끄러지듯 내려가고 싶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백 퍼센트 순도의 모래밭에서 눈썰매 자세로 내려오며 뗑굴뗑굴 구르다 보니 금새 평지에 도착했다. 이 날은 하루 종일 사막을 걸어다녔다. 쟈칼이나 하이에나 같은 위험한 동물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해가 떠있는 동안은 좀처럼 마주칠 수가 없다.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사막처럼 갈라져버리는 피부. 건조한 기후 탓에 나미비아의 마켓에는 각양각색의 피부보습제를 판매하는 가판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동물의 왕국에서 본 야생동물이 아닐까 싶다. 에토샤(Ethosha) 국립공원에서 이곳이 동물의 왕국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우리에 갇혀있는 동물이 아닌 자연적인 동물서식지 안에 캠핑장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우리는 이틀을 묵었다.
공원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삼일 간 차로 둘러보아도 부족하다. 이곳에서 동물을 보려면 작은 소리도 내서는 안 된다. 다들 가만히 숨을 죽이고 연못가에 둘러앉아 물을 찾아 오는 각종 야생 동물들을 지켜보았다. 이런 종류의 공원은 건기에 가는 것이 좋다. 물이 부족한 시기가 되어야 동물들은 여행객들의 숙소 근처에 있는 물가로 물을 마시러 오기 때문. 마침 우리가 공원을 찾은 때는 건기였다. 이날 밤 우리는 라이노(맷돼지처럼 생겼다), 코끼리, 기린, 얼룩말, 자칼 등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발전된 관광지라 해도 여행객용 숙소에만 머물러서야 아프리카 여행이라고 할 수가 있나. 우리 일행은 동네 주민(이장님으로 추정)의 동의를 얻어 길바닥에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해결하였다. 화장실 역시 삽으로 땅을 파고 일을 해결하고 다시 흙을 묻어 흔적을 없애는 방식이다. 이른바 부쉬맨 캠프. 몇몇 사람들은 텐트조차 치지 않고 바닥에 매트리스만 깔고 잠을 청했다. 건조한 기후와 심한 일교차 때문에 감기에 걸린 나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준비해간 모든 옷들을 다 껴입고 한껏 웅크린 채로 잠을 청해야만 했다. 노숙을 택했던 이들은 다음날 아침, 어젯밤 꿈결에 무수히 많은 별 이야기를 하느라 한창 들떠있다.

버스를 타고 늘 똑같아 보이는 길을 달리다 보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현지인들, 길가에 산에서 주워 온 원석이나 하루 종일 깎은 만든 조각품들을 진열해 놓고 좀처럼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장사꾼들, 그도 아니면 다른 피부색 가진 우리들에게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이런 현지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기회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경제력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이나 동정을 가지고 이들에게 다가간다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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