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어 실전기] 제7화 고추장이냐 코트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국의 올 겨울은 예전 보다 더 일찍 다가온 듯 하다. 여름에 그리 더워서 온 유럽이 들썩이더니, 이번에는 이른 추위로 요란법석이다. 더운 지방에서 사는 아랍사람들은 여름부터 가을 재킷을 입더니, 벌써부터 가죽 코트에 울 스웨터를 입고 난리다.

난 영국에 올 때 입고 온 더플코트 한 벌이 전부다. 고추장과 미숫가루가 필수 항목인 줄 알았던 나. 식료품으로 가득 찬 내 트렁크에 옷들이 차지할 공간은 없었던 것이다. 먹는 것만 챙긴 탓에 고생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해도 견딜 만했는데, 요 근래 부쩍 추워져서 내 스스로가 가련해질 정도로 오들오들 떨고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추위가 가슴 속까지 느껴진다.

결국 쇼핑을 결심했다. 쇼핑예산은 외투와 바지를 합하여 50파운드(한화 약 10만원). 비교적 저렴한 ‘New look’이라는 매장에 갔다. 역시 겨울을 맞이하여 따뜻한 외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외투를 뒤적이던 나. 이럴수가~ 모양새도 색상도 요상한 주제에 가격은 모두 40파운드 이상이었다. 몸은 추운데 돈이 없어 외투를 살 수 없다니. 눈물이 났다. 그렇다고 왜 이리 비싸냐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외투는 포기 해야겠군’하고 돌아서는 순간, 25파운드의 갈색 외투가 보였다. 너무 기쁜 나머지 미소를 머금고 그 코트를 쥐는 순간! 그 코트가 아동복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단은 한 번 입어봐야 할 것 같은데, 아동복이라서 선뜻 입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아동외투를 가릴 수단으로 다른 옷들과 함께 들고 탈의실로 갔다. 갑자기 점원이 날 불러 세웠다. 난 가슴이 두근두근~ 얼굴은 새빨갛게 되었다. 그 점원은 옷이 몇 벌인지 세어보다 외투에 붙어있는 15years 라고 써있는 스티커를 보고야 말았다.

” It’s for 15 years old girl. Are you sure buying that coat? “
  난 머뭇거리며 횡설수설했다.
” I know, it’s for my sister’s. she’s 15years old.”

그녀는 옷 한 번, 내 얼굴 한 번을 보더니 싱긋 웃었다. 난 괜히 씩씩거리며 용감한 척 코트를 입고 나왔다. 그날부터 난 아동복 코트만 입고 다녔다. 어찌나 따뜻하던지~~~. 그로부터 10여 일이 지난 후, 아무 생각 없이 친구와 함께 그 때 내가 코트를 샀던 그 옷가게로 들어간 난 그때의 그 점원과 마주치고 말았다. 그녀는 또 처음처럼 미소만 지었다. 내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동생준다고 산 아동복을 내가 입고 있으니~ 쩝!

하지만 어쩌랴! 가난한 유학생이 돈이 어디 있다고! 아마 그 점원도 나의 빈곤한 생활을 이해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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