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어 실전기] 제6화 거만한 영국인들 “나가있어~”

영국 사람들은 나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한다.
” I think all koreans is the same.”

영국인들이 보는 한국인들은 아니, 동양인들은 스타일도 없고 그저 까만 머리의 자그마한 사람들일 뿐이다. ‘동양인들은 모두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을 보면 억울하기까지 하다.

한국인들은 조용하고 화가 나면 불끈해서 섣불리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들, 중국인은 씻기 싫어하고 거만한 사람들, 일본인들은 예의 바르고 항상 웃는 사람들.
왜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구분법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무뚝뚝해서 말을 걸어도 시큰둥하다고 생각하니 여간 섭섭한 게 아니다. ‘말을 아낀다’가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모두가 똑같다는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문화적 우월감이 가끔 날 화나게 만든다.

길에서 마주친 남자들, TV에서 보는 연예인들의 머리 스타일은 모두 축구선수 베컴처럼 삐죽삐죽하다. 여자아이들도 굽 높은 운동화와 나팔바지 차림에 큰 링 귀고리와 파란색 아이 섀도우가 전부. 쇼핑을 하러 topshop 이나 gap을 가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유행에 따라 변하는 옷과 비슷비슷한 디스플레이까지.
한국인들의 의상이 비슷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옷 입는 스타일이 나의 눈엔 전부 똑같아 보이는 건 왜일까?
한창 꾸미기 좋아하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유행을 따르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영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들의 의상이 비슷한 이유도 모두 그런 이유에서이다.
뭐 낀 놈이 뭐 낀 놈한테 성낸다고….

영국 사람들의 티타임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가깝고도 먼 미국’이다.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악당들은 전부 영국인들 아니면 영국식 발음을 구사한다. 올해 초에 개봉된 007 시리즈가 너무 미국화 되어 실망이다. 미식영어는 품위가 없고 언어가 그들의 생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등등.
영국인들은 미국이 세계의 중심인 것도 샘내고, 미국인들의 모든 것을 천박하다고 싸잡아 욕한다. 역사도 짧다며 뿌리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과연 미국을 정말 싫어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여행사에서도 가장 많이 상품으로 내놓는 것이 유럽보다도 미국 쪽이 많다. 그들의 TV시청 시간을 점령하는 프로그램들도 미국에서 인기 있는 심슨즈, 프렌즈, 앨리 맥빌, 윌 앤 그레이스 등이 젊은이 층에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10대~20대의 영어와 40~60대 노인들의 영어가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것도 신기하다. 나는 한국인이라서 영국의 젊은이들의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했는데 못 알아듣는 것은 영국 사람들도 마찬가지란다. 젊은이들의 발음이 점차 미국식 영어화로 변해가기 때문이라고.
겉으로 미국의 모든 것을 우습게 보면서 실상은 미국 가요, 미국 영화 등에 열광하는 영국인들.
솔직하게 미국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나? 빅토리아 시절의 대영제국을 회상하며 여전히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 믿고 있는 영국인의 이상한(?) 우월감이 언제쯤 꺾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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