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물건을 사고 싶다고?


 
토요일 오후. 홍익대 정문 앞 놀이터에 장이 섰다.
유화를 그려 넣은 청바지, CD로 만든 벽시계, 직접 디자인하고 인쇄한
편지지, 병뚜껑에 그림을 그려 만든 열쇠고리, 직접 염색한 스카프와 두건, 펄을 뿌리고 자개단추를 달아 멋을
낸 면 티, 코바늘로 뜬 핸드폰 케이스.
이 곳에서 파는 물건들은 어느 것 하나 예사로운 것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곳 예술시장에서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손수
만든 물건만 팔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
이다. 시장에서 떼 온 물건이나 시장제품과 별 차별성이
없는 작품은 판매가 금지 되어있다. 그래서 여기 있는 물건들은 모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것들이다.
이 곳이 바로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이다.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2002년 월드컵 기간에 진행됐던 지역 축제 형식의 벼룩시장이 모태
가 됐다.
월드컵 후 비영리 문화단체인 ‘프리마켓 사무국’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홍대 앞 놀이터에 정기적으로 장이 서게
됐다. 프리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의 개념을 넘어서, 시민, 학생들이 직접 작가와 상인으로 참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 거리축제를 표방한다. 덕분에 운이 좋으면 시장에서 인디밴드 공연이나 퍼포먼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개장 시간은 토요일 오후 1시에서 6시이다. 일요일에는
주관은 다르지만 비슷한 성격의 ‘희망시장’이 열린다.
 
이 곳에 물건을 선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졸업생들이지만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판다면 참가자격에 제한은 없다. 덕분에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이 곳에서 솜씨를 뽐낸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온라인 커뮤니티(http://cafe.daum.net/artmarket)
자료실에서 참가 신청서
를 작성하여 보내면 참가 여부를 알려준다.

야니무(YANIMOO)라는 상표를 달고 자신들이 손수 디자인한 면 티를
팔던 송현희(23), 신혜정(23)씨는 안양예고와 계명조형예술대학에서 함께 미술을 공부한 친구사이
다.
송현희 씨는 “가게를 낼 형편이 안돼서 우리 작품을 선보이고 평가받을
만한 곳이 없었거든요. 이런 곳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그려 만든 수첩과 편지지를 팔던 오진숙(26)씨
자신의 작품을 팔아보고 싶은 마음에 처음에는 무작정 인사동을 찾았단다. 노점상이 많은 곳에서는 마음대로 물건을
팔 수 있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허가도 받아야 하고 자릿세도 있어야 하고, 결국 이곳 저곳을 헤매다
예술시장을 발견하게 됐다.
“이 곳에 오면 제가 디자인한 물건에 대해 바로 바로 반응을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의 취향을 파악하게 되는 거죠. 젊고 감각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배우기도 하구요. 앞으로
이 쪽 일을 계속 하고 싶은데 이곳이 많이 도움이 돼요.”

올 초 인터넷에서 우연히 예술시장을 알고 나서 오늘로 세 번째 이 곳을 찾는다는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01학번 박혜린(24)씨
“물건들이 다 특이하고
다양해요. 시중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라서 구경만 해도 재미있어요.”
라고 말했다. 박씨는
오늘 이곳에서 아이보리 색으로 염색된 두건을 9,000원 주고 샀다. 시가보다 조금 비싸지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물건이라 마음에 든단다. 두건이 예쁘다고 칭찬하자 “뒤쪽이 더 예뻐요”라며
고개를 돌려 보라색 구슬 달린 뒷모습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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