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어 실전기] 제4화 한국엔 김치! 영국엔 뭐?

영국인들에게 감자는 주식이다. 삶거나 또는 튀기거나. 항상 감자를 먹는다. 감자 튀김을
우리네 프라이드 포테이토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영국인들의 감자튀김은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색깔도 허여멀건~ 맛없어 보이는
감자튀김이니까.
다른 음식에 비해 맛의 차이가 심하지 않기에 패스트 푸드에서 감자튀김을 자주 사먹었다. 특히 영국에 도착한 초기에는 매일
패스트 푸드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으로 식사를 해결했을 정도다.
그곳에서 내가 이상하게 느낀 것은 영국인들은 케첩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감자튀김엔 언제나 시뻘건 케첩이 뿌려져 있었지만 영국인들의 감자튀김은 아무것도 뿌려있지 않았다. 근데
이상한 건 그들의 감자튀김에선 이상한 냄새가 났다는 사실이다. 감자튀김을 봉지 채 들고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는 영국인들.
헌데 감자튀김을 들고 있는 사람 곁에서는 시큼한 비린내 같은 것이 났다.
처음엔 영국인들 몸에서 나는 냄새인
줄 알았다.
맥도날드에서 셀프서비스로 케첩을 가지러 간 순간, 그 곳에는 케첩말고 하얀색 봉지가 있었다.
나는 마요네즈려니 하고 와서 용감하게 뜯어서 짜려는 순간, 으아~악! 이게 웬일. 찍~
하며 새어 나온 액체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깜짝 놀라 다시 보니 비네가(vinegar) 라고 써있었다. 식초였다.

영국 사람들은 케첩이 아닌 식초와 소금만으로 간을 해서 먹는 것을 좋아하고, 세계적인 감자스낵회사 P사에서도 영국에는
‘salt & vinegar’라는 맛을 내놓았을 정도라니 영국인들의 식초 사랑은 세계적인가 보다. 레스토랑에도
케첩보다는 식초가 있는 경우가 더 많고 케첩을 원하는 경우에는 따로 주문해야 한다. 한국식으로
먹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던 나도 식초 맛 감자튀김에 길들여져 버렸다.
음식만큼 이렇게 특징 없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맛없기로
소문 난 영국 음식. 그 악명을 증명하듯, 조리법은 튀기고, 삶고 굽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맛깔스러운 양념만 먹다가 싱겁고 민숭민숭한 영국식 소스는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영국의 대표적 음식이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 – 영국인들은 감자튀김을 chips라고 한다)’
라고 하길래 유명한 피시
앤 칩스 식당을 찾아갔다.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대구(생선이름) 한 마리를 튀김 옷을 묻혀 튀긴 것과 감자 튀김이 전부였다.
생선튀김을 고유음식이라 하다니. 우리나라의 김치 정도는 되어야 고유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영국 고유의 음식이 없다 보니 세계적인 유명 음식이 영국에 모두 모여 있다.
길거리에는 온통 인도음식(탄두라), 중국음식, 터키음식(케밥), 자메이카 음식점이 가득하다. 일본, 한국, 아프리카,
중동 음식점까지 자신들의 음식문화의 빈곤을 이런 식으로 채우는 것 같았다. 나 같은 이방인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긴
하다. 각 나라의 음식 맛을 보고 싶을 땐, 영국으로 오라. 전 세계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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