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만큼 이렇게 특징 없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맛없기로
소문 난 영국 음식. 그 악명을 증명하듯, 조리법은 튀기고, 삶고 굽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맛깔스러운 양념만 먹다가 싱겁고 민숭민숭한 영국식 소스는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영국의 대표적 음식이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 – 영국인들은 감자튀김을 chips라고 한다)’라고 하길래 유명한 피시
앤 칩스 식당을 찾아갔다.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대구(생선이름) 한 마리를 튀김 옷을 묻혀 튀긴 것과 감자 튀김이 전부였다.
생선튀김을 고유음식이라 하다니. 우리나라의 김치 정도는 되어야 고유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영국 고유의 음식이 없다 보니 세계적인 유명 음식이 영국에 모두 모여 있다.
길거리에는 온통 인도음식(탄두라), 중국음식, 터키음식(케밥), 자메이카 음식점이 가득하다. 일본, 한국, 아프리카,
중동 음식점까지 자신들의 음식문화의 빈곤을 이런 식으로 채우는 것 같았다. 나 같은 이방인에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긴
하다. 각 나라의 음식 맛을 보고 싶을 땐, 영국으로 오라. 전 세계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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