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tyke 아메리카] 제3화 인형 못 줘!

 
 
 

포틀랜드는 자연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다. 하늘은 끝도 없이 드높고 푸르며 여름이라
더운 날씨이긴 하지만 습하지 않아 끈적이지도 않고. 여름에는 저녁 9시가 넘어도 푸른 하늘이 그대로 있다. 한국의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하지만 10월부터는 비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리며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된다.
여름은 좋지만 겨울은 정말 정말 싫은 곳이다.
봄까지 비만 내리다 날씨가 화창해지는 6월에 로즈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열린다. 포틀랜드
월레멧강가에서 불꽃놀이로 시작되어 다음날은 다운타운거리 퍼레이드, 그리고 얼마간의 놀이공원 설치로 그 동안 비만 내리던
이곳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대는 축제가 열리게 된다.

낮엔 아이들과 온 가족이 나들이를 하고
저녁에는 데이트 족들이 공원을 가득 채운다. 하루 입장료가 5불. 손목에 찍힌 스탬프만 있으면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놀이기구 이용은 쿠폰을 따로 사야 하지만….

서울에 있었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그런 후진 놀이공원에서 한국에서 유학 온 사람들과 함께 너무나 행복해했다. 디즈니랜드에
비하며 새발에 피요, 00랜드, 00동물원 등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동네 축제지만 놀이 문화가 적은 이곳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축제임에 분명했다.

미국사람 중에는 가끔 동양인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놀이공원에서 인형을 걸고 하는 게임이
있었다. 공으로 보드를 맞춰서 바구니에 넣으면 큰 인형을 주는 게임을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도전했다.

축제에서 하는 게임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기기가 무척 힘들다. 도전하는 사람이 바보 같다고 느껴지는 게임들….
그러나 축제 분위기에 기분이 up~ 된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도전하고 즐긴다.

미국인들이 전부 게임에
패할 때,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성공했다. 약속대로 큰 인형을 줘야 할 주인이 오히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렸다.
가운데 맞아야 하는데 모서리를 맞았다는 둥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주인남자. 이때 한 미국인이 정당하게 들어갔다며 인형을
주라고 우리 일행의 편을 들어주자 주인은 미국인에게 저리 가라고 소리까지 질러댔다.

주인은 공을 더
줄 테니 다시 던져보라고 했다. 다시 던진다고 해서 아까와 같은 행운이 또 찾아오라는 법은 없는 법. 우리는 “공도 더
원하지 않는다. 인형이나 내놔라!”며 한국인의 의지를 보여줬다.

마지못해 귀찮다는 듯이 건네준 커다란
고릴라 인형은 정말로 최악이였다. 아마도 10년은 더 끌고 다닌 듯 한 털이 숭숭 빠지고 먼지가 뽀얀 고릴라 인형. 한국의
봉제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었다.

들고 다니기에도 너무나 힘겨운 커다란 고릴라 인형을 남자 둘이서 낑낑대며 옮기는데
틴에이저로 보이는 미국남자 아이들이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 거래를 하자고 했다. (미국식 표현으로는 딜(deal)을 걸어온
것.)
15불에 팔라고 사정하는 미국 아이들에게 우린 얼씨구나 하고는 그 인형을 넘겨버렸다. 사진 남겼음 됐다면서 ㅋㅋㅋ.

미국은 마을 축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마을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색다른 즐거움과 지역 주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자리. 로즈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잠시나마 활력을 찾는 것도 유학생활의 힘든 생활을 이겨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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