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문록] 제1화 ‘북경동물원’에서 만난 중국인 여자친구 1호

 
 
중국 유학은 내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길이고, 도전이며, 모험이었다. 고2
때 만난 중국어 선생님의 영향으로 중국어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결국 유학까지 오게 되었다.
어느날 선생님께서 주스 한 병을 가지고 들어오셔서 중국어 성조 발음이 가장 좋은 학생에게 이 주스를 선물로
줄게요 라며 우리 반 친구들을 자극했고, 나는 있는 힘 다 주고 열심히 발표하여 그 주스를 가졌다. 그때부터
중국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中國)에 대해 동경하게 되었고, 때마침 부는 중국 유학 열풍에 힘입어
중국 유학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선뜻 허락해 주시지 않았고 한국 대학 진학을 원하셨다. 열심히
설득한 끝에 한달
 
 
간의 중국 방문 기회를 얻어 중국대학 진학을 본격적으로 상담하기로 하였다.
2001년, 7월 22일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내가 중국 북경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북경국제공항 세관에서의 빨간 색 오성홍기와 곳곳에 보이는 직원들의 무뚝뚝한 모습은 듣고 보아온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수속을 끝내고 공항 밖으로 나왔더니 이번엔 택시가 모두 빨간 색이었다.
그날 처음 걸어본 북경의 거리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많은 인부들이 길에 천막을 쳐 잠자리로 사용하고 있었는데,(그것이
도로공사였던 것은 정확히 한달 후 그 많던 사람과 천막이 사라지고,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나타났을 때 알
수 있었다) 그곳에서 밥도 해먹고 빨래도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북경에서 처음 관광지로 간 곳은 북경동물원 이었다.
중국어라곤 ‘니하오(안녕하세요?), 뚜어샤오치엔(얼마예요?)’ 정도 밖에 못하는 내가 룸메이트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간 것.
지금은 덜하지만 2년 전만 해도 도로도 엉망이었고, 매표소 주변은 잡상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표를 산
동물을 구경하고 있었는데,(후에 안 일이지만 그때 우리 둘은 표를 잘못 사서 엄청 비싸게 동물원을 구경했었다)
정작 중국인들은 동물이 아니라 우리를 구경하러 온 듯 한마디씩 하며 지나갔다. 물론 우리는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
그러나 그곳에서 처음으로 중국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둘이 동물원으로 가면서 집에 돌아가기 전에 중국친구
꼭 하나씩
 
 
만들자던 약속이 지켜지는 순간이었다. 동물원 안에 마련된 패스트푸드점에서 얘기를
나누던 두 명의 여학생에게 무작정 말을 걸었다. 고작 어디에서 왔다. 나이는 몇 살이다. 수준이었지만.

그리고 주소를 주고 헤어졌는데 운좋게도 다음날에 왕푸징 거리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다. 그녀들과 우리는
그 후 한달 동안 이화원, 만리장성, 천단공원 등 주요 관광지들을 맘껏 구경하러 다녔다.

북경의 여름은 정말로 피부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한여름 북경에선 선글라스와 선크림이 필수이다. 황사도 문제지만
공사중인 곳도 많아 숙소에 돌아오면 옷에 먼지가 가득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낸 후 부모님과 상의 끝에 중국
유학을 허락 받았다.

 
여기서 잠깐~!
중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hsk와 고등학교 내신, 그리고 학교나 학과에 따라 추가되는 시험을 쳐야 한다. 중국
유학에서 고등학교 내신은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내신 때문에 학교에 떨어졌다는 소리를 꽤 많이 들었을
정도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중국대학 입학 준비를 위해 다시 중국 북경을 찾았다. 겨우 6개월 사이에
곳곳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 있는가 하면 2008년 월드컵 유치로 국제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중국 유학을 작정하고 중국에 돌아온 후 한국인도 만나지 않고 숙소인 삥관(우리나라의
모텔 정도 수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함께 했다. 그때 이후로 중국인을 만나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 2002년 2월부터 어언대에서의 본격적인 어학연수가 시작되었다.
남들은 보통 1년 걸린다는 언어 연수를 20주 만에 따야 했던 절박한 현실에 그야말로 전쟁 같은 언어 연수
기간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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