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종단기]제6화 11번의 히칭끝에 우리가 알래스카로 간 까닭은?(2)

 
 
     
오로지 앵커리지에 가겠다는 것이 목표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에 이제부터 무얼 어떻게 할 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채 호스텔에서 얼른 샤워를 하고 나오니 조쉬와 앰블리가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영빈관이라는
한국 음식점에 도착해서 감동에 휩싸이기도 전에 너무나 비싼 음식값에 에라 모르겠다. 먹고 보자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음식을
먹기 시작, 며칠 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이던가! 그러나 우리의 위가 줄어든 탓인지 아까 먹은 햄버거의 영향인지 눈 앞의
진수성찬을 두고도 먹지를 못하는데 그 심정은 무엇으로도 설명이 안된다.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음식에 아쉬워하며 계산을
하려는데 우리를 저지하는 두 사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니 자기들이 초대한 것이니까 자신들이 계산하겠다고 한다.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출 수가 없는 걸 보니 샤워할 때 머리카락 빠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니깐~ 암튼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짜로 얻어먹은 믿기지 않는 날이다. 처음에는 조쉬가 앰블리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지 궁금했다. 두 사람이 남매일거라는 우리의 추측과는 다르게 알고보니 두 사람은 부부였다.
두 사람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전화번호를 집, 회사, 핸드폰 세 개나 가르쳐주면서 내일 조쉬가 쉬는 날이라며 꼭 연락을
하란다. 그 때부터 우리의 앵커리지에서의 빈대 생활은 시작이 되는데…
     
   
   
그런데 왠걸, 미국에서는 남녀가 데이트 할 때 남자가 돈을 내는 거라며 부득이 돈을
내겠다는 우리를 힘으로 가볍게 제치고 또다시 계산을 해버렸다. 맛있게 점심을 먹으면서 우리가 가져온 연어 낚시
브러셔를 요목조목 훑어 본 결과 한 군데로 낙찰을 하고 조쉬가 앵커리지를 안내해주겠다며 가고 싶은 곳을 말하란다.
앵커리지에 관해 아는 게 있어야지.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이것저것 제시하는 조쉬의 말을 경청한 결과, 두 마리의
멋진 도베르만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공원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보니 차 뒤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봐온 두 마리의 개는 개가 아니라 말이었다. 두두거리면서 정말 치이면 다칠 것 같은 속도로 뛰어 다니면서
풀(?)을 뜯어 먹기 바쁘다. 걷는 속도가 예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조쉬는 옛날에 해군이었단다.
수영을 못한다는 말에 한국에 가면 수영부터 가르쳐 주겠다며 웃는 모습이 우리가 앵커리지에 온 이유가 마치 조쉬와
앰블리라는 오랜 친구를 만나러 온 것 마냥 편하다.
    멋진 황금빛이 출렁이는 갈대 숲을 지나 바닷가에 다다르니 두 개들이 더 신났다. 진흙속에서
뒹굴며 누워있는 칠리를 보고 정말 영리하다며 진흙이 피부에 좋은지 이미 알고 있다고 했더니 우리 모두 박장 대소! 다음
장소는 앵커리지를 한눈에 보고 싶다는 우리말에 무작정 언덕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비가 온다.
     
   
     
    눈앞에 펼쳐진 앵커리지의 모습이 구름에 휩싸여 잘 분간이 가지 않지만 나름대로 멋지다. 앰블리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하고 앰블리가 다니는 오일 회사 앞에 갔는데 온 건물 유리창에 미국 성조기가 붙어 있다. 까닭을
물어보니 911테러 이후 외국계 회사들이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애국심을 표현하기 위해 온 유리창에 성조기를
붙여 논거란다. 오늘 저녁을 어디에 가서 먹을까를 잠시 고민하다가 조쉬가 어떤 레스토랑에 예약을 한다. 허허, 예약까지
해서 가야 하는 레스토랑이라면 그 가격은 눈 감고도 알만한데… 아니나 다를까 상당히 으리삐까한 레스토랑에서 결국 그릴
연어 구이와 크림 소스가 가미된 볶음밥에 신선한 샐러드, 거기다가 알래스카 생맥주까지 잘 얻어 먹고 나온 우리는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다음날 일정이 어떻게 될 지 몰라서 이제는 정말 이별이구나 생각하고 작별인사까지 나누었는데 그
다음날 도서관에서 작업(?)을 열심히 하다 또 사고를 쳐 버렸다. 내일 할 연어낚시 예약을 하고 지금 도서관이라고 전화를
거니 전화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아직 앵커리지라는 우리말에 너무나도 기뻐하며 작업이 끝나는 대로 만나자고 한다. 그런데
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리를 찾아 이미 도서관에 와 버린 조쉬와 앰블리! 두 사람을 1시간동안 기다리게 하고 또다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우리가 내고 만다는 정말 비장한 각오로 계산서를 뺏기 위해 테이블까지 엎을 뻔 했는데도
우리는 여행 중이어서 돈을 절약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또다시 계산을 해 버렸다. 생전 처음 보는 우리를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하는 두 사람 앞에서 냉정하고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로 비추어 지던 미국 사회의 인식이 무너지고 말았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
보다 더욱더 열린 마음과 따스한 정을 가지고 있는 그들, 알래스카에서 우리는 조쉬와 앰블리라는 영원한 친구를 얻었다.
   
 
    베이스 캠프 같은 산장에 들어가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점심부터 먹는데 우선 차가운 레모네이드로
입가심을 하고 그릴에 살짝 구운 크림 소스가 가미된 연어 스테이크에 구운 감자와 샐러드, 갓 만든 빵에 생 우유로 만든
버터가 일품이다. 알래스카에 와서 위가 호강하는데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자 배는 든든하게 채워졌고 이제 연어 낚시를
하러 강으로 떠나는데 같이 온 플로리다 아저씨는 5분만에 고기 하나 잡으면 온도가 5도시인 저 물 속으로 뛰어들겠다고
흥분해서 말한다 . 베이스 캠프에서 근처 강가를 봤을 때 연어들이 펄쩍 펄쩍 뛰어오르는게 잡는데 그다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강에 도착해 보니 낚시를 하는 보트들이 너무나 많다. 슬슬 걱정이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12시 반부터
시작했는데 4시반이 되도록 고기를 잡기는 커녕 뛰어오르는 놈도 보지 못했다. 연어들이 초짜를 아는지 태어나서 생전 처음
낚시를 해보는 나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그러나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 방식으로 마음을 비우고 딩가딩가 놀고 있는데 갑자기
낚시대가 묵직해 온다. 재빠르게 낚시대를 들어 올리니 이런 연어봤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바를 돌리는데 바가 돌아가지
않는다. 예현이가 옆에서 잡아주고 끙끙대며 돌리는데 브루스 아저씨가 빨리 돌리라고 소리지른다.
   
어쩌라고! 힘딸려 죽겠는데. 배 회전 하는 동안 잠시 중지하고 다시 돌리는데 너무
힘들다. 더 이상 팔에 힘이 없어서 차라리 대를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브루스 아저씨가 또 소리 지른다.
줄 끊어진다고 물 가까이에 대를 대란다. 시키는대로 하니 이런 물속으로 빠질 것 같다. 예현이한테 나 잡으라고
소리지르며 계속 돌리기 10여분, 엄청난 사투를 벌인 결과 그물로 올려지는 연어의 크기에 다들 놀라 자빠졌다.
내 가슴을 넘는 이 연어가 정녕 내가 잡은 연어란 말인가! 흥분한 아저씨가 주위 배에 Korean did it!
Shit Korean! 이라고 소리지르고. 아 정신이 없다. 고기 아가미를 붙들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무거워서
도저히 들 수가 없다. 브루스 아저씨가 50파운드는 될 것 같다고 같이 들어줘서 간신히 사진 찍고 라이센스에
king적고 나더러 은퇴하라는 아저씨의 말에 환하게 웃으면서 앉아 있는데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TV에서나
아니 브러셔 맨 앞 페이지에서나 보던 킹 연어를 그것도 엄청 큰 놈을 정녕 내가 잡았단 말인가! 안타깝게도
예현이랑 플로리다 아저씨는 연어를 잡지 못했다. 물가에 나와 연어 무게를 재보는데 45파운드, 21kg정도
된단다. 내 연어 크기에 주변 사람들도 다 놀라고 플로리다 아저씨가 다들 손에 든 크기가 가소롭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비록 예현이가 연어를 잡지 못해서 너무 안타까웠지만 4박 5일이 걸려 알래스카에 온 목적 성취를 너무나도
화끈하고 대박나게 터트렸다. 크크 내가 잡은 연어는 분명 눈 먼 연어가 틀림없다.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너무나 고마운 제안이기에 너무 좋아하니까 조쉬와 앰블리도 계획을 세우며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드디어 드날리에 가기로 한 날, 시계를 잘못 본 탓에 약속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전화를 걸었더니
벌써 조쉬는 우리의 아침까지 챙겨서 호스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얼른 짐을 챙겨서 나오니 안타깝게도 앰블리가 회사일로
못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은화가 잡은 연어를 선물로 건네주며 연어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조쉬는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며
즉석에서 오늘 저녁메뉴를 연어와 맥주로 정한다. 마켓에 들려서 요리에 쓰일 재료와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사고 출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고 떠들며 드날리로 가는 6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내일 탈 셔틀 버스 예약까지 끝내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는데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근처 기념품가게를 둘러보는데 역시 이런 곳에 관심이 없는 우리는
모든 기념품가게를 다 돌아보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읽었는지 아님 앵커리지 근교의 공원에서 너무나도 씩씩했던 우리의 모습이
생각났는지 조쉬가 강가로 하이킹을 가자고 제안한다. 로키에서 많은 하이킹을 한 터라 껌이지 라며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과자까지 챙겨들고 따라나서는데 우리와는 달리 조쉬는 옷도 갈아입고 신발까지 바꿔 신는다. 앞장선 조쉬와 뒤따라가는 우리,
그런데 이건 수풀을 헤쳐가며 아슬아슬한 돌들을 건너 뛰고 절벽을 기어올라야 하는 길이 아닌 당황스러운 길이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높은 고도에 날씨까지 흐려 추워서 덜덜 떨었는데 지금은 땀을 뻘뻘 흘리며 헥헥 거리면서 쉬지 않고 쫓아가는데도 사이가
벌어진다. ‘역시 군인이었어!’을 수백번 연발하며 쫓아가기 바빴던 1시간의 하이킹, 마지막에 오른 기찻길에서 우리가 지나온
강가를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 기념품가게를 구경 다니거나 차 안에 틀어박혀있는 것보다 이런 극기훈련이 더 재미있으니 정녕
우리가 요조숙녀란 말이던가! 하이킹을 마치고 캠핑할 장소를 찾아 나서는데 비포장도로에 차들이 다니지 않으니까 조쉬가 은화
보고 운전을 해보라고 한다. 은화는 ‘No~No~’ 하면서도 즐거워하며 운전을 하는데 처음 해보는 운전에 비포장도로를
60km나 되는 속력으로 밟아서 차가 요동을 치는 게 나중에 카레이서로 전직해도 될 것 같다. 드디어 캠핑 장소 채택!
물가여야 하고 땔감 구하기가 쉬우면서 평평한 곳이여야 한다는 모든 조건이 딱 맞는 곳이 나타나니 오늘 우리의 무대가 될
이 장소에 모두 흡족해한다. 무대는 마련되어졌고 소품으로 쓰일 땔감을 찾아야 하는데… 주위로 차를 몰고 나가니 폐공장
같은 집 벽체에 넉넉하게 땔감들이 마련되어있다. 벽체를 뜯어내고 다시 산 위로 차를 몰고 가서 소나무를 통째로 뽑아 트럭
뒤에 한 가득 쌓으니 족히 1주일 동안은 캠핑을 해도 문제 없을 듯 싶다.
     
이런 완벽한 준비에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던 먹구름도 피해간다. 쉬는 모닥불에 연어를
굽고 우리는 조쉬의 총을 건네 받아 사격놀이(?)를 하는데 은화는 처음 해보는 사격에 멀리 둔 깡통을 한번에
적중을 하자 운전도 잘하고 사격도 잘한다며 자기는 못하는 것이 없다고 장난을 치니까 조쉬는 자기는 잘 생기고
불도 잘 지피고 맥가이버 같다고 맞받아친다.
    조 사실 차 안에 5개나 되는 총이 여기저기에 쑤셔 넣어져 있다는 것에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것도 갖가지 종류로 다 구비되어져 있는데 총알이 어른 엄지손가락보다도 더 큰 가장 멋진 놈이 포착되어지는 순간, 슬그머니
호기심 발동~ 괜히 한번 총을 들었다 놓았다하니 조쉬가 한번 쏴보라며 시범을 보여주는데 겁없이 덤빈 대가는 머리에 썼던
귀마개는 날라가고 그와 함께 덩달아 나자빠질 뻔했다는 것이다.
     
   
     
    어느새 연어는 다 익고 덮여져 있던 호일을 벗겨내니 분홍빛 살코기에 고소한 버터냄새, 사르르
녹는 맛까지 진짜 어느 레스토랑 연어 요리보다도 맛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알래스카 흑맥주와 병풍처럼 드리워진 멋진 드날리의
풍경, 진솔하고 재미있는 대화에 우리는 12시가 되도록 해가 안지는 이 곳에서 별이 총총 보일 때까지 모닥불을 지폈다.
다음날의 야생동물이 보일 때마다 크게 stop을 외쳐야 하는 드날리의 셔틀버스도 재미있었지만 그보다는 조쉬와 함께한 캠핑이
우리에게 더욱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이다. 앵커리지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가 호스텔 예약이 안 되어있는 상황이라니까
조쉬는 방이 없으면 근처에서 캠핑 하루 더하자며 농담을 건넨다. 우리에게 앵커리지를 너무나 좋아하도록 만든 조쉬와 앰블리,
우리가 내일 앵커리지를 떠나는 게 너무 아쉽다는 조쉬와 내년에 꼭 한국으로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우리, 우리가 조쉬와
앰블리에게서 받은 것들은 그 무엇도 아닌 마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우리의 약간은 풍족했던 알래스카 여행은 채워진
마음과 따스한 정, 그리고 영원한 두 친구를 우리에게 주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고 같이 즐거워할 수 있는 친구가 두 명 더 생겼다는
것에 밥 한끼 든든히 챙겨 먹은 것 보다 더 배가 부르다. 18시간의 버스와 28시간의 버스를 타고 다시 캐나다로
돌아오면서 알래스카와 아쉬운 작별을 했지만 그래도 우리의 여행의 계속된다! 이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대도시!!
캐나다와 미국의 알아 주는 도시에서 한번 마음껏 놀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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