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tyke 아메리카] 제1화 대학 기숙사-기숙사에서 점호라니? 내 뜻대로 산다구요!

 
 
 
비자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모든 준비를 해야 했다. 한국에서 영어 회화를 배우던 선생님의
도움으로 미국 학교에 기숙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학교측에서는 “기숙사의 종류가 매우 많아 직접 보고 본인이 결정해야 합니다”라는
대답을 할 뿐이었다. 결국 숙소도 정하지 못한 채 비행기를 타야 했다.
이렇게 되자 나의 영어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동생은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미국 ‘포틀랜드’를 검색, ‘소망교회’를
찾아 도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동생의 글을 확인한 미국 포틀랜드 ‘소망교회’ 전도사께서 PSU(Portland
State University) 학생들에서 급히 연락을 하셨고, 007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소란이 일어났다. 인터넷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우리 언니는 키가 170cm, 눈이 동그랗고 짧은 퍼머머리에 분홍색 T-shirts, 하늘색 반바지를 입고 있어요.”

밤 9시에 도착한 포틀랜드 공항에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 무리의 한인 학생들을 만났다. 그렇게 밴을 타고 도착한
곳은 학교 근처의 ‘티파니’라는 스튜디오(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원룸)형 기숙사로, 한국에서 유학 온 여대생 둘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하룻밤을 보낸 나는 다음날부터 묵을 장소를 찾아 다녔다.
 
 
기숙사를 알아보면서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미국의 기숙사 시설에 꽤나 놀랐다. 우리 대학
기숙사는 한 가지 뿐인데, 미국은 전혀 다르다. 이 곳 PSU(Portland State University)만 하더라도
15개가 넘는 Housing을 보유하고 있다.
Housing이란 Sleeper(잠만 자는 곳, 부엌도 없고 더러는 화장실도 없다.), Studio(흔히 말하는 한국에서의
원룸), One bedroom(방 하나, 거실, 부엌, 화장실), Two bedroom(방 두 개, 거실, 부엌, 화장실)을
학생들에게 학교측에서 임대해 주는 개념이다.
아니, 이렇게 다양할 수가? 그러나 세상에 모든 것이 좋은 것만 있을 수는 없는 법! 학교 기숙사라면서 주변 시세에 비해
그리 싸지 않다. 한국의 대학 기숙사라면 뭐니뭐니해도 역시 저렴한 방세 아니겠는가?
학교에서 자가용으로 10분 정도만 달려가도 훨씬 좋은 집을 같은 가격으로 임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굳이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이유를 들라면 역시 교통문제. 점심식사를 집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밥값 절약도 이유라면 이유다. 그런 저런 보이지
않는 장점 덕분에 그다지 싼 가격이 아닌데도 기숙사 자리는 쉽게 나오질 않는다.
 
 
나 역시 동분서주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티파니의 일층의 방을 구할 수 있었다. 티파니에는
가구가 전혀 없어서 중고 물건을 사야 했다. 고맙게도 처음 도움을 준 학생들이 가구도 구해주고 많이 도와주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여기저기 민폐를 끼친 점이 미안할 따름이다.
기숙사에 대한 놀라움은 이뿐이 아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그 자유로움에 또 한번 놀랐다. 점호라는 개념은 아예 있지도
않으며, 어찌나 자유스러운지 맞은편 방의 오보에를 전공하는 음대 여학생은 거의 매일 마리화나에 절어 사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앞 방에 살고 있는 나만 가끔 겁을 먹을 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어릴 때부터 막연히 유학 갈 거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나의 미국 유학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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