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국토대장정 나와 우리를 찾아가는 여정2

 

 
 
여섯번째 행진. 무척이나 걱정되는 날이다. 행진거리가 무려 46.3Km나 된다니..

내심 자신이 없어진다. 잘 할 수 있을까. 오늘도 무사완주 할 수 있을까.
낮게 구름 낀 하늘. 뭔가가 모르게 불안하다. 느낌이 좋지가 않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 어떻게든 견디어보려 물집과 싸우며 걷고 있는데 이게 웬걸. 소나기가 쏟아진다.
준비하지 못하고 있었던 비에 적지 않게 당황한 터라, 온몸에 힘은 더욱 빠진다. 중식지까지 남은 시간 1시간여…
급히 판초우의를 꺼내 입고, 억수같은 비에 발걸음을 옮긴다.
광양 –> 하동. 드디어 경상도 입성이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탄성. 한 도를 넘어서 경상도로 넘어왔고, 섬진강을 끼고 돌아가는 코스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끔 한다. 섬진강의 촉촉함에, 그리고 이만큼 걸어왔다는 스스로의 위안으로, 우리는 몹시도 길었던 행진거리와
억수같은 비를 참아낼 수 있었다. 11시 경이 다 되어 도착한 숙영지. 하동의 한 폐교. 전기불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힘겨웠던 하루의 여정을 풀며 그대로 잠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악물고 걷다 마침내 도착한
숙영지에서 그대로 탈진해버린 승연이를 보며, 모두들 눈물 흘릴수 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가 쓰러질 만큼 너무나
힘들었었기에. 그리고 오늘 하루도 잘 견뎌왔기에.. 어제의 지독한 행진 덕에 모두들 지쳐버렸다.
   
  덕분에 기상시간은 8시, 출발시간 10시. 모처럼만의 늦잠이다.. 약 8시간이라는 황금같은 시간을 모조리 잠에 투자하고
나니, 몸은 무척이나 가뿐하고, 기분도 좋다.

출발 1시간여 만에 들어선 화개장터. ‘구경한번 와보세요, 없는게 없답니다, 화개장터~’ 그 유명한 화개장터를 들르긴
처음이다. 1시간여의 자유시간. 무거운 베낭을 풀고 서둘러 장터 구경에 나섰다. 첫눈에 들어온 팥빙수 한 그릇을 사먹고
나서.. 실은, 행진 중에 팥빙수를 먹으리라고는 예상도 못했었다. 그렇기에 너무나 단순하지만,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에
이제까지의 일주일 더위는 싹 물러가는 듯 했다. 장터를 벗어나 지리산 입구까지가 오늘의 행진코스이다. 촉촉히 내리는 단비에
매우 흡족해하며 지리산 입구로 향했다.

도착하니 반가운 손님이 기다리고 있다. 3기 수련언니. 4기 응원차, 그리고 동생 진형이의 응원 차 부산에서 올라온 것이다.
시원한 수박과 음료수, 통닭 등을 잔뜩 사들고.. 작년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 모두는 촉촉히 내리는 단비아래 지리산 계곡물에
온몸을 적셨다.

 
깨끗한 계곡물을 본 지가 언제였던가. 물 만난 고기마냥 지리산의 푸르름
속에서 마냥 행복해했던 하루였다.
 
           
지리산 등반일.
태풍이 밀려오고 호우주의보가 내린다는 우려 속에, 침착하게 지리산 준비를 마쳤다. 환자전원파악, 비상차량 대기, 이동차량
대기. 100명 전원의 짐을 싣고 차량 이동, 그리고 정상에서 먹을 주먹밥 만들고, 아침 든든하게 먹고, 전원 식염소금
복용. 날씨가 조금 흐리긴 했지만 그리 문제될 것 같진 않았다.

드디어 지리산으로 향하여~
무척이나 기대하고 또한 걱정했던 행진이라 모두의 약간 상기된 표정은 숨길 수가 없었다. 1시간여 푸르디 푸른 지리산 산속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적잖이 당황했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빗줄기에.. 하지만 괜찮다며, 다시 한번 발에 힘을 주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지리산 산세 속에서의 깨끗한 기운을 느끼며, 약간 힘들게 지리산 정상에 도착. 그
때의 기분은 우리 모두가 같았으리라.

  낙오자 한 명 없이 모두 함께 정상에 선 그 느낌이란.. 지리산의
장관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마음껏 사진 찍고, 정성스레 준비한 점심을 먹으며 산과 하나가 되었다.정상에서 바라본 세상.. 온갖
푸르름 속에 안개 자욱한 절경. 문득, 스쳐가는 새의 날개 짓에 그리움이 묻어나왔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님의 그리움..
      한번 변화시켜 보겠다고, 몹시도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고 싶어 선택한 대장정. 그 각오 속에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건, 가족과 친구들,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쉽사리 볼 수 없는 지리산의 절경을
뒤로한 체, 아쉽게 숙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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