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대학원2 “공강도 없고, ‘사랑’으로 물건 사는 별천지죠”


온돌방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는 일반 학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환경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아까 살펴본 대로 교실은 전통적인 온돌방이며, 그 위에서 학생들은 나름대로 자유로운 자세로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모두 온돌 바닥에 쓰러져 버리거나 서로 어깨를 주물러 주고 몸을 풀어주는 등 마치 격렬한 운동을 마친 것 같았다.

서로 어깨를 주물러 주며 간단한 몸풀기를 하고 계시던 한 ‘물’님께 몇 가지를 여쭤보았다.
“오늘 몇 시부터 수업 시작이었어요?” “아침 9시요.”
“중간에 공강은 없나요?” “점심 먹는 시간 말고는 없어요.”
“어제는 몇 시에 끝났어요?”, “12시요.”
“낮 12시요?” “아니오, 밤 12시요.”
정말 엄청난 학습량이다.


놀라운 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쉬는 시간의 막간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다시 모여 앉은 학생들은 녹색대학의 축제가 열리는 다음 주 수업을 휴강할 지 그냥 진행할 지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것이었다.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원 내부의 문제는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으로서 풀어가는 자세! ‘새로운 대학 문화’의 모습을 본 듯하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 우리의 ‘사랑’으로 살 수 있다면,
열심히 일하고 급료를 받을 때 ‘사랑’을 받게 된다면…
세상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인가!

녹색대학 내의 경제 활동에서는 그 매개체로서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다. 바로 녹색화폐(지역화폐)인 ‘사랑’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역화폐운동으로 시작된 녹색화폐는 현재 녹색대학 내의 모든 곳에서 통용되고 있다. 녹색대학의 등록금의 25%를 녹색화폐로 납부할 수 있고, 녹색대학에서 일하는 ‘샘’님들과 ‘여울’님들은 급료의 25%를 녹색화폐로 받게 된다. 그리고 녹색대학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매점인 ‘녹색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에도 녹색화폐를 사용한다. 더불어 녹색 구멍가게는 녹색화폐교환소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녹색화폐 ‘사랑’은 천사랑, 오천사랑, 만사랑의 세 종류가 있으며 한국조폐공사에서 정식으로 제작한 화폐이다. 이러한 녹색대학의 지역화폐운동은 지금 시작 단계이지만, 녹색대학과 대학원의 공동체화폐로서 그리고 생명과 자연 존중의 상징화폐로서 기능을 가지게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녹색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곳

(함양) 녹색대학
녹색대학 내에서는 어디에서든 통용됩니다. 대학 내 찻집, 식당, 녹색가게, 유기농산물 매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 인사동 / 성남 시천주
녹색대학을 후원하는 가게인 ‘시천주’에서 밥, 술, 차를 드실 때 그리고 유기농산물 등을 사실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타) 그린네트워크와 녹색화폐를 같이 쓰기로 동의한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녹색대학의 ‘생명과 자연 존중’의 녹색을 향한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린네트워크’ 구상 아래 그 구체적 계획들이 착착 진행되어 가는 중이다.
녹색대학과 대학원도 그 ‘그린네트워크’의 일환이며, 이 밖에도 야생화사업단, 녹색대학 생태마을­청미래 마을, 녹색문화기금, 녹색화폐, 환경분쟁중재연구소, 찻집 ‘시천주’ 등이 설립되어 활동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그린네트워크는 이런 일들을 통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깨끗하고 생태적인, 살맛 나고 옴살스런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으며, 특히 녹색대학과 대학원은 메마른 세상을 적시는 생명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글_오강민 / 8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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