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마지막행진 통일전망대를 향하여,……

 

 
   
 
드디어 올 것 같지 않았던 마지막 행진이다.

믿기지는 않지만 한달간의 긴 여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는 시원섭섭한 맘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는 이른 새벽. 늘상 하던 모든
일들이 아쉽다. 졸린 눈 비비며 침낭 개기, 저 멀리 계곡물까지 가서 아침 쌀 씻어오기, 배낭 정리하기, 텐트 걷기..
너무 많이 지치고 힘들 때 정말 귀찮고 짜증나던 일이었는데..

이 모든 일들이 이제서야 아쉽다.
오늘도 무더위는 여전하다.
비장한 각오로 출발.
다시 한번 배낭을 다부지게 메어 본다.
     
 
한걸음 한걸음 더욱 의미있게 밟아본다.
지나온 한 달. 마음껏 울고, 마음껏 땀방울 흘리며, 마음껏 즐거워 할 수 있었던 우리의 여정.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했었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통일 전망대에 다다랐다.
매표소에서 입장 허가를 받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딘 곳. 민통선 앞에서 다시 간단한 허가를 받고 입장. 걸어서는 들어갈
수 없는 그 곳에, 우리의 취지를 설명드리고 미리 허락을 받아놓은 터였다. 민간인 통제 구역. 사뭇 엄숙해지는 기분.
‘통일’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생각해본다.
 
 
대체 왜 이렇게 갈리워야만 하는지. 왜 이렇게 살벌하게 철망으로 가리워져야만 하는지..
이런저런 생각이 끝도없이 이어지면서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선배기수들. 한눈에 들어오는 건 ‘국토지기 완주를 축하드립니다’라는 플랜카드.
순간 와락 눈물이 났다.
그간의 일들이 한꺼번에 눈물이 되어버린 듯..

해냈다. 해냈다. 무던히 참고 참으며 마침내 해 낸 것이다.

모두가 한바탕 눈물을 쏟은 다음에야 해단식을 할 수가 있었다.
국토지기 구호 크게 한번 외치고, 기장의 마침글 낭독을 하고, 한명한명의 목에 걸린 자랑스럽고 빛나는 완주 메달.
세상 그 무엇을 준대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요 자랑스러움이었다.

함께 했기에 해낼수 있었던 우리.
낙오자 없이 93명 전원이 완주했다.
갑자기 떠오른 얼굴. 할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되돌아가야만 했던 정근이가 생각났다.
‘비록 여기서 헤어져야하지만, 그래도 저는 자랑스러운 국토지기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헤어져야했던 정근이..
하지만 정근이의 몫까지 우린 해내었고, 마음만은 영원히 함께였다.

사람을 얻었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나를 알고 세상을 알고자 했던 여정. ‘젊은 땀방울과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모토로 힘차게 나아갔던 우리의 발걸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에 감사합니다.

 
   
     
   
  「드디어 우리의 종착지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지독히도 많이 걸었고, 지독히도 많은 땀방울을 흘렸으며, 지독히도 많이 울고 웃었습니다.

모진 더위 견디며,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참으로 억척스럽게도 걸었습니다.

이번 대장정을 통해 우리 모두는 가슴 속에 빛나는 황금 열매 하나씩을 지니고 돌아갈 것입니다.
힘들여 흘린 땀방울의 소중한 황금 열매.
이는 빛바래지 않고 썩지 않으며, 결코 가볍지 않은 무한 가능성의 결실입니다.
무엇을 하던 참고 견딜수 있음을 배웠으며, 사람과 함께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에 감사했으며, 넓게 드리워진 나무 그늘에 참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우리는 소박해졌으며 또한 당당함과 자부심을 가슴속에 지니게 되었습니다.

오랜도록 기억하십시오.

 
 
2002년 뜨거웠던 태양 아래에서의 건강하고 푸르렀던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그러한 젊음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큰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으며
보다 더 크고 푸른 세상 속으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우리는 이 땅의 건강한 청년입니다.
우리는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토.지.기.입니다.」

 
 
  통일 전망대에서의 해단식을 끝으로 대장정의 행사는 마무리되었고, 마지막 행사인 뒷풀이만이 남았다. 뒷풀이는 단순히
술마시고 노는 자리만이 아니라, 한달간의 행사를 마무리 짓는 자리로써 서로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각자의 느낌들을 공유하며,
사소한 하나하나 텐트 정리서부터 물건 정리까지 정말 한달간의 여정을 깔끔하게 마무리짓자는 데 그 의미가 있었다.
통일 전망대에서 출발해 경기도로 가는 길.
미리 연락해놓은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너무나도 친절한 운전기사 아저씨의 배려로 마음껏 쉬고 자고 놀수 있었다.
주말이라 교통체증이 심했다.
강원도부터 경기도까지 12시간. 거북이 걸음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답답해하며, 한달만에 처음 타 보는 차에 어색해하며
처음 몇시간은 적응할 수가 없었다. 차 속, 각자 무슨 생각이 그리 많았는지,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한참동안을 자다가
첫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부터는 우리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온다. 아저씨가 켜준 노래방 기계. 마이크를 잡고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가며 멋스럽게 노래를 불러본다.
힘들게 차를 타고 이동한 대성리 민박촌. 새벽 2시 무렵에야 도착.
또 반가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다. 3기들.. 마지막까지 든든한 후원을 아끼지 않은 선배기수들. 누구보다 우리의 마음을
잘 알기에 그렇게 편하고 고마울수가 없다.

오랜시간 차에 시달려 피곤에 지칠대로 지쳤지만, 이렇게 아쉬운 밤엔 쉽게 잠들수가 없다.

미리 준비해놓은 술자리. 지글지글 고기를 굽고,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만든다.

깊은 새벽, 잔잔한 어둠이 묻어오는 새벽, 아직도 다 풀지못한 아쉬움에 술잔을 기울여본다. 어떻게 헤어질 수가 있을까?
한달동안 잠시라도 떨어진 적이 없었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헤어진다면 얼마나 섭섭할까.
모두가 함께였기에 단 한시라도 외로운 적이 없었는데.. 가족만큼이나 따뜻했던 사람들. 많이 많이 보고싶을꺼같다. 밤을
꼬박 새버린 우리의 술자리. 그렇게 아쉬운 밤을 보냈고 다음날은 마음껏 잠을 잤다. 정오가 지나 일어난 우리, 이제
짐정리에 들어가 내년 5기에게 물려줄 텐트 씻고, 없는게 없었던 우리의 노란 조박스 정리하고 난 뒤 이어진 롤링페이퍼.
수줍게 편지를 건네는 이들도 있고, 노트를 꺼내 한마디씩 적는 이, 그리고 조끼와 티셔츠 등 기념할만한 물건에 한마디씩
적는 등, 모두들 바빴다.

‘보고싶을꺼야, 정말 수고했어, 이 소중한 인연 오랜도록 이어나가자’ 한 자 한 자 쓰인 말들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있다.

대장정을 마치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해봤었다.
억지로 생각해봐도 나오지 않던 답이, 행진이 진행되면 될 수록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었다.
‘세상 어디를 가도 내 자리가 있을것만 같고, 무엇을 하던지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것만 같다.
그리고 사람 사이에 경계가 없어지고 편견이나 선입견, 고집 같은 것들도 없어지게 되었다. 정말 세상을 알고 나를 알고
사람을 알게 된 것. 거기서 나오는 당당함. 자신감. 자부심. 이것들을 바탕으로 더 큰 세상에 한발한발 나아가리라’.

다음날 아침, 2박 3일간의 뒷풀이를 마치고 헤어졌다.
‘마지막’이라는 말 대신에, ‘새로운 출발, 다시 시작’이라는 말을 남기고 각자의 집으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또다시 한바탕 눈물을 쏟아야했던 우리..
한달동안 행복했었습니다. 감사했었습니다. 보고싶을겁니다.

 
     
   
     
  행진팀장 남장석 ; 2002年 여름. 살아온 23년 시간동안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고, 27박 28일이라는 기간이 길면서도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이 기간동안 자신을 뒤돌아 볼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해 아쉽고, 4기 국토지기 사람들 만나서 행복했고,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이런 기회가 많았음 좋겠다. 그리고 사람과의
긴 인연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

행진팀 모태규 ; 저 넓은 바다의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한 척의 고기잡이처럼,
우리 국토지기는 앞으로 앞으로 무한히 헤쳐나갈 것입니다.

행진팀 김병렬 ; 일단 모든 지기님들이 무사히 완주해 주셔서 행진팀으로써 감사드립니다.
행진팀이라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많은 격려와 칭찬 감사드립니다.

행진팀 김기주 ; 완주라? 아직 완주가 뭔지 모르겠다. 아직도 갈증난다.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하는데, 그 무언가가 지금 필요하다. 젊음이란 갈증이 아니더냐. 무언가를 갈구하는 갈증..

 
 
행진팀 유승훈 ; 행진… ??!! 힘들 것을 각오하고, 욕 얻어
먹을거 각오하고, 하지만 지기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은 우리 행진팀. 그 누가 뭐라해도 난 자신있게 말한다.
난 자랑스런 행진팀임을.. 항상 어두운곳에서 지기들을 보살핀 행진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자!!

행진팀 음정은 ; 나에게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2002년 여름이
될거 같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많은 일들을 그들과 함께하고.. 우리나라를 걷는 것 말고도 나에게 큰 의미를 준 대장정이다. 다시
그 기회가 올수 없기에 더 아쉽고 애틋하다. 우리 국토지기. 파이팅!!

4기 기장 한승호 : 행남 땅끝마을에서 국토대장정을 시작했을 때가 많이
생각나네요. 과연 할수 있을까, 94명의 인원이 국토 종주를 할 수 있을까. 기대보다는 걱정이 컷기에 통일 전망대에 도착했을
땐 누구보다 눈물을 흘리고 싶었고 환호성도 크게 지르고 싶었습니다. 국토지기 4기.. 94명의 국토지기 대원들. 그 얼굴
하나하나 결코 잊을 수 없으며 우리가 지나온 지역, 그리고 사람들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저희는 국토지기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합니다!

 
 
총무 박영화 ;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그 길이 많이 아쉽네요. 94명 하나하나 떠올리며 매일 찬거리를 사러 다니던 기억, 걸은 날보다는 뒤에서 일을 하는 날이
더 많아서 때로는 많이 속상했었는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모두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그 기억만으로도..

총무 김수화 ; 통일전망대에서의 그 감동은 평생토록 잊을수가 없을겁니다.
마침내 해냈다는 감동과, 이제는 아쉽게 대장정을 마쳐야한다는 허전함과, 그리고 더 올라가고 싶어도 더 걷고 싶어도 너무
견고하고 단단히 막혀있는 철창 앞에서 발걸음을 그쳐야하는 안타까움.. 만감이 교차하던 그 순간의 기억을 이 빛나는 메달로
영원토록 기억하겠습니다. 젊기에 가능했던 이 모든 일, 평생 살아가는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기획팀장 이형철 ;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내 마음 속에 묻은 추억.
아쉬움이 많이 남고, 그 아쉬움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했다.

운전팀장 정연종 ; 27박 28일. 너무 짧다는 생각을 행진하기 전부터
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집부라는 것으로써 국토지기에 더욱 애착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드립니다.
국토지기 파이팅~!

시설팀장 박동식 ; 아직도 잘 모르겠다. 행진이 끝났다는
것이.. 지금 뒤돌아보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것 투성이다. 처음 해남 땅끝마을에서 시작한 것이 어제 같은데..
그래도 행진 도중에 흘렸던 수많은 땀방울, 그리고 여러지기들의 위로의 말들. 영원히 이 뜨겁고 힘들고 즐거웠던
우리의 여름을 잊지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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